[컬럼] 강화도 갯벌, 왜 세계자연유산이 되어야 하는가?

- 세계적 생태의 보고임에도 그 가치를 모르고 단지 보는 자연환경 정도로만 여겨... - 세계자연유산으로 충분한 가치를 지녀, 강력히 등재 추진해서 세계적인 명소로 만들어야...

2026-05-26     조연행 기자

 

[ 조연행 / 컬럼 ] 강화도의 미래를 이야기할 때 우리는 흔히 교통 인프라, 관광산업, 경제 활성화를 말한다. 그러나 정작 강화도가 가진 가장 위대한 자산은 너무 가까이 있어 그 가치를 잊고 있는지도 모른다. 바로 ‘강화도 갯벌’이다. 이제 강화도 갯벌을 단순한 지역 자연환경이 아니라 인류 공동의 자산으로 격상시켜야 할 때다. 그 첫걸음이 바로 세계자연유산 등재 추진이다.

강화도 갯벌은 세계적으로도 희소한 서해안 조수간만의 차 속에서 형성된 생태 보고(寶庫)다. 수많은 저서생물과 철새의 중간기착지 역할을 하며 생태계 먹이사슬을 유지하는 핵심 공간이다. 특히 강화 남단과 동검도, 장화리, 여차리 일대 갯벌은 생물다양성과 자연경관 측면에서 매우 높은 가치를 지닌다. 이는 단순히 ‘진흙 땅’이 아니라 지구 생태계의 생명 창고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엇보다 강화 갯벌은 이미 세계유산 등재 가능성을 갖춘 서남해 갯벌 체계와 연결성을 가진다. 우리나라 갯벌은 2021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었지만, 강화도 갯벌은 당시 포함되지 못했다. 그러나 수도권과 접한 대규모 갯벌이라는 점, 철새 이동경로(EAAF)의 핵심 거점이라는 점, 역사·문화유산과 결합된 독특한 경관을 가진다는 점에서 추가 등재의 충분한 명분이 있다. 강화는 단순한 자연유산이 아니라 역사와 생태가 공존하는 특별한 공간이다.

강화도는 한반도의 관문이었다. 수많은 외세의 침략을 막아낸 돈대와 해안 방어 유적이 남아 있고, 고려와 조선의 역사가 살아 숨 쉰다. 그런데 그 역사를 품고 있는 바탕이 바로 갯벌이다. 강화 갯벌은 수천 년 동안 사람과 자연이 공존해온 삶의 터전이며, 어업과 염전, 생태문화가 이어진 살아있는 문화경관이다. 자연과 인간의 공존이라는 유네스코 정신에도 부합한다.

세계4대

경제적 효과 역시 결코 작지 않다. 세계자연유산 등재는 단순한 명예가 아니다. 브랜드 가치 상승, 생태관광 확대, 국제적 인지도 향상, 환경보전 예산 확보 등 막대한 파급효과를 가져온다. 특히 강화도는 인천광역시에 속해 있으나, 인천 본토와는 바다로, 육상으로는 김포에 가로막혀 심리적·지리적으로 멀게 느껴지는 한계를 안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자연유산이라는 국제 브랜드는 강화를 세계 속 관광 목적지로 도약시키는 강력한 동력이 될 수 있다.

강화의 미래 경쟁력은 결국 ‘강화만의 것’에서 나온다. 대도시와 경쟁해 공장이나 대형 쇼핑몰을 유치하는 데 한계가 있다면, 강화만이 가진 자연과 역사라는 차별화된 자산을 세계 수준으로 키워야 한다. 갯벌은 한 번 훼손되면 복원이 거의 불가능하다. 지금 보전하지 않으면 영원히 잃을 수도 있다.

이제는 행동할 때다. 지방정부, 시민사회, 환경단체, 주민이 함께 힘을 모아 강화 갯벌의 학술조사와 국제 네트워크 구축, 국가 차원의 추가 등재 추진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나아가 강화돈대의 세계문화유산 추진과 연계해 ‘자연과 역사유산이 공존하는 국제 섬’이라는 비전을 세워야 한다.

강화도의 미래는 교통 인프라 확보가 관건이지만, 그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강화가 이미 가진 세계적 자산을 제대로 평가받는 일이다. 강화 갯벌은 지역의 것이 아니라 인류의 유산이다. 후손에게 무엇을 남길 것인가. 그 답은 지금 우리 앞의 갯벌 속에 있다.

* 조연행 컬럼이스트 kicf21@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