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타바이러스, 세계를 긴장 시키는 또 다른 팬데믹?

남미 크루즈선 집단 감염으로 주목 설치류 통한 감염과 제한적 사람 간 전파 가능성에 세계 보건 당국 긴장

2026-05-12     김요찬 소비자기자

[소비라이프 / 김요찬 소비자기자]

최근 전 세계 보건당국이 한타바이러스(Hantavirus) 집단 감염 사례를 주시하면서 사람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특히 남대서양을 항해하던 크루즈선에서 여러 명의 감염 의심자와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새로운 팬데믹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와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이 코로나19와 같은 대규모 세계적 유행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하고 있다.

한타바이러스

한타바이러스는 주로 쥐와 같은 설치류가 옮기는 바이러스이다. 감염된 설치류의 침, 소변, 배설물 등이 공기 중으로 퍼졌을 때 사람이 이를 흡입하면 감염될 수 있다. 오래 방치된 창고나 농장, 숲속 오두막 등을 청소할 때 발생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타바이러스는 지역마다 다른 형태로 나타난다. 아시아와 유럽에서는 주로 신장에 영향을 주는 출혈열 형태가 많고, 북남미에서는 폐와 호흡기에 심각한 손상을 주는 ‘한타바이러스 폐증후군(HPS)’이 대표적이다. 특히 미주 지역의 일부 한타바이러스는 치명률이 최대 50%에 이를 정도로 위험할 수 있다.

한타바이러스라는 이름은 한국의 한탄강(Hantan River)에서 유래했다. 1970년대 한국전쟁 지역 인근에서 발생한 출혈열 연구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처음 확인되었고, 이후 “한탄 바이러스”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후 세계 여러 지역에서 비슷한 계열 바이러스들이 발견되었다.

이번에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이유는 남미 계열인 ‘안데스형 한타바이러스(Andes virus)’ 때문이다. 대부분의 한타바이러스는 사람 간 전파가 거의 없지만, 안데스형은 매우 드물게 가까운 접촉을 통해 사람 간 전염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가족 간 간호나 장시간 밀접 접촉 상황에서 제한적인 전파 사례가 보고되었다고 설명한다.

현재 문제가 된 집단 감염은 네덜란드 국적 탐험 크루즈선 ‘MV Hondius’에서 발생했다. 이 선박은 2026년 4월 아르헨티나 우수아이아에서 출발해 남극과 남대서양 여러 섬 지역을 여행했다. 이후 승객들 사이에서 고열, 설사, 폐렴, 호흡곤란 증상이 나타났고 일부는 급격히 악화됐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현재까지 여러 명의 확진 및 의심 사례가 보고 되었고 최소 3명이 사망했다. 일부 환자는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미국과 유럽, 아프리카 여러 국가가 접촉자 추적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 CDC (질병통제예방센터(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역시 여러 주에서 승객들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CDC는 이번 상황에 대해 ‘Level 3’ 대응 체계를 가동했다. 이는 공중보건 대응 인력과 자원을 집중적으로 투입하는 단계이지만, 당국은 여전히 일반 대중에 대한 위험도는 낮다고 평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이 특히 긴장하는 이유는 감염 경로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부 승객은 크루즈 탑승 전 남미 지역을 여행했으며, 일부는 야생동물과 접촉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바이러스 잠복기가 최대 6주까지 이어질 수 있어 앞으로 추가 사례가 발견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하지만 WHO는 이번 사태가 코로나19처럼 공기를 통해 빠르게 퍼지는 형태는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다. 현재까지 확인된 전파는 제한적이며, 장시간 밀접 접촉 상황에서만 드물게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과도한 공포보다는 정확한 정보와 기본적인 위생 관리가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보건당국은 설치류가 많은 장소를 청소할 때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하고, 환기가 되지 않은 공간에서는 먼지가 날리지 않도록 물이나 소독제를 먼저 뿌릴 것을 권고하고 있다. 또한 발열과 호흡기 증상이 나타날 경우 최근 여행 이력과 야생 설치류 노출 여부를 의료진에게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