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기닌, 충치 유발 ‘산성 환경’ 낮춘다…덴마크 연구진 임상 결과 발표

침 속 아미노산 아르기닌이 치아 생물막의 산성화를 억제해 충치 위험을 낮춘다는 임상 연구 결과

2026-01-18     김요찬 소비자기자

[소비라이프 / 김요찬 소비자기자]

입안의 세균이 음식 속 당을 분해하며 만들어내는 산은 치아를 부식시켜 충치를 유발한다. 이들 세균은 ‘치아 생물막’이라는 플라그 형태의 집단을 이루며 서식한다. 최근 침 속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아미노산 아르기닌이 이러한 생물막의 산성화를 억제해 충치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덴마크 오르후스대학 치의학 연구팀(유미 C. 델 레이 박사·세바스티안 슐라퍼 교수)은 이러한 효과를 실제 사람의 구강에서 확인하기 위해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그 결과를 국제학술지 International Journal of Oral Science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활동성 충치를 가진 12명을 모집해 양쪽 턱에서 생물막을 그대로 채취할 수 있는 특수 의치를 제작했다. 참가자들은 의치를 5분간 설탕 용액에 담근 뒤, 한쪽은 증류수(위약), 다른 쪽은 아르기닌 용액에 30분간 담그도록 했다. 이 과정은 하루 세 차례, 4일간 반복됐다.

슐라퍼 교수는 “아르기닌이 생물막의 산성도, 세균 구성, 탄수화물 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분석 결과, 아르기닌 처리된 생물막은 설탕 섭취 후 10분과 35분 시점에서 pH가 유의미하게 높아(즉, 산성이 덜해져) 산성화에 대한 보호 효과가 나타났다. 연구팀은 pH 민감성 염료 ‘C‑SNARF‑4’를 활용해 생물막 내부의 산성도를 정밀 측정했다.

또한 형광 표지 렉틴을 이용해 생물막을 구성하는 주요 탄수화물인 푸코스와 갈락토스를 분석한 결과, 아르기닌 처리군에서 푸코스 기반 탄수화물이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이는 생물막 내부의 ‘산성 포켓’ 형성을 줄여 해로움을 낮출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갈락토스는 생물막의 아래층에서 감소하고 위층에서 증가하는 등 구조적 변화도 관찰됐다.

미생물 구성 분석에서도 의미 있는 변화가 확인됐다. 16S rRNA 유전자 분석 결과, 전체적으로는 스트렙토코커스와 베이오넬라가 우세했지만, 아르기닌 처리군에서는 산을 많이 만들지만 알칼리 생성 능력은 낮은 mitis/oralis 계열 스트렙토코커스가 감소했다. 반면 아르기닌 대사 능력이 높은 스트렙토코커스는 소폭 증가해 pH 개선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아르기닌이 생물막의 산성도를 낮추고, 탄수화물 구조를 변화시키며, 미생물 생태계를 재편해 결과적으로 생물막을 덜 해롭게 만든다”고 결론지었다.

충치는 전 세계 모든 연령층에서 흔한 질환이다. 연구진은 아르기닌이 체내에서 자연적으로 생성되고 식단에서도 쉽게 섭취되는 안전한 물질인 만큼, 치약·가글 등 구강 관리 제품에 아르기닌을 활용하는 전략이 충치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