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 바뀌면 공기도 바뀐다 – 중국 쿤산에서 본 미래
요즘 하늘이 맑아진 이유, 진짜 어디서 시작됐을까
[소비라이프 / 이강민 인턴기자] 요즘 유독 하늘이 맑아졌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출근길에 미세먼지 경보 대신 '좋음'이라는 문구가 자주 뜨고, 봄철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던 뿌연 먼지도 예년 같지 않다. 단순히 날씨 덕일까, 아니면 우리 주변 어딘가에서 무언가가 바뀌고 있는 걸까?
최근 주목받는 도시가 있다. 중국 장쑤성의 ‘쿤산’이다. 공업 도시로만 알려졌던 이곳이 지금은 중국 생태도시 정책의 대표 사례로 떠오르고 있다. 쿤산은 도시 구조부터 생활 방식까지 완전히 달라졌다. 핵심은, 도시가 스스로 숨 쉬는 법을 배우고 있다는 것이다.
먼저 눈에 띄는 건 '스펀지 도시' 개념이다. 빗물을 밀어내지 않고 땅으로 스며들게 하는 도시 설계 덕분에 침수 위험도 줄고 도시 열섬현상도 완화되고 있다. 도로와 보도는 물을 먹는 자갈과 식물로 덮여 있고, 그 빗물은 다시 정화되어 수자원으로 재활용된다. 도시 전체가 하나의 큰 생명체처럼 물을 순환시키는 구조다.
여기에 '저탄소 도시' 전략도 결합됐다. 쿤산의 도로엔 전기차와 수소버스가 다니고, 건물 지붕은 태양광 패널로 덮여 있다. 도시 곳곳에는 에너지 자급 시스템이 숨어 있어 대기 오염을 최소화한다. 눈에 띄지는 않지만, 도시의 숨결을 바꾸는 ‘보이지 않는 손’들이다.
놀라운 건, 이런 변화가 우리나라의 하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2024년 서울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관측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고, 미세먼지 ‘좋음’ 일수는 212일에 달했다. 국내의 배출 규제와 계절관리제도 영향을 미쳤지만, 중국의 대기질 개선 역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쿤산 같은 도시가 늘어난 덕분에 국외 유입 미세먼지가 줄어든 것이다.
물론 쿤산의 낮아진 초미세먼지 농도가 한반도 우리 하늘에 직접적 영향을 미쳤는지 관측된 결과가 나온 것은 아니다. 다만 중국의 초미세먼지 발생지가 줄어든 영향 만은 분명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도시가 바뀌면 공기도 바뀐다. 그리고 공기가 바뀌면, 사람들의 삶이 바뀐다.
쿤산은 보여준다. 효율만을 좇던 도시도, 사람과 자연이 함께 숨 쉬는 공간으로 진화할 수 있다는 것을.
당신이 사는 도시, 지금 숨 쉬기 편한가?
미래는 거창한 기술이 아니라, 도시의 태도에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