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먹은 '그' 치킨, 하늘을 날고 있다?”
치킨 튀긴 기름, 진짜 비행기를 띄운다 바이오 항공유로 재활용
[소비라이프 환경 칼럼 / 이강민 인턴기자]
한국은 세계에서 치킨을 가장 사랑하는 나라다. 주말 저녁이면 가족과 함께 치킨을 먹고, 친구들을 만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메뉴 역시 치킨이다. 배달 앱엔 수십 개의 브랜드가 넘쳐나고, 거리엔 치킨 간판이 발에 채일 정도로 많다. 이제는 치킨이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한국인의 문화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이렇게 많이 튀겨지는 치킨의 '기름'은 어디로 갈까? 치킨 한 마리를 튀기기 위해선 꽤 많은 양의 식용유가 쓰인다. 이 기름은 보통 몇 번 쓰이고 나면 폐기된다. 예전엔 하수구에 버려져 환경오염의 주범이 되기도 했지만, 요즘은 이 기름이 놀라운 방식으로 ‘환생’하고 있다. 바로 하늘을 나는 연료, ‘바이오 항공유’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믿기 힘들겠지만, 이건 진짜다. 폐식용유를 정제하면 비행기에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친환경 연료가 된다. Sustainable Aviation Fuel, 줄여서 SAF라고 부르는 이 바이오 항공유는 기존 항공유와 섞어 사용이 가능하며, 탄소 배출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이 기술은 이미 현실 속에서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네덜란드의 KLM 항공, 영국의 브리티시 에어웨이, 그리고 우리나라 대한항공까지. 이들 항공사는 일부 노선에서 실제로 바이오 항공유를 사용하고 있다. 주말 저녁 우리가 먹고 남긴 그 치킨 기름이, 어쩌면 지금도 어딘가의 하늘을 날고 있는 셈이다.
과거엔 그저 쓰레기로 여겨졌던 기름이 이제는 미래 에너지의 핵심이 되고 있다. 폐식용유가 하늘을 나는 비행기의 연료가 되는 세상. 참 유쾌하지 않은가? 치킨 기름뿐만 아니라 커피 찌꺼기, 동물성 지방, 음식물 쓰레기 등 다양한 유기성 폐기물도 바이오 연료의 원료가 될 수 있다. 우리가 매일 무심코 버리는 것들이, 알고 보면 엄청난 가능성을 가진 재활용 자원인 것이다.
전 세계 항공 산업은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이루겠다는 목표를 내걸고 있다. 하지만 비행기는 전기차처럼 간단히 바꿀 수 없다. 그래서 바이오 항공유는 탄소 배출을 줄이면서도 기존 엔진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물론 아직은 가격이 비싸고, 공급도 제한적이다. 하지만 우리가 폐식용유를 제대로 모으기 시작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기름 한 방울, 두 방울이 모여 더 많은 항공기가 친환경 연료로 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생각해보자. 오늘 우리가 먹은 치킨, 내일은 누군가 여행을 떠나게 하는 연료가 될 수 있다.
하늘을 나는 기름이라니, 치킨이 준 또 다른 기쁨이다.
이제는 치킨을 먹고 남은 기름도, 버리기 전에 잠깐 생각해 보자.
“이 기름, 혹시 다음 비행기 연료가 되는 거 아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