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잠자리가 위험할 수 있다니? 영아 수면용품 절반 이상 '질식 위험'
바닥면이 경사진 수면용품은 수면 중 질식 우려 있어 조사대상 중 절반 이상이 미국 등에서 수면용 판매 금지 제품
[소비라이프 / 이민주 인턴기자] 한국소비자원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시중에서 판매 중인 영아 수면용품 중 절반 이상이 질식 사고를 일으킬 우려가 있는 수준으로 나타나 영아돌연사증후군(SIDS)의 예방을 위해 안전 기준 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5년간(2018~2022년) 한국에서 영아돌연사증후군(SIDS)으로 사망한 영어는 275명에 달한다. 이는 연간 출생아 1,000명당 0.2명에 해당하는 수치다. 미국과 호주 등은 안전하지 않은 수면 환경을 영아돌연사증후군의 원인 중 하나로 보고 침대, 요람, 쿠션 등 영아 수면용품에 대한 안전기준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영아 수면용으로 광고·판매하는 30개 제품을 조사한 결과, 17개(56.7%) 제품이 수면용으로 사용할 경우 질식 사고를 일으킬 우려가 있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바닥면이 경사진 수면용품이 문제가 된다. 성장과 발달이 미숙한 영아의 경우 경사진 수면용품에서 잠들면 상대적으로 덜 발달한 목 근육과 좁은 기도 때문에 다른 연령층에 비해 질식 사고 우려가 높다.
조사 대상 30개 제품 중 17개의 제품이 미국이나 호주에서 수면용으로 판매할 수 있는 기준을 초과하는 각도를 가지고 있었다. 미국과 호주에서는 영아 수면용품의 등받이 각도를 10도 이하로 규제하고 있으며, 이를 초과하는 제품은 수면용으로 판매할 수 없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이러한 제품이 “침대”, “꿀잠”, “숙면” 등 수면용 또는 수면을 연상시키는 표현과 아기의 잠자는 이미지 등을 활용하여 수면용 제품임을 광고하고 있었다.
또한, 영아돌연사증후군 예방을 위한 주의 경고 표시도 미흡했다. 조사 대상 제품 중 중 24개(80.0%) 제품이 질식 위험 등 주의·경고 표시를 하지 않았다. 미국과 호주에서는 영아 수면용품에 대해 영아돌연사증후군 관련 주의·경고 표시를 의무화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여전히 이러한 경고 표시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나 영아돌연사증후군 예방을 위한 사업자의 인식이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소비자원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모든 조사 대상 사업자에게 질식 위험 등 영아돌연사증후군 관련 주의·경고를 표시하고, 등받이(표면) 각도가 10도 초과한 제품은 수면을 연상시키는 광고 내용의 삭제와 수면용이 아니라는 주의 사항을 표시하도록 권고했다.
아울러 소비자에게는 영아의 안전한 수면과 영아돌연사증후군 예방을 위해 ▲영아의 등을 대고 똑바로 눕혀 재울 것, ▲단단하고 평평한 표면에서 재울 것, ▲수면 공간에는 매트리스에 꼭 맞는 시트를 제외하고 아무것도 두지 말 것 등을 당부했다.
국가기술표준원은 영유아의 안전 확보를 위해 안전관리 방안 마련을 위한 연구개발 과제를 진행 중이며 올해 하반기까지 영아 수면용품에 대한 안전기준 개정안을 마련하고, 업계 및 소비자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 수렴을 거쳐 안전기준을 개정할 계획임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