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테무 앞에서 한국소비자, 작아지는 이유

C(China) 이커머스(전자상거래)직구가 한국 소비자 가스라이팅 K(Korea) 이커머스 경쟁력 약화일로

2024-05-20     김현식

[소비라이프/ 김현식기자]

중국 이커머스(전자상거래)직구가 한국 소비자를 사로잡고 있다.  마동석, 탕웨이 배우가 ‘중국 제품 이제 괜찮아요!’ 제안하는 CF(영상광고)가 심리적 경계심을 허물고 있다.  한국 소비자들을 가스라이팅(심리적 지배)하는 수준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은 자발적으로 ‘알리깡, 테무깡’처럼 ‘싼값에 득템했다’고 자랑하는 영상과 글을 올리고 있다.

결과는 무섭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는 한국 이커머스시장 이용자 수에서 4월 기준으로 1위 쿠팡에 이어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C-이커머스의 공습에 K-이커머스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한국 생활필수품을 만드는 자영업자들이 무너진다는 탄식이 난무하고 있다.

소비라이프는 알리와 테무가 ‘싼값 팔기’ 이외에 어떤 강점으로 한국 소비자에게 꾸준히 선택받고 있는지 살펴본다. ‘프탈레이트 가소제’라는 발암물질이 발견된 중국 직구제품 검사 결과 같은 문제점 지적에도 구매열기가 유지될지 유의했다. 실제 사례와 함께 쟁점별 점검 내용이다.  [편집자]

 

현상1) 중국 이커머스 직구증가는 싼값, 빨라진 배송, 한국브랜드 입점 등 이유가 있다

한 패션 인플루언서는 중국 직구 사이트를 가격-배송-언박싱(포장 개봉) 품질확인 등 나름의 평가기준으로 중국 쇼핑이 합리적인 추천이유를 밝히고 있다. (패션뷰티인플루언서 안나B 네이버 블로그) https://blog.naver.com/suyako/223380241604

2018년부터 6년간 알리익스프레스를 사용한 경험을 적었다. 생산업체들이 입점해 소비자와 직거래하면서 인건비, 수수료가 없어서 저럼한 득템이 된다고 평가했다. 구매후기로 붙은 댓글을 근거로 가성비도 좋고 품질도 쓸만하다는 내용이 많아서 신뢰할만하다는 인상평을 올리고 있다. K-Venue는 CJ제일제당과 삼양식품, 동원F&B 등 한국 브랜드가 공식셀러로 입점해서 한국소비자들에게 편의성을 준다고 보았다. 배송도 3개 이상 사면 무료이면서 배송기간도 3일로 줄어서 편리하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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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구 상품이 상식을 벗어날 정도로 싼값이어서 “이렇게 싸면 질이 좀 나빠도 어때”하는 생각으로 구매하는 소비자가 많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실제로 같은 제품을 비교한 경험이 생기면 중국 이커머스에서 구입하자고 생각이 바뀔 정도로 가격 차이가 크다. 아래 표에서 ‘야채 다지기’는 쿠팡이 알리익스프레스보다 292%가 비싸다.(최종가격 기준) 같은 제품 가격이 3배 차이를 넘어 5배 이상(11번가 14,720원) 차이가 나면 싼값 제품선택이 당연하다. 생활용품과 위생용품, 소형 가전제품, 의류와 패션용품 등 중저가 상품들에서 이런 가격차이가 대부분이란 점에서 중국 이커머스의 시장 진입은 1회성이 아니고 계속될 것이라고 평가 받는다.

 

C-이커머스와

 

현상2) 알리깡, 테무깡에 품질도 괜찮으면 소비자들은 C-이커머스 충성도까지 늘 것이다

한국 소비자들이 알리와 테무 등 중국 직구 구매가 늘수록 한국 업체들에게 피해가 커질 것이라는 점을 모르지 않는다. 고물가, 고금리가 길어질수록 소비와 상품선택에서 싼값과 소비만족이 과잉 기준이 되고 있을 뿐이다.

알리깡과 테무깡은 득템했다고 자랑하는 자발적 소비행위다. 한국 이커머스에게 주는 소비자들의 경고 메시지이기도 하다. K-이커머스가 싼값 경쟁이 되지 않으면 다른 경쟁 요소를 키우라는 요구이기도 하다. 가격 차이를 줄이면서 제품 품질을 높이고, 환경안전성을 챙기는 가치소비의 대상이 되기를 기대한다. 중국 직구들의 싼값 공세에 국내 자영업자들이 고전하다가 폐업하게 되면 시장경제가 흔들릴 것이라는 감성적 문제제기는 설득력이 없는 상황이다.

중국 이커머스업체들의 싼값 공세는 물론 물량 폭탄 수준이다. 2023년 중국발 직구 금액은 23억5900만달러(약 3조1800억원)로 전년보다 58.5% 증가했다. 물품 건수도 8881만5000건으로 1년 새 70.3% 급증했다.(관세청) 중국 이커머스가 파는 저가 가전·생활용품들은 국내 영세업체들에게 직접 타격을 주는 물품들이다. 국내업체들이 가격 경쟁이 안된다는 것이다.

중국 이커머스가 초저가로 승부한다면 다른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중국 이커머스 상품들에는 세금(관세와 부가세)이 붙지 않으면서 환경안전기준 판정도 받지 않기 때문에 초저가 판매가 가능하다. 과거 중국제품들이 환경유해성에 저품질로 자주 문제를 일으켰는데 초저가 제품이라면 원가절감이 어려워 환경안정성을 잘 챙겼을지 당연히 의문점이 생긴다.

서울시가 지난 3월 중국 이커머스 ‘알리 익스프레스’에서 판매 중인 생활 밀접 제품 31개에 대한 안전성을 조사한 결과, 8개 어린이 제품 등에서 허용 기준치를 크게 초과하는 유해물질이 검출됐다. 검사 결과 부적합 판정을 받은 제품은 ① 어린이용 물놀이튜브 ② 보행기 ③ 목재 자석낚시 장난감 ④ 치발기(사탕모양) ⑤ 치발기(바나나모양) ⑥ 캐릭터연필 ⑦ 지우개연필 ⑧ 어린이용 가죽가방 등 총 8개로, 모두 어린이 용품이다.

어린이용 가죽가방에서는 플라스틱 가공용인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4종(DEHP, DBP, DINP, DIBP)이 검출되었고, 합계가 기준치의 55.6배로 나왔다.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는 불임 유발 등 생식 독성이 있으며, 그 중 DEHP(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는 국제암연구소가 지정한 인체발암가능물질(2B등급)이다.

어린이용 물놀이 제품(튜브)에서는 기준치 33배 이상의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검출됐다. 제품 두께도 국내 기준(0.25mm)보다 얇아(0.19mm) 위험도가 높았다. 연필 2개(DEHP 33배~35배)와 목재 자석낚시 장난감(DBP 2.2배)에서도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검출됐다.

영〮유아의 입이나 피부에 직접 닿는 완구도 내구성 같은 물리적 결함이 많았다. 치아가 나기 시작하는 유아가 입에 물고 사용하는 치발기(2종) 검사 결과는 디자인과 형태가 기도를 막을 가능성이 높았고, 작은 힘에도 쉽게 부서져 질식 위험도 있었다. 보행기는 제품 틈에 베임이나 낌 가능성과 낙상 위험도 보였다.

중국직구제품의

대응과 대책1) 정부의 대응책은 사후 규제 수준이지만 안전과 환경보호에서 필요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6일 해외 전자상거래 사업자에게도 국내 대리인 지정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한마디로 ‘알리도 국내에 사무실과 대리인을 두고 소비자 보호 의무를 이행해야 하며, 이를 어기면 과태료 부과 등 제재를 가하겠다’는 것이다.

중국직구 규제는 두 가지가 핵심이다. 관세 회피를 못하도록 규제하는 방안과 안전기준을 지키도록 저품질 제품 유통을 규제하는 방안이다.

면세제도 악용에 대해서는 미국의 대응을 참고할만 하다. 미국에서 2023년에 나온 법안은 중국 이커머스를 관세법상 ‘최소 기준 면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이다.(얼 블루머나워 민주당 하원의원) 미국 관세는 800달러 미만 국제 우편물에는 부과하지 않는데, 쉬인·테무와 같은 중국 이커머스가 이런 허점을 노려 미국에 물류센터를 설치하지 않고 중국에서 직접 배송하여 관세를 회피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의회와 별도로 미국 정부는 중국 이커머스에 ‘위구르 강제노동 방지법’을 적용해 제품 수입을 금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위구르 강제노동 금지법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1년 12월 23일 서명한 뒤 2022년 6월 21일부터 시행중이다. 이 법은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생산되거나 이 법에 의해 식별된 특정단체가 생산한 모든 제품을 강제노동에 의해 생산된 것으로 추정하고 이들 제품의 미국 내 수입을 금지한다는 게 골자다. 실제로 스케쳐스라는 미국의 신발업체는 신장에서 생산한 신발을 미국 세관에 압류 당했다. 압류 이유는 스케쳐스의 협력기업인 둥관오아시스제화가 위구르족을 강제 노동에 동원한 기업이라는 의심 때문이었다. 둥관오아시스제화는 2013년부터 신장 출신 위구르족 1000여 명을 고용해 신발을 생산하고 있다.

유럽은 중국 유통 저품질 제품을 즉시 규제하는 조사에 나서고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2023년 8월부터 시행된 온라인 플랫폼 규제 ‘디지털서비스법(DSA)’에 따라 지난 3월 14일 알리에 대한 공식 조사에 나섰다. 이커머스업체인 알리가 가짜 의약품, 건강 보조식품 등 소비자 건강을 위협하는 제품판매 금지 약관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고 불법·유해 제품 유통을 내버려두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응과 대책2)  알리 입점 한국브랜드 늘지만 성장세는 꺽였다.

국내 주요 식품 업체들이 알리에 입점한 것은 파격적인 수수료 혜택 때문이다. 알리는 현재 K-베뉴의 한국 판매자를 공개 모집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국 판매자 모두에게 3월 말까지 입점하면 수수료와 판매수수료를 면제해 주겠다는 파격 혜택까지 내걸었다. 일반적으로 제조업체는 이커머스 오픈마켓에 입점하게 되면 매출의 10~20% 정도의 수수료를 부담한다. 수수료를 내지 않을 경우 제조사가 챙기는 수익이 늘어나기 때문에 입점을 꺼릴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현재 독보적 지위를 가진 쿠팡 등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이 과도한 수수료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은 상황에서 알리익스프레스의 제로 수수료는 매력적인 제안이다.

중국 초저가 이커머스인 알리익스프레스·테무의 성장세가 꺾이고 있다. 자신들의 플랫폼에서 판매하는 상품에 발암물질이 검출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후유증으로 보인다. 5월 3일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4월 알리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668만 명을 기록했다. 지난 3월 694만 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감소세로 돌아섰다. 사용자 수 점유율도 전월 대비 하락했다. 알리의 3월 쇼핑 애플리케이션(앱) 사용자 점유율은 18.26%에서 4월에는 17.58%로 줄었다.

테무의 무서운 성장세도 꺾였다. 지난 2월 테무의 월간 사용자 수는 459만 명으로 첫 출시인 전년 8월 대비 1261% 크게 증가했다. 이후에도 지난 3월 전월 대비 46.31%까지 증가했지만 지난 4월에는 9.13% 증가하는 데 그쳤다.

공정위는 최근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대상 불공정 약관 직권 조사에 착수했다. 공정위는 알리·테무의 이용 약관 중 소비자의 개인정보를 과도하게 수집·활용하는 것을 허용하는 불공정 약관이 있는지를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1위 사업자인 쿠팡은 지난달 13일부터 신규 회원 월회비를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올렸지만 이용자가 늘었다. 중국 이커머스 견제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 소비자들의 선택) 해외직구 금지는 노답! 안전과 환경을 챙기는 소비가 좋다.

이제 소비자 선택의 시간이다. 중국 이커머스들은 중국 내수시장 침체로 중국 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남는 상품들을 판매할 시장이 필요했다. 미국, 캐나다, 멕시코 쪽은 이미 진출했고, 다음 테스트베드로 아시아에서 큰 시장인 한국에 집중한 것이다. 2024년 상반기까지는 최저가 전략과 배송시간 개선, 반품 활성화 등으로 한국시장 정착에 성공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변수가 많다. 해외직구 면세한도가 낮아 질 것으로 보인다. 짝퉁, 개인정보 유출, 쪼개기 구매 논란 등으로 관세업무 부담을 덜어내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다. 관세청, 서울시 등이 5월 초순에 일제히 발표한 80여 품목의 해외직구 제품들에게서 유해성분인 발암물질에 가습기 살균제까지 검출되었다는 충격적 조사결과가 나왔다. 향후 중국 이커머스 해외직구에서 유해성 검출 제품들은 어떤 형식으로든 규제를 받을 것이다.

정부는 대처방안에서 성급하고 부실했다. '13세 이하 어린이가 사용하는 유모차와 장난감 등 어린이용품 34개 품목, 미인증 제품을 쓰면 화재·감전 우려가 있는 전기온수매트 등 전기·생활용품 34개 품목은 KC 인증이 없는 경우 해외 직구가 원천금지된다고 5월15일 선언했다. 그것도 인천공항본부세관에서 한덕수 국무총리가 주재한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해외 직구 급증에 따른 소비자 안전 강화 및 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을 통해 발표했다.

국민들의 거대한 비난과 항의를 받고 4일만에 정부는 스스로 발표를 뒤집었다. 이전에도 정부는 합동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상세히 설명하지 못해 국민에게 혼선을 드려 대단히 죄송하다"고 사과하면서 "해외직구는 물리적으로 법적으로 막을 수가 없다" 고 당연한 상식을 언급하면서 "그런 안을 검토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인 2023년 총 1억3000만건의 해외직구를 해온 한국 소비자들에게 선택권을 제한한다는 것은 비현실적 탁상행정으로 비난받은 결과다. 국가인증통합마크인 KC를 받지 않으면 해외직구를 금지하겠다는 조치도 중국을 비롯한 다른나라가 자국 인증마크를 받지 않은 모든 한국제품이 직구금지를 당하게 되는 역풍을 받게 된다.

유해성분 검출을 분석한 제품 상세 분석 리스트를 일원화된 조사결과 플랫폼에서 정보를 상시 제공하여 소비자들에게 자율적인 소비 선택권을 주는 것이 현실적 방안이다. 

이 모든 상황을 한국 소비자들은 예의주시하며 정보와 흐름을 챙겨보고 있다. 가치소비, 안전소비, 환경기준 중시소비가 기준이 되면 초저가에 쏠렸던 한국소비자의 쏠림 현상은 곧 바로 잡힐 것이다. 중국제품들이 저가 공세로 초기에 한국소비자들을 모았던 마케팅 전력은 재정비되어야 한다. 한국 소비자들은 가격 공세로 계속 묶어둘 소비자들이 아니다. 해외직구 제품 유해성 정보 확인과 피해구제는 아래 기관 홈페이지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다.

#1. 품목, 판매처, 검출된 유해물질 등의 정보가 포함된 안전성 조사 결과는 서울시 홈페이지에서 상시 공개.

#2. 안전성 조사 결과 확인은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 홈페이지(http://ecc.seoul.go.kr) 참고.

#3. 해외 온라인 플랫폼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나 불만사항은 서울시 전자상거래센터 핫라인(☎ 2133-4896) 또는 120 다산콜로 전화 상담이나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 홈페이지로 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