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여름 제철 ‘갈치’ 이야기 

2022-07-15     소비라이프뉴스

길쭉하고 번쩍거리는 외형으로 갈치는 주로 ‘칼’과 관련된 이름으로 불린다. 지역별로 깔치, 칼치, 흑갈치(부산), 먹갈치(목포), 은갈치(제주), 풀치(치어) 등으로 불리는 갈치는 7월부터 11월까지가 제철이다. 

갈치는 수온이 20도 이상일 때 먹이활동이 활발한 아열대성 어류로 겨울에 제주도를 비롯해 동중국해에서 활동하며 월동한 후 수온이 오르는 봄이 되면 북상해 가을에는 한반도와 남해, 서해에 진출한다. 따뜻한 곳을 좋아하는 어류라 수온이 올라갈수록 개체수가 증가하는 게 맞지만 갈치가 되기 전 치어(풀치) 상태에서 무분별한 남획으로 개체 수가 많이 줄면서 가격도 덩달아 상승 중이다.  

살아있는 갈치를 보기란 쉽지 않은데 심해어인데다 조직이 말랑하고, 또 오랜 시간 높은 수압에 적응돼 수압이 낮은 물 밖으로 나오는 순간 달라진 기압에 적응하지 못하고 바로 죽기 때문이다. 

은갈치-먹갈치 결국 같은 종류라며?  
시장에 가면 투명하고 은빛으로 반짝거리는 은갈치와 몸에 상처가 난 다소 어두운 색의 먹갈치가 있는데 이 두 갈치는 다른 종류 같지만 동일한 종류다. 종은 같지만 잡는 방식, 수심, 먹잇감에 따라 이런 차이가 생긴다. 

잡는 방법도 다른데 은갈치는 주낙(긴 줄에 일정한 가격으로 낚시를 달아 바다에 투망 후 몇 시간 후에 다음날 걷어올려 고기를 잡는 어법)과 채낚기(한 가닥의 낚싯줄에 여러 개의 낚시를 수직 방향으로 달아 채어낚는 어업방식)를 이용해 잡는다. 낚시바늘로 한 마리씩 잡아 올리기 때문에 몸에 상처가 거의 없고 반짝이는 은빛이 살아있다. 

한편 먹갈치는 바다 깊은 데서 자망으로 대량으로 조업한다. 여러 마리를 동시에 잡아 그 과정에서 서로 쓸리고 치여 표면에 상처가 나거나 비늘이 벗겨진다. 또 그물에 쓸리지 않더라도 서해 깊은 수심에서 잡히는 갈치는 원래 표면이 다소 검다.  

다시 말해 우리가 은갈치로 부르는 것은 제주, 통영, 남해 등 얕은 수심에서 주낙을 이용해 잡는 갈치를 말하고, 먹갈치라고 부르는 것은 목포, 부산 등 깊은 수심에서 그물을 이용해 잡은 갈치를 말한다. 

서식지와 먹잇감, 잡는 방법에 따른 차이로 얕은 수심에서 잡은 은갈치는 부드러운 식감이 특징이고 깊은 수심에서 잡은 먹갈치는 식감이 조금 더 단단하고 고소한 맛이 특징이다. 한편 부산에서는 잡히는 검은 갈치를 별도로 ‘흑갈치’라고 부르기로 하는데 흑갈치 역시 수온, 해류, 먹잇감에 따라 일반 갈치보다 빛깔이 조금 어두울 뿐 결국 같은 종이다.

국내산-수입산 구분은 어떻게? 
은갈치든 먹갈치든 국내산이면 좋으련만 시중 음식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갈치는 수입산이 많다. 또 시장이나 수산코너에서 판매하는 토막난 갈치도 먹갈치로 표기돼 있지만 외국산일 가능성이 높다. 

세네갈, 파키스칸, 필리핀, 인도양 및 아프리카 해역 등에서 남방갈치가 수입되는데 남방갈치는 국내산 갈치와 전혀 다른 종이며 외형뿐 아니라 유통거리, 보관 기간 등의 문제로 국산 갈치에 비해 신선도가 떨어진다. 국내산 갈치와 가장 큰 차이는 눈 색으로 국내산 갈치는 눈이 투명하지만, 남방갈치는 노란색을 띈다.  

한편 갈치는 단백질 함량이 높고 지방이 적당량 들어 있어 대표적인 고단백 저지방 식품으로 꼽힌다. 어린이 성장발육을 촉진하는 리진, 페닐알라닌, 메티오닌 등 필수아미노산과 라이신의 함량이 높아 성장기 어린이의 발육에 도움이 되는 식품이다. 채소와 같이 섞어 조리하면 궁합이 잘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