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평가] 생활의 달인이 만든 영국 가정식 ‘차만다’

우리나라에서 접하기 어려운 영국 고유의 메뉴 영국 미슐랭 식당 마커스(Marcus) 출신

2021-06-07     최예진 소비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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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라이프/최예진 소비자기자] 보통 영국 음식은 한국인의 입맛엔 맞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하기 쉽다. 하지만 이 곳, ‘차만다’에서 체감한 영국 음식은 그런 편견을 단숨에 깨뜨린다. 

빅토리아의 아침을 연상케 하는 차만다에서 영국 미슐랭 마커스(MARCUS) 출신의 이승환 쉐프의 음식을 맛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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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메뉴는 쇠고기 등심을 토마토소스에 익혀내어 감자, 모짜렐라로 감싸 위에 샤워크림이 올라간 영국전통 음식 '셰퍼드 파이(Sheperd's pie)'이다. 얇은 감자채 때문인지 비주얼은 한국의 감자전이 연상되나, 시큼한 샤워크림이 느끼함을 잡아주는 동시에 촉촉한 식감을 선사한다.  파이 밑에는 장조림 느낌의 소고기가 깔려 있고 진한 크림소스와 어우러져 매우 부드럽다. 원래 영국의 셰퍼드 파이는 양고기로 만들어지는 파이지만 이 곳에서는 특별히 소고기를 사용해 보편적으로 즐길 수 있는 메뉴로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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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메뉴는 소 안심을 프로슈토에 감싸서 오븐에 구워낸 요리인 ‘비프웰링턴(Beef wellington)’이다. 비프 웰링턴은 소고기에 푸아그라(foie gras)와 버섯 페이스트를 바르고 페이스트리 반죽을 입혀 구운 영국 요리이다. 오븐에 함께 구워진 송이버섯과 브로콜리는 시어링 된거 같은 바삭함과 부드러움이 촉촉한 안심부위와 잘 어울렸다. 다만 토마토는 익혀 나오지 않고 냉장고에서 방금 꺼낸 것과 같은 생생한 식감이 느껴져 전체적인 밸런스를 깨는 듯한 느낌이 들어 아쉬웠다. 재료 간의 온도 차이가 균일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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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메뉴는 로즈 베이스 소스의 스파게티 ‘에그인더헬(Egg in the hell)’이다. 매콤한 할라피뇨가 들어간 토마토 소스와 간돼지고기, 베이컨을 볶아 넣은 스파게티다. 짭잘한 프랑크 소시지와 수란, 바케트로 구성돼 양이 상당하다. 토마토 소스 특유의 새콤함이 느껴져 익숙한 듯 그렇지 않은 듯한 인상을 준다. 반숙 계란이 매운 맛을 어느 정도 잡아주고, 바게트 위에 올려 마치 샌드위치 처럼 한 입에 넣으면 안성 맞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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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는 달콤한 하우스 와인으로 해주면 완성이다. 메뉴 하나 하나에 쉐프의 정성이 뭍어나 먹는 내내 감탄을 자아낼 수 밖에 없었다. 음식도 음식이지만 레스토랑 바깥에 서울숲 풍경이 매우 아름다운 곳 ‘차만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