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응의 LOVE LETTER] 홀연한 깨달음

각종 모임에 반성이나 회한의 말들이 자주 등장 참다운 의미의 삶을 생각하며 마음을 돌이켜 독하게 다 잡아야 할 때

2021-05-12     김정응 『김정응 퍼스널 브랜딩 연구소』 대표/작가

[소비라이프/김정응 퍼스널브랜딩연구소 대표] “뭔가 잘못 살아온 것 같아” “빈 가슴을 채울 길이 없습니다.”

유행가 가사가 아닙니다. 언제부터인가 각종 모임에 이처럼 반성이나 회한의 말들이 자주 등장하더군요. 참석자들의 평균 나이가 60을 훌쩍 넘어섰으니 이런 넋두리가 자연스럽다는 의견도 있으나 제겐 퍽 신경이 거슬렸습니다. 어느 날 좌장 격인 선배가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런 걸 회심이라고 하는 거야. 잘 활용하면 새 출발의 기운을 얻지만 극복하지 못하면 우울의 늪으로 빠진다.”
    
심리학이나 정신분석학의 근처에도 못 가본 선배의 말이었지만 묘하게 끌리는 바가 있어서 자료를 뒤적여 보았습니다. 

‘회심(回心)’  
1. 마음을 돌이켜 먹음.
2. (기독교) 과거의 생활을 뉘우쳐 고치고 신앙에 눈을 뜸.
3. (불교) 나쁜 데 빠져 있다가 착하고 바른길로 돌아온 마음. 

아마도 선배는 회심의 타이밍을 이야기한 것 같습니다. 참다운 의미의 삶을 생각하며 마음을 돌이켜 독하게 다 잡아야 할 때라고 말입니다. 

사실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진 회심의 주인공은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입니다. 세상 부러울 것이 없었고 원하면 모든 것을 다 얻을 수 있었던 그가 55세에 접어들면서 허무의 나락으로 빠져들었습니다. 세상에 기여하거나 보탬이 되지 않는다는 깨달음이 찾아왔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그는 회심이라는 지푸라기를 잡았습니다. 과거의 방탕한 생활을 뉘우치고 신앙과 사랑의 실천을 그 솔루션으로 삼았습니다. 그는 이후에도 위대한 작품을 계속 탄생시킬 수 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주변에서도 회심의 깨달음을 실천하는 분들이 많이 있더군요. 특히 식당을 운영하는 그분은 만나기만 하면 듣기가 거북할 정도로 식당업의 소명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시쳇말로 산전수전 공중전을 다 겪은 그가 마음을 다잡고 선택한 것이 ‘먹는 것’이었던 것입니다. 식당에서 음식을 먹는 사람들을 보면 행복의 기운이 솟는다고 합니다. 수많은 일을 해 보았지만 이런 느낌은 처음이고 세상에 작은 기여나 보탬이 되는 것 같아서 보람차다고 말했습니다.   

남우세스럽지만 저도 비슷한 고민의 강을 건너왔습니다. 어느 순간에 사회에 무엇 하나라도 기여나 보탬이 되지 못한다는 자괴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는 공허함이 찾아왔습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책을 통한 회심을 선택했습니다. 그러자 제2의 삶에 대한 인식을 확고히 하게 되고 유익한 책을 쓰고자 하는 의지를 더욱 굳게 다지게 되더군요. 그래서 그런지 주변으로부터 책과 함께하는 저의 삶에 대한 긍정적인 이야기를 종종 전해 듣고 있습니다.    

한강변 의대생 사건에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무사하기를 바랐던 희망과는 달리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어서 안타까움을 더했습니다. 그런데 그 대학생을 발견한 사람은 경찰이 아닌 어느 민간구조사였습니다. 그는 보수도 없이 자발적인 구조 활동을 했던 터라 궁금증을 더하기도 했는데  그렇게 하고 있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혔습니다. 그분이야 말로 회심을 통하여 자신의 삶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킨 장본인이었던 것입니다.   

“나이 50이 넘었는데 세상에 ‘기여’한 게 하나도 없더라. 그나마 개를 좋아하고 훈련시키는 재주가 있어서 사회에 ‘보탬’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단 한 명이라도 어려움에 빠진 사람을 돕고 싶었다.”

혹시 당신도 지금 회심(回心)의 시점에 서 있는 것은 아닌지요?

김정응 『김정응 퍼스널 브랜딩 연구소』 대표/작가

저서 <당신은 특별합니다> <북두칠성 브랜딩> <편지, 쓰고 볼 일입니다> <이젠 휘둘리지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