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평가] 오로시 소바를 아시나요?

관서옥 최종래 주방장이 전하는 ‘쫄깃한 면발의 비결’ 일반 메밀 소바와 다른 이색 음식 향연

2021-05-07     김영록 소비자기자

[소비라이프/김영록 소비자기자] 분당구 정자동 KT 본사 앞 골목길에 자리 잡은 협소한 음식점 ‘하나후쿠’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벽면에 걸려있는 우키요에 그림들과 바래진 색의 목재 인테리어에서는 정통 일식집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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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동 먹자골목을 대표할 정도로  오랫동안 남아있는 하나후쿠의 영업 비결은 ‘단골손님’과 ‘입소문’을 만들어내는 맛이다. 특히 하나후쿠에서는 ‘오로시 소바’라는 특이한 음식을 먹어볼 수 있다. 오로시 소바는 일반적인 메밀소바와는 다른 음식이다. 일반적인 소바가 메밀 면을 육수에 담가 먹는 방식이었다면 오로시 소바는 반대로 육수를 면 위에 부어 먹는 음식이다. 먼저 와사비를 조금 덜어 육수에 풀어낸 후 면 위로 둥글게 올린다. 육수는 가쓰오부시, 튀김, 간 얼음, 오이 그리고 메밀면까지 순서대로 흘러내리며 옷을 입혀준다. 육수를 머금은 면과 고명을 잘 섞어 먹는 방식은 비빔국수와 비슷하다. 

하나후쿠의 밑반찬은 미역무침, 단무지, 깍두기다. 각각 깔끔한 맛과 모양새로 나오는데 이 중 미역무침이 인기다. 특유의 새콤한 맛이 중독성 있기 때문이다. 가게가 협소한 탓에 서빙은 아르바이트생 한 명이 맡고 있는데 상당히 친절하다.  

오로시 소바의 국물 맛과 쫄깃한 면발은 달콤하고 시원하며, 깔끔한 뒷맛에 고소한 느낌을 준다. 오로시는 한국어로 간 무를 뜻하는데 무의 단맛이 특유의 쌉싸름한 향 없이 온전히 전해진다. 눈가루처럼 잘게 갈려 있는 튀김의 바삭바삭한 식감과 고소한 맛 또한 일품이다. 특히 면발의 경우 시간이 지나도 잘 불지 않아서 손님들에게 먹기 좋다는 호평을 듣는다. 

쫄깃한 면발의 비결을 최종래 주방장님께 들을 수 있었다. 식료품점에 가면 굵은 면과 가는 면, 중간 면이 있는데 중간 면의 식감이 제일 좋다고 한다. 끓는 물에 들어간 중간 면은 어느 정도 익으면 위로 뜨게 되는데 이때 불 세기를 중불로 줄인 뒤 12분 정도 끓이면 알맞게 익는다고 한다. 익은 면을 찬물에 씻어 밀가루를 씻어 내고 온도를 낮춰 주면 시간이 지나도 면이 잘 불지 않는다고 한다.

평소와 다른 이색 음식을 맛보고 싶다면 분당구 정자동에 위치한 하나후쿠에 방문해보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