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대신 포장, 직접 매장 찾아가는 소비자 늘었다

포장 주문 건수 200%가량 증가 소비자도 자영업자도 부담 더는 포장 주문

2021-04-12     이현정 소비자기자

[소비라이프/이현정 소비자기자] 코로나19로 외출이 어려워지면서, 집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소비자가 많아졌다. 특히 포장 주문을 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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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우아한형제들(배달의 민족)에 따르면, 최근 포장 주문 건수는 200%가량 대폭 증가했다. 또 포장 및 방문 가능 업소도 작년 6월 대비 4배 이상 늘어나, 13만 개에 이른다. 매장에 직접 찾아가 음식을 가져오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이다.

경기도에 사는 대학생 A 씨는 일주일에 한 번꼴로 배달 음식을 시켜 먹는데, 최근 들어 포장 주문이 늘었다. 집 근처 식당이면 어디든 기본으로 2천 원에서 3천 원의 배달비를 받기 때문이다. A 씨는 “걸어서 15분이면 가는 식당에 배달비를 쓰는 게 아깝다”며 “차라리 포장 주문으로 직접 찾아가는 게 낫다”고 말했다. 또 A 씨는 포장 할인을 포장 주문의 이유로 들기도 했다. 적게는 2천 원에서 많게는 3천 원까지 포장 주문 고객에게 가격을 할인해주는 음식점이 있어, 더욱 저렴하게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점심시간이나 저녁 시간에 배달 주문을 할 경우 길어지는 배달 시간도 포장 주문의 이유다. 본래 바쁜 시간에 배달까지 몰리다 보니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의 배달 시간이 걸린다. 음식이 빨리 완성된다 해도, 배달을 통해 오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있기에 식은 음식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배달비까지 내면서 식은 음식을 먹기보단, 조금은 수고롭지만 직접 매장에 찾아가 음식을 받으려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불만족스러운 음식의 배달 상태도 포장 주문에 한몫한다. 콜라가 포장 용기 밖으로 새어 나가 흘러넘친 사례, 주먹밥 포장 용기에 고무줄이 빠져 김과 밥 모두 엉망이 된 사례, 튀김 포장지가 찢어진 채로 배달된 사례 등 부실한 포장 상태로 불편을 겪은 소비자의 리뷰를 배달 앱에서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또한 배달원이 배달 도중 음식을 몰래 빼먹는 일도 있어 차라리 포장 주문이 맘 편하다는 소비자가 많다.

포장 주문의 증가에, 자영업자들의 얼굴엔 웃음꽃이 폈다. 배달 주문보다 남는 장사이기 때문이다. 배달 주문의 경우, 배달비는 음식점주와 소비자가 나눠서 부담해야 한다. 가령 음식점주가 배달비 4천 원 중 2천 원을 부담한다면, 나머지 2천 원을 소비자가 배달비로 지불하는 방식이다. 즉 배달비가 0원인 음식점이 있다면, 음식점주가 배달비를 모두 부담하는 식당이다. 게다가 음식점주는 배달비와 별개로 배달 앱에 광고료, 중개료, 결제 수수료 등을 지불한다. 이런 상황 때문에 자영업자들은 조금이라도 가격 부담을 덜 수 있는 포장 주문을 반기는 분위기다.

관련 업계도 포장 주문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 모두 포장 및 방문 탭을 앱 상단에 고정해, 포장 주문의 접근성을 높였다. 또한 해당 음식점의 지도를 제공해 포장 주문 고객이 길을 쉽게 찾도록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