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국내 유튜버에게도 미국 세금 부과한다

국내 유튜버가 미국에 내야 하는 세금, 최대 10%로 예상 또다시 떠오른 ‘세금' 문제… 모호해지는 기준

2021-03-17     양현희 소비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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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라이프/양현희 소비자기자] 이르면 6월부터 전 세계 유튜브 크리에이터는 미국 시청자로부터 발생하는 미국 수익에 미국 세금이 부과된다. 10일 구글은 "올해 말부터 미국 세법에 따라 미국 외 지역의 크리에이터가 미국 내 시청자로부터 수익을 얻는 경우 세금을 원천 징수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적용 대상인 크리에이터들은 올 5월 31일까지 미국 세금 정보를 제출해야 한다"고 공지했다. 

구글이 유튜브 파트너 프로그램에 가입한 크리에이터들에게 미국 세금을 원천 징수하는 이유는 미국 국세법 제3장에 의거한다. 해당 법에 의하면, 미국 외 지역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크리에이터가 있다면, 세금을 부과하고 미국 국세청에 신고할 책임이 있다. 

이대로 미국 세금을 내게 된다면 국내 유튜버들의 기존 수입이 줄어들 가능성이 매우 크다. 원천 징수 세율은 최대 30%로, 국내 유튜버가 내야 하는 세금은 최대 10%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미국 간 조세 조약에 따라 10% 세율이 적용된다. 

구글의 과세 공지에 초반에는 유튜브 이용자 사이에서 비판이 쏟아졌다. 유튜브 크리에이터 A 씨는 “이미 자국에 세금을 내고 있고 구글이 광고 수익의 절반가량을 가져가고 있는데 또다시 미국 세금까지 거두려고 한다"라고 밝혔고, 이는 구글의 명백한 갑질 행위라고 강조했다. 유튜브 크리에이터 B 씨는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점을 지적하며 “반대로 미국 유튜버가 우리나라 시청자로 수입을 얻으면 우리나라에 세금을 내야 되는 건가"라고 반박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구글의 세금 부과 조치가 정당한지를 살펴보기 위한 한미 세무당국 간 협의가 진행될 것"이라면서 “그 결과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면 한미 이중 과세방지조약에 따라 외국 납부 세액공제가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유튜브 관련 세금 제도가 화제가 되면서 국내 유튜버들이 정부에 내는 세금 및 수익에 대한 관심도 쏠렸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유튜버가 직접 국세청에 신고하지 않는 한 정확한 소득을 파악하기 어렵다. 국세청이 2019년 미디어 콘텐츠 창작업 업종 코드가 신설된 이후 처음으로 종합 소득을 신고한 유튜버 등 사업자는 불과 2,776명뿐이다. 총 875억 1,100만 원이 수입 금액으로 신고 됐고 1인 평균 3152만 원이었다. 

상위 1%인 27명이 연 7억 원 소득을 창출한 반면, 하위 50%는 100만 원에 그쳐 유튜버 간의 수입 격차도 크다는 것이 확인됐다. 이마저도 전체 유튜버의 합계가 아닐뿐더러 차명 계좌로 수익을 분산시키거나 해외 계좌를 통해 수익을 우회하는 유튜버도 적발되고 있기 때문에 국세청에서 탈세를 완벽하게 감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급변하는 디지털 플랫폼에는 국경선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세금 부과 기준의 경계선도 모호하다. 향후 구글을 포함한 글로벌 기업들이 어떤 제도를 확립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