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의 제주 신공항, 완성까지 갈 수 있을까?

제주도 전체 도민 대상은 반대 우세…. 성산읍 주민 한정 찬성 우세 핌피현상에 발목 잡힌 제주신공항, 투기논란까지 합세... 국토부 결단 내려야

2021-03-11     임강우 소비자기자

[소비라이프/임강우 소비자기자] 제주 신공항 건설에 대한 찬성과 반대 의견이 맞선 가운데 최근 LH 이슈로부터 불거진 개발지 투기 의혹이 제기되며 제주 신공항 건설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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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신공항 건설 사업은 기존 제주공항의 수용인원 초과로 인해 지난 2015년부터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 약 500만㎡ 부지에 사업비 약 5조 2천억 원을 들여 민간공항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성산 일출봉과 섭지코지 등 유려한 자연경관을 가진 서귀포시 성산읍 지역에 새로운 공항이 들어서는 것에 제주도민의 의견은 반으로 갈렸다.

대규모 자금이 조달되는 국책 사업은 우선 '사전타당성 조사'를 거친다. 이어서 '예비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 고시' 과정을 거치게 되고, 이후에야 비로소 '기본설계', '실시설계 및 실시계획 고시', '토지 보상 및 건설공사'를 실시할 수 있게 된다. 제주 신공항은 지난 2016년 제1단계인 사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으나 현재 예비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 고시 사이에서 계류 중이다. 이번에 시행한 여론조사는 기본계획 고시 단계 이전에 실시된 것으로, 법적인 구속력이 있거나 사업 추진에 있어 필수적인 절차는 아니다. 다만, 신공항 건설사업 자체에 대한 갈등이 격화되자 국토교통부, 제주도, 제주도의회가 주민들의 여론을 수렴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코자 진행됐다. 그러나 산출된 결과는 ‘혼돈’ 그 자체였다.

총 2개 여론조사 기관이 발표한 자료를 종합해보면, 제주도민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신공항 찬성 반대 여론조사 결과는 반대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엠브레인퍼블릭 조사에서는 반대 51.1%, 찬성 43.8%를 기록하며 반대와 찬성의 격차는 7.3% 포인트였다. 한국갤럽 조사에서도 마찬가지로 반대 47.0%, 찬성 44.1%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2.2%포인트) 내에서 반대가 찬성을 앞섰다.

그러나 성산읍 주민만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는 정반대의 결과를 보였다. 각 5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두 곳 모두 '찬성' 의견이 많았다. 엠브레인퍼블릭 조사(오차범위 ±4.38%포인트)에서는 ‘찬성’ 의견이 65.6%로, ‘반대’ 33.0%보다 32.6%포인트 높았고, 한국갤럽 조사(오차범위 ±4.4%포인트)에서도 찬성 64.9%, 반대 31.4%를 기록하며 찬성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현상을 핌피(PIMBY)현상으로 설명한다. 핌피현상이란 지역 사회에 도움이 되는 수익성 사업을 자신의 지역에 유치하고자 하는 지역 이기주의를 설명하는 용어이다. 신공항이 유치되는 지역인 성산읍에는 종전보다 많은 관광객이 유입될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이로 인해 새롭게 창출된 경제적 부가가치 효과도 톡톡히 누릴 수 있을 것이라 예상된다. 하지만 다른 지역은 새롭게 신공항을 유치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성산읍에 신공항이 들어서는 것이 못마땅할 것이다. 실제로 제주 신공항 찬반 여론조사를 지역별로 조사한 결과를 분석해보면, 제주 신공항이 들어설 성산읍과 그 주변 지역에서의 찬성은 압도적으로 높지만, 거리상으로 점차 멀어지며 찬성도는 하락하는 양상을 가진다.

제주 신공항 건설을 반대하는 대표 단체인 제주 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는 지난 3일 성명을 내고 “국토교통부는 도민의 뜻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즉시 제2공항 철회를 선언하라”라며 “무책임한 논의와 검토가 아닌 빠른 결단이 필요하다”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국토교통부도 이러한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사업을 무작정 중단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국토교통부는 이례적으로 제주 도정에도 여론조사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는데, 양분된 여론 조사 결과가 도출된 상황에서 어느 쪽을 선택하던 반대 세력에 대한 정치적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때문에 민심의 이탈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함께 나누어 들기 원한다는 해석도 존재한다. 이에 지난 10일 원희룡 제주지사는 긴급 브리핑을 열어 “여론조사로 국책사업을 무산시키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며 “제주 제2공항은 2015년 결정된 대로 반드시 추진돼야 한다는 게 지사로서의 소신”이라고 밝혔다.

또한 최근 이슈된 LH 관련 토지 투기거래 이슈가 제주 신공항에도 옮겨붙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제주제2공항저지비상도민회의(도민회의)에 따르면 제주시 성산읍 제2공항 입지가 발표된 2015년 11월 10일 이전부터 성산 제2공항 예정지와 주변 토지거래가 급증했다. 2012년 '제주공항 개발 구상 연구' 용역을 수행한 결과 기존 공항을 확장하는 것이 신공항 건설보다 타당하다는 결론이 났다. 그러나 불과 3년 후인 2015년에 갑자기 유력한 후보지도 아니었던 성산읍으로 결과가 뒤바뀌었다는 것이다. 부동산 개발 이익이 사회적 이슈로 급부상하여 다양한 사회 갈등이 일어나고 있는 바, 제주 신공항 역시 해당 논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따라서 앞으로 산적한 갈등을 해결하고 원만한 공항 건설사업이 추진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