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뉴욕증시 상장…. 과연 빛 좋은 개살구인가?

국내 개인 투자자들의 반응…. 아직 늦지 않았다 다만 투자하기 전 신중하게 실효성 검토 필요...

2021-02-18     김영록 소비자기자

[소비라이프/김영록 소비자기자] 쿠팡이 지난 12일 미국 뉴욕증시 상장을 공식화했다. 또한 상장을 통해 조달되는 10억 달러를 해외 진출이 아닌 국내 물류 시설 확충 및 국내 e커머스 시장 진출을 위한 밑거름이라는 입장을 공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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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쿠팡의 상장 소식으로 뒤늦게 투자를 시작한 동학 개미들은 쿠팡 관련주 찾기에 나섰다. 그 관심은 신선 배송 서비스의 상자 제조업체까지 찾아낼 정도였다. 상장은 이르면 다음 달에 진행될 예정이라 현재 국내 투자자들이 쿠팡 공모주를 살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미국의 경우 일반 투자자 공모주 청약 절차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국내 물류 리츠(REIE’s부동산 투자회사)를 통한 간접적인 투자는 가능하다. 국내 물류 리츠 중 ESR 켄달스퀘어 리츠는 쿠팡의 물류센터 중 30%를 보유해 운용 중이다. 아직 늦지 않았다는 것이 개인 투자자들의 반응이다.

미국 증시 상장할 때 필요한 것 중 파운더스 레터라는 것이 있다. 이것은 기업의 공모가를 정할 글로벌 기관투자가들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기업 회장이 보내는 편지로, 상장 이후에도 반드시 지키고자 하는 경영 약속을 담은 것이다. 쿠팡이 해외 진출 자금 마련을 위해 상장한다는 예상과 달리 미국 증시 상장을 선택한 이유가 한국 전자상거래(e커머스)시장에서 승부를 보기 위함이라는 것이 드러났다. 이를 통해 SSG, 11번가, G마켓 등 국내 유통 업계에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문화 확산으로 소비자들은 탄탄한 인프라를 갖춘 유통업체를 선호하고 있다. 기업 또한 이러한 수요에 발맞춰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해 소비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한다. 아침에 시간이 부족한 맞벌이 부부나 신선한 식품을 원하는 소비자들을 위한 ‘새벽 배송’, ‘로켓 프레시’ 서비스 그리고 반품이 어렵다는 배송의 단점을 보완해 문 앞에 그대로 내놓기만 하면 반품이 가능한 ‘묻지마 반품’ 서비스는 소비자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이번 상장이 물류센터 확장을 통한 자체 유통망의 형성과 각종 도전적인 마케팅 전략을 위해 이뤄진 점을 고려할 때 유통업체들의 경쟁은 소비자들에게 더욱 빠르고 안정적인 배달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쿠팡의 물류센터는 지난해 말 기준 30개 도시에 약 170개에 달하며 쿠팡뿐만 아니라 다른 다양한 유통업체들도 물류센터 확충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기업 경영의 관점에서 쿠팡이 클래스 B 보통주 권한을 부여받은 것을 볼 때 미국 증시 상장을 선택한 이유가 차등의결권을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에서는 각종 규제로 인하여 차등의결권이 보장되지 않는다. 차등의결권이란 1주당 1 의결권이 아닌 보유한 지분율 이상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제도로 적대적 M&A로부터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다는 장점과 자칫 과두정으로 몰락할 수 있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는 제도이다. 클래스 B 보통주의 경우 클래스 A 보통주와 달리 1주당 29표의 의결권을 갖는다. 이를 통해 안정적인 기업 운영의 기반을 다지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 관점에서 이번 국내 유통업계 공룡기업의 미국 증시 상장이 의미하는 바는 자율주행과 연관이 있다는 점이다. AI 기술발전을 통해 최적지 배송경로 알고리즘이 개발되고 자율주행이 기술과 결합이 된다면 인건비 축소로 소비자들은 낮은 가격에 양질의 운송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된다. 이를 위해서는 국내에 탄탄한 유통망과 물류 인프라의 설립이 필연적인데 이번 상장을 통한 자금이 이를 위해 쓰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