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독감백신 접종 예산 미반영...향후 편성 가능할까?

백신 업계, 올해 안에 추가적인 생산은 어려워 원안은 불발됐지만, 추가 논의 가능성 남아

2020-09-18     조규현 소비자기자

[소비라이프/조규현 소비자기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17일 맞춤형 긴급재난지원을 위한 4차 추가경정예산을 정부 원안대로 의결하며 야당이 요구한 전 국민 독감 백신 무료 예방 접종을 위한 예산 반영이 불발됐다. 그동안 독감 백신 무료접종에 대한 논의는 정치권에서 뜨거운 논쟁거리였다. 정부가 편성한 4차 추경에 포함되는 전 국민 통신비 지원금의 대안으로 야당에서 전 국민 독감 백신 무료접종을 대안으로 제시했으나 정작 관련 업계와 전문가들은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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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백신은 연초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연초에 유행할 독감 바이러스를 발표하면 생산기업들은 3월부터 생산을 시작, 8월에 생산을 마친 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거쳐 9월부터 시중에 유통된다. 이러한 이유로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독감 백신 무료 접종 여부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것이 백신 업계와 방역 당국의 입장이다. 

올해 유통되는 독감 백신은 이미 생산이 끝나고 병, 의원 공급과 유통 단계에 접어든 상황이다. 독감 예방접종을 위해 확보된 백신 물량은 약 3,000만 주다. 지난해보다 약 20% 증가한 수치로 18세 미만 소아, 청소년과 임신부, 만 62세 이상의 노인 접종에 1,850만 주가 배정돼 있다. 

국내에서 독감 백신을 생산하는 방식은 유정란 배양과 세포 배양으로 나뉘는데, 유정란 방식은 프랑스에서 병아리를 수입, 병아리가 성장해 낳은 유정란에 균주를 이식해 생산하는 방식이다. 제조에서 검증까지 약 6개월이 소요되며, 상대적으로 기간이 짧은 세포배양 방식도 3~4개월은 필요하다. 지금 당장 생산작업에 착수하더라도 내년 초에나 물량 확보가 가능하다.  

국내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만이 세포배양 방식으로 독감 백신을 생산하는데, SK바이오사이언스는 제약사들로부터 주문받은 코로나19 백신 생산 계획도 있어 생산 일정을 조정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백신 업계 관계자는 독감 백신 생산 예산안 논의를 하더라도 백신 생산이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에 올해 안에는 공급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전 국민의 60%까지 접종할 수 있는 물량을 확보했고, 해외에 국민의 절반 이상의 독감 백신을 접종한 나라가 없다며 충분한 물량을 확보했다 밝혔다.

전 국민 독감 백신 무료 접종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이 논의를 지속하는 것은 코로나19에 독감 유행까지 겹치는 트윈데믹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의료계에서는 트윈데믹에 대비해 반드시 독감 백신을 접종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복지위에서 4차 추경 원안이 의결되며 독감 백신 무료 접종 합의는 불발됐지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독감 백신 무료 접종에 관한 추가적인 논의를 이어가기로 하여 향후 추가적인 백신 예산이 편성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