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도 못 막는 커피 소비량

우리나라 커피 수입량 9만 355t으로 증가 카페 이용으로 코로나19 전염, 위험 속에도 편의점 커피 매울 늘어

2020-09-04     이소라 기자

[소비라이프/이소라 기자] 지난 7개월 동안 커피 수입량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가 급격하게 확산되면서 주요 외식산업이 고전을 면치 못한 상황에서도 커피 소비량은 꺾이지 않았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7월 우리나라 커피 수입량은 9만 355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만 5천 749.8t보다 5.37% 증가했다. 작년 한 해 연간 수입량은 15만 185.6t으로 처음으로 15만t을 넘는 최대 수치를 기록한 것이다. 업계는 8∼12월 수입량에 따라 작년 기록을 뛰어넘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우리나라는 일부 지역(강릉, 고흥 등)에서 원두를 생산하지만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는 커피 수입량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이며, 코로나19라는 악재 속에서도 소비가 뒷받침됨을 의미한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1인당 커피 소비량(2018년 기준)은 연간 353잔으로, 세계 평균 132잔의 2.67배에 달한다. 특히 2015~2018년 세계 소비량은 130→132잔으로 변화가 미미했는데 한국의 경우 291→353잔으로 오히려 소비가 급증했다.

커피전문점 수도 매년 급증하는 추세다. 농림축산식품부의 2020년 식품외식통계에 따르면 국내 커피전문점 수는 2016년 5만 1,551곳에서 2017년 5만 6,928곳, 2018년 6만 6,231곳 등으로 매년 5천 곳 이상씩 늘고 있다. 이에 종사자 수 역시 같은 기간 15만 2,523명에서 19만 7,088명으로 증가했다. 매출액은 7조 1,310억 원에서 9조 6,870억 원으로 뛰었다.

이렇게 성장하는 국내 커피 시장이 위기 아닌 위기를 맞았다. 코로나19 2차 대유행 원인으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지난달 19일 기준 코로나19 직접 간염환자 27명, 2~3차로 추정되는 환자 29명이 스타벅스 파주야장역점에 발생했다. 카페 내에서 거리두기나 마스크 착용에 한계가 있다. 더운 날씨 탓에 에어컨이 가동되며 코로나19 균이 이동하기 쉬웠고 카페 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아 확진자가 증가했다.

카페가 코로나19 대유행 뇌관이 됐지만 소비자들의 ‘커피 사랑’은 끊이질 않았다. ‘모닝커피’와 ‘식후 한 잔’을 즐기기 위해 편의점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실시한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1일까지 3일 간 주요 편의점의 커피 관련 상품 매출은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증가세를 보였다.

GS25의 경우 캔 또는 컵 커피(RTD커피) 등은 12.9%, 원두커피는 9.2%의 판매율이 증가했고 얼음컵과 함께 판매되는 파우치 커피도 37.1%의 성장세를 보였다. CU도 동 기간 즉석원두커피 38.1%, 파우치 커피 19.9%, RTD커피 22.3%의 매출 신장세를 보였다. 세븐일레븐은 원두커피(5.9%). 파우치커피(11.5%), RTD커피(8.0%) 매출도 각각 늘어났다. 이마트24도 원두커피 47%, 파우치 커피 57.6% 등 높은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한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일반 커피 프랜차이즈에서 즐기는 5,000원 안팎의 커피 값은 커피숍 자릿세를 포함한 느낌이라 다소 비싸도 허용되는 분위기였다”며 “카페 이용을 못 하게 되니 굳이 비싼 가격에 커피 프랜차이즈 상품을 즐길 없고 편의점으로 수요가 이동 중인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