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게임에서 또 터진 게임 업계 성별 갈등 논란

‘카카오 게임즈’의 모바일 게임 ‘가디언 테일즈’, 유저 호평 이어지다 커다란 악재 직면 게임사와 유저 모두 자성적 노력 필요

2020-08-10     이준섭 소비자기자

그동안 게임 업계에서도 지속해서 불거진 성별 갈등 논란이 이번엔 신작 모바일 게임에서 터져 나왔다. ‘카카오 게임즈’의 ‘가디언 테일즈’가 그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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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출시된 국산 모바일 게임 중 유저들에게 수작으로 평가받던 ‘가디언 테일즈’(카카오 게임즈)의 유저들이 분개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최근 진행 중인 게임 내 이벤트 ‘기사 학교에 가다.’ 스토리에 등장하는 ‘You whore’ 이라는 대사가 ‘이 걸레 년이’라고 번역된 것이 그 시작이었다. 이 대사는 소위 말하는 ‘잠수함 패치’(패치 사실과 내용을 공지하지 않고 게임사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패치)로 인해 ‘망할 광대 같은 게’로 차후 변경되었는데, 이에 게임의 주 고객층인 남성 유저들이 반발하여 게임을 삭제하고 강력히 비판하는 등 집단적 행위에 나선 것이다.

이들에 따르면 ‘광대’라는 단어는 극단적 페미니즘 커뮤니티에서 남성 혐오를 할 때 쓰이는 말이고 여초 커뮤니티에서 여성 비하 단어로 여겨지는 ‘보이루’(유명 유튜버 ‘보겸’과 ‘하이루’를 합성한 단어)를 금칙어로 설정되어 있다는 점에서 게임에 페미니즘이 개입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러한 이슈에 직격탄을 맞아 ‘가디언 테일즈’는 한 때 5위에 달했던 매출 순위가 하락하고 플레이 스토어 평점이 1점대로 떨어지는 등 홍역을 치렀다.

현재는 ‘가디언 테일즈’ 게임 자체에서는 대사가 ‘이 나쁜 년이’로 다시 변경되었고 ‘보이루’의 금칙어 해제를 약속하는 등 수습에 나서는 모습이지만 게임 업계에서 성별 갈등 문제가 지속해서 발생해 왔다는 점에서 이와 같은 사례가 또 발생할 여지가 남아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지난달 8일, 국가인권위원회에서는 게임 업계의 여성 혐오와 차별적 관행이 개선되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게임의 주 소비층이 남성이라는 점에서 게임사에서는 성별 갈등 논란을 게임사의 매출과 직결된 민감한 이슈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쉽게 처리할 수 없는 것 또한 사실이다.

게임 산업은 지난해 콘텐츠 산업 수출액 중 67%를 차지했으며 성장세가 뚜렷한 유망한 산업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산 게임에서의 고질적이고 극단적인 성별 갈등 논란은 게임 내 표현이 억압됨에 따라 게임성 자체가 흔들릴 수 있는 부정적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게임사와 게임의 소비자인 유저 모두 자성적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게임사는 논란 요소를 가급적 배제하고 지속적 소통을 통한 원만하고 조심스러운 운영을, 유저들은 적절한 피드백이 아닌 입맛대로 게임의 방향을 이끌어나가려는 경향을 배제하고 여론에 휩쓸려 함부로 낙인을 찍지 않는 등 게임에 대한 현명한 소비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