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3호] 코로나19 스트레스, 등산으로 풀어요!

점봉산 곰배령, 두문동재~금대봉, 소백산 묘적령~죽령

2020-07-08     홍보현 기자

[소비라이프/홍보현 기자] 복잡한 도심을 벗어나 산을 찾는 탐방객들이 늘면서 자연훼손과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이에 대비해 국립공원에서는 생태경관 가치가 높은 지역을 대상으로 탐방로 예약제를 시행하고 있다.

천상의 화원, 점봉산 곰배령
곰배령은 설악산 대청봉과 마주하는 점봉산 남쪽 자락, 해발 1,164m의 넓은 초원 지대이다. 곰이 배를 하늘로 향하고 누운 모습을 닮아 이름 붙여진 곰배령(또는 곰배골)은 계절별로 야생화가 만발하다.

원시림을 가득 품은 자연을 만날 수 있는 곰배령에는 오랜 세월 동안 켜켜이 쌓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계절별로 각종 야생화가 군락을 이뤄 만발하다. 한반도 자생식물의 20%인 약 850여 종이 서식한다.

봄에는 얼러리꽃, 여름에는 동자꽃, 노루오줌, 물봉선, 가을에는 쑥부랑이, 용암, 투구, 단풍 등이 자태를 뽐낸다. 꽃개회나무, 구절초, 금강초롱꽃, 바람꽃, 당양지꽃 등도 피어난다.

설악산 대청봉과 마주 보는 점봉산(1,424m)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생물권보존지역이다. 한반도에 자생하는 식물의 북방 한계선과 남방 한계선이 만나는 지점으로, 다양한 식물이 서식하고 사람의 발길도 드물어 원시의 생태가 잘 보존되기 때문이다.

곰배령도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이어서 인터넷으로 사전 예약을 해야 하고, 탐방 인원을 하루 900명으로 제한하니 계획을 꼼꼼히 잡아야 한다.

탐방로 운영 기간은 1월 1일부터 2월 28일, 4월 22일부터 10월 31일, 12월 18일부터 12월 31일까지다.

야생화 천국, 두문동재~금대봉
태백과 정선에 걸친 금대봉(1,418m)과 대덕산(1,307m) 일대 120여만 평은 ‘금대봉·대덕산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된 곳이다. 봄부터 가을까지 화려하게 피어난 야생화들로 장관을 이룬다.

트레킹 출발지점인 두문동재는 해발 높이 1,268m로 차량 진입이 가능하다. 탐방지원센터에서 출입예약 확인을 받은 뒤 트레킹이 시작된다.

여름 대덕산 정상 일대에는 야생화 ‘범꼬리’가 가득 피어난다. 생태경관보전지역에 자생하는 풀꽃은 900여 종이다. 꿩의다리, 기린초, 터리풀, 홀아비바람꽃, 미나리냉이, 앵초, 노루오줌 등 이름도 생소한 한국특산식물이 곳곳에 자리한다. 겨울을 뺀 나머지 계절에는 철마다 새로운 꽃을 피워내는 통에 ‘산상화원’이라고 불린다.

트레킹 코스가 마무리되는 계곡 길로 내려서면 검룡소로 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검룡소는 한강 발원지다. 울창한 숲속, 푸른 이끼가 가득한 바위 웅덩이에서 하루 2,000톤의 차고 맑은 물이 샘솟는다.

금대봉 탐방로는 해마다 4월 셋째 금요일부터 9월 30일까지 개방하며, 인터넷 예약으로 하루 300명만 입장할 수 있다. 탐방 기간 중 출입 시간은 오전 9시∼오후 3시다.

선비들의 휴양지, 소백산 묘적령~죽령
사계절 다채로운 풍경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까지 함께 만날 수 있는 소백산 자락길은 최근 주목받는 에코투어리즘과 소규모 로컬여행에도 적합한 곳이다. 자락길은 2009년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문화생태탐방로’로 가장 먼저 이름을 올렸고, 2011년 ‘한국관광의 별’로 등극됐다.

영남의 진산이라 불리는 소백산자락을 한 바퀴 감아 도는 자락길은 전체 길이가 143km에 이른다. 모두 열두 자락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 자락은 평균 거리가 12km 내외여서 약 3~4시간이 소요되므로 하루에 한 자락씩 쉬엄쉬엄 걸을 수 있다.

소백산 1자락길은 영주 선비문화의 정수 소수서원에서 시작하는 선비길, 죽계구곡이 있는 구곡길, 마을 달밭골로 가는 길을 따라가다 소백산 삼가 야영장에 닿는다.

그중 구곡길은 소백산 죽계구곡을 탐방하는 코스로, 성인 기준 편도 1시간 정도 소요된다. 죽계구곡은 예로부터 ‘죽계별곡’을 지은 안축 선생, 풍기군수를 지낸 주세붕 등 선비들의 피서지로 꼽혔던 곳이다. 소수서원을 설립한 퇴계 이황도 죽계구곡의 물소리가 노랫소리 같다며 시를 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죽계구곡에는 천혜의 자연림과 사시사철 풍부한 계곡물 덕분에 다양한 생물들이 살고 있다. 탐방로가 험하지 않고 해설판도 잘 마련돼 있어 아이들과 함께 생태 탐방이 가능한 곳이다.

국립공원 소백산 북부사무소는 7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2달간 묘적령∼죽령 구간에 대해 탐방 예약제를 시행한다. 하루 최대 입장인원은 평일 100명, 주말 150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