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계 펀드 젠투파트너스, 1조 3천억 원 규모 펀드 환매 중단 선언

신한금융투자, 키움증권, 삼성증권, 우리은행 등이 판매 레버리지 & 트리거 조항 등 문제 된 것으로 보여

2020-07-06     조유성 소비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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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라이프/조유성 소비자기자] 홍콩계 펀드인 젠투파트너스가 펀드 환매 중단을 선언해 금융 투자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3일 금융 투자업계에 따르면 젠투파트너스가 KS 아시아 앱솔루트 펀드와 KS 코리아 크레딧 펀드 국내 판매사 전체에 환매 보류를 통지했다. 해당 펀드들은 주로 채권에 투자하는 채권형 펀드로 알려졌는데, 총 판매액이 1조 3천억 원 규모로 사실상 사모 펀드 환매 중단을 유발한 라임과 그 규모(약 1조 6천억 원 규모)가 유사하다는 점에서 소비자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젠투파트너스의 이번 환매 중단된 펀드 판매사를 살펴보면 신한금융투자가 3,990억 원을 판매해 가장 많았고, 삼성증권이 1,400억 원, 키움증권 1,300억 원 등 여러 증권사도 젠투 펀드를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의 경우 우리은행 902억 원, 하나은행 421억 원 등도 판매했다. 우리은행과 KEB 하나은행의 경우 과거 DLF, 라임 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와 맞물려 소비자 신뢰를 더욱 잃을 수 있다는 해석이 존재한다.

이번 젠투 펀드의 경우 펀드 자체가 옵티머스 자산운용처럼 아예 투자설명서 등과 다르게 운용된 것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단, 일부 레버리지를 활용한 펀드에서 문제가 발생하면서 전체 펀드를 환매 중단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채권 가격이 하락하면서 채권을 팔아 유동화하는 것에 어려움이 생겼고, 이 결과 다른 펀드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환매를 중단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젠투파트너스의 경우 일정 수준 이하로 자산의 가격이 하락하게 되면, PBS(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기관이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트리거 조항'이 문제가 되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국내 판매사들은 펀드 투자 자금 회수를 위해 홍콩 금융당국에 민원을 제기하는 등 적극적으로 펀드 투자금 회수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펀드 환매 중단은 운용사 자체에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니지만 사전에 이러한 레버리지, 트리거 조항에 대해 제대로 파악한 후 금융소비자에게 해당 상품을 팔지 않았다는 지적을 피해 가기는 어려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