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응의 퍼스널브랜딩 응원가] ‘일 머리’

2019-06-20     김정응 FN executive search 부사장

“일 머리가 끝내준다네요. 하나를 알려주면 둘 이상을 알고” 
“마치 스펀지가 물기를 쫙 흡수하는 것과 같이……” 

평판조회 컨설턴트 K가 몹시 흥분된 어조로 어느 후보자에 대한 응답자와의 인터뷰를 마치고 나서 건넨 말이었습니다. 이런 후보자에 대한 평판조회는 기분까지 좋아진다는 말도 덧붙였고요. 인재를 추천해달라는 고객사의 핵심 요구 사항도 본질적으로는 그 사람의 ‘일 머리’에 있습니다. 즉 일을 똑 부러지고 스마트하게 잘하는 사람을 채용하고 싶어 하는 것입니다. 

“야, 공부 머리 좋으면 뭐 하냐, 일 머리가 좋아야지” 
C 팀장의 공개적인 호통은 늘 사무실 분위기를 험악하게 했습니다. 마치 사무실 직원들 모두가 다 들으라는 듯했습니다. 호랑이가 으르렁대는 소리라면 이런 소리일 것입니다. 늘 꾸중을 듣는 이는 O대리였습니다. 그는 이른바 명문 S대 출신이고 입사 성적도 역시 매우 좋았습니다. 그런데 정작 일솜씨는 그렇게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습니다. 야근과 밤샘 근무를 가장 많이 하는데도 말입니다. 결국 그는 존재감 제로인 사람이 되었고 회사를 떠나고 말았습니다. 예전 직장에서 있었던 안타까운 사건(?) 중의 하나였습니다. 

세칭 일 머리라 함은 일을 잘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따라서 일 머리가 좋다는 것은 좋은 업무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칭찬이기도 합니다. 일 머리는 머리가 좋다는 공부 머리와 구분됩니다. 공부 머리가 좋다고 일 머리가 좋은 것이 아니며 오히려 그 반대의 경우가 더 많습니다. 저의 직장 생활 30년 경험에 비추어 보면 더욱 그렇습니다. 

이제 일 머리가 경쟁력입니다. 헤드헌팅 등 이직 시장의 경우를 보면 학벌이나 학점과 같은 이른바 스펙의 중요성은 예전에 비해서 감소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대신에 업무 능력을 한 마디로 응축하는 개념인 일 머리 지수는 그 중요성이 무게를 더해가고 있습니다. 위의 사례에서 확인하듯이 일 머리는 평판조회에서도 매우 중요한 체크포인트임은 당연하다 하겠습니다. 이는 일 머리가 합격하는 후보자들의 공통점이 되는 의미 있는 이유이기도 한 것입니다. 

I Q(Intelligence Quotient)와 더불어 일 머리 지수인 WQ(Work Quotient)를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높은데 구체적으로 일 머리를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총론적인 방법은 ‘KSA’의 요구에 적극 부응하는 것입니다. ‘KSA’는 직무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역량인 지식(Knowledge), 기술(Skill), 태도(Attitude)를 정리한 것인데 업무 능력 관리 및 평가에 대한 고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각론적인 방법은 현장에서 뛰고 있는 기업 채용 담당자들의 말 속에 들어 있습니다. 이는 대체로 ‘KSA’의 하위 실행 개념들인데 그들이 말하는 일 머리가 좋은 사람들의 키워드는 주로 다음과 같은 것들입니다. 

통합적 사고, 전략적 사고, 성실성, 대인관계, 이해도, 추진력, 완성도, 기획력, 연대의식, 소속감, 성취감, 효율성 등. 

이것을 종합하여 일의 뜻을 지닌 영어 단어 ‘WORK’에서 그 이니셜로 시작하는 각각의 단어에 의미를 담아 보았습니다. 아마도 좀 더 쉽게 기억할 수 있을 것입니다. 

Winner 
일 잘하는 사람들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일을 게임처럼 즐긴다는 사실입니다. 경쟁 개념으로 치면 이들은 승리의 맛에 익숙한 사람들입니다. 일상의 아주 작은 일에서부터 큰 프로젝트까지 집중하고 또 집중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넓고 깊게 보고 또한 크고 디테일 하게 보는 것입니다. 이러한 기준을 가지고 일을 대하면 일이 엉뚱한 곳으로 빠질 리 없을 것입니다. 

Origin
본질, 기원, 근원을 생각해야 하겠습니다. 일 머리가 좋은 사람들의 특징 가운데 본받을 만한 최고의 것은 본질을 되짚는 능력입니다. 일의 본질을 제대로 알아야 그 성과도 제대로 낼 수 있습니다. 본질은 대체로 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 가에 대한 호기심 가득한 질문을 통해서 얻을 수 있습니다. 

Relationship 
일이라는 것은 나그네 길 가듯이 혼자 하는 일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일은 누군가와 함께 합니다. 또한 일에는 상대방이 있게 마련이고 그러기에 상호 관계를 잘 따져서 진행해야 합니다. 나와 우리(팀), 우리(팀)와 나의 관계를 요모조모 확인하면서 한 일은 대체적으로 결과가 좋습니다. 

Knowledge
아는 것이 힘이라고 했습니다. 일이 돌아가는 상황이나 사실에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합니다. 또한 꾸준한 공부를 통해서 일과 관련된 지식과 기술을 쌓아야 합니다. 책 읽는 것을 비롯해서 고수들에 대한 탐구와 함께 해당 업무의 전문가로 거듭 태어나야 합니다. 궁극적으로 이런 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그 사람은 마치 그 일을 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 같아!” 

지능지수가 그렇듯이 일 머리도 현재 수준의 파악이 중요합니다. 우선 거울을 보듯이 스스로를 냉정하게 평가해 보아야 합니다. 이른바 일 머리 셀프(Self)진단을 해보는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조금만 수고를 기울여도 좋은 방법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 다음에는 객관적으로 확인해보는 것인데 주위 사람들의 평판을 직접 들어 보는 것이 효율성 높은 지름길입니다. 이제 IQ 자랑하지 말고 WQ를 자랑해야 합니다. 다행인 것은 IQ와 달리 WQ는 누구든지 도달 가능한 희망봉이라는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