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소주가격인상 근거 없다"...소비자단체협의회, "도수하락으로 오히려 원가 절감"

소협, "맥주 사업부문의 영업손실, 소주가격 인상 통해 충당하려는 것 아닌지 의구심이 제기"

2019-05-21     우 암 기자

[소비라이프 / 우 암 기자]  소주시장 1위인 하이트진로가 참이슬 후레쉬와 오리지널 출고가를 6.5% 인상했다. 이에 대해 소비자단체는 인상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이하 소협) 물가감시센터는 소주원가 분석과 하이트진로 손익현황 분석을 통해, 하이트진로의 가격인상 근거를 찾을 수 없다고 21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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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협은 "현재 참이슬 후레쉬의 도수는 지난 2006년 19.8도에서 최근 17도로 도수를 낮추고 가격을 인상하였다"며 "도수 하락에 따른 원가절감액을 추정한 결과, 주정의 양이 61.9ml에서 61.2ml로 0.7ml 줄어들고, 증가된 물의 가격을 제외하였을 시 소주의 원가가 0.9원 절감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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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협은 "하이트진로는 2006년부터 점진적으로 도수를 낮춤으로써 원가절감 효과를 누려왔지만, 이를 출고가에 반영하기는커녕 오히려 가격 인상을 단행해왔다"며 "한 해에 참이슬 후레쉬가 10억 병 판매된다고 가정할 때, 하이트진로는 이번 도수 하락으로 약 9억원의 비용을 절감하여 추가 이익을 취득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소협은 이어 "하이트진로 소주사업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2017년 대비 2018년 영업이익률은 11.3%로 큰 변화 없이 지속하고 있다. 반면 맥주사업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2017년과 2018년 각각 –3.9%(289억), -2.9%(204억)의 손실을 기록하였다"며 "이로 미루어 짐작해 볼 때, 하이트진로가 맥주 사업부문의 영업손실을 소주가격 인상을 통해 충당하려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제기된다"고 주장했다.

소협은 또한 "2015년 말 하이트진로는 참이슬 가격을 961.7원에서 1015.7원으로 5.6% 인상하였고, 롯데칠성음료의 처음처럼이 뒤이어 출고가를 946.0원에서 1,007.0원으로 6.5% 인상하였다"며 "업계 1위 업체가 가격 인상을 주도하여 가격 동조 현상으로 2위, 3위 업체들이 연달아 인상하는 가격 도미노 현상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소협은 하이트진로의 배당성향이 코스닥 배당성향의 7배 높다는 점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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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의 배당성향은 2016년 130%, 2017년 300%, 2018년 224%로 코스피 배당성향이 34.9%, 코스닥 배당성향이 31.0%인 점을 감안할 때, 상당히 높은 편으로 볼 수 있다. 또한, 하이트진로는 배당금이 당기순이익보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간 각각 1.3배, 3배, 2.2배로 조사되었다.

이에 소협은 "하이트진로는 누적된 원가상승요인으로 인해 가격인상을 단행하였다고 주장한 것이 무색하게 당기순이익보다 최대 3배 높은 배당금을 지급하는 것은 소주의 주 소비층인 서민을 고려하지 않고 최대 주주의 이익만을 생각한 것으로 자칫 비춰질 수 있을 것이다"로 반박했다.

소협은 "지난달 맥주업계 1위인 오비맥주가 가격인상을 단행하고, 이번엔 소주 업계 1위인 하이트진로가 뒤를 이었다. 이는 올 8월 안에 개정될 주류세 개정을 앞두고, 주류 업계에서는 세법 개정 이전에 미리 가격인상을 단행해 세간의 비판에서 벗어나려는 의도는 아닌지 의구심이 제기된다"고 주장했다. 

소협은 이어 "영업이익·원재료 비중 등 어떤 근거로도 가격 인상을 단행할만한 근거를 찾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라며 "세법 개정이후, 주류세가 기존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개편되면 소주의 소비자가격이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