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버스 정류장, 벤치나 비가림막 없어..고령자 불편↑

동네 가구 수에 따라 어떤 곳은 있고, 어떤 곳은 없어

2019-05-20     신용민 소비자기자
벤치가

[소비라이프 / 신용민 소비자기자] 진주 진양호 인근 시골 마을에 쭈그리고 앉아서 버스를 기다리고 계시는 할머니의 뒷모습이 애처롭다.

진주 시내에는 다가오는 여름에 대비해서 버스 정류장에 그늘 막까지 설치하고 있는데, 이 시골 마을은 어찌된 영문인지 정류장에 벤치 하나 없다.

할머니는 "평소에는 버스 시간 맞춰 잘 나오는데 오늘은 그만 놓쳐서 이렇게 기다리고 있다. 버스는 그리 자주 오지 않는다"면서 "이 동네는 3~4가구가 전부인데 정류장에 벤치는 없어도 된다"라고 말씀하셨다.

그러나 나이가 많으신데 쭈그리고 앉아 계시는 게 건강에 좋을 리 없고, 좁은 갓길이라 상당히 위험해 보였다. 실제로 할머니와 대화를 나누는 몇 분 동안 덤프트럭을 포함해서 차량들이 많이 지나갔다.

갓길에

기자가 할머니와 헤어지고 난 뒤 불과 한 정거장을 더 가니 그 곳은 벤치와 비가림막이 아주 잘 설치돼 있었다.

진주시에 이와 관련해서 문의하자 시 관계자는 "민원이 있는 동네 우선으로 벤치를 설치해 드리고 있다"며 "진주는 인근에 농촌지역이 방대해서 선제적으로 모든 시골마을을 돌아보긴 힘들다"라고 말했다.

할머니

많은 가구가 사는 동네는 버스정류장이 제대로 갖춰져 있고, 그렇지 않은 동네는 벤치 하나 없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시골의 연로하신 분들은 시에 이러한 요구를 할 수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분들도 많다.

소가구가 사는 동네일수록 구성원이 고령자들일 가능성이 많다. 이분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버스를 기다릴 수 있도록 더 세심한 배려가 필요해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