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지는 플래그쉽 스마트폰, 늘어가는 소비자 부담

기존 스마트폰 3년 이상 사용하는 소비자도 늘어...제조사는 엔트리 모델 출시

2019-04-07     박선호 소비자기자

[소비라이프 / 박선호 소비자기자] 휴대전화 교체를 위해 최신형 노트북에 준하는 가격을 지불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지는 시대이다.

115만 원, 149만 6천원. 최신 노트북이나 한정판 스마트폰의 가격이 아니다. 각각 삼성이 2019년에 출시한 '갤럭시 S10 플러스'와 애플이 2018년에 출시한 '아이폰XS Max'의 가장 낮은 용량의 출고가다.

최근 3년 사이에 플래그쉽 스마트폰의 가격은 가파른 속도로 상승했다. 2016년에 출시한 삼성의 '갤럭시 S7 시리즈'의 최고급 모델인 '갤럭시 S7 엣지 64기가'의 출고가는 96만 8천원이었으나, 2019년 '갤럭시 S10 시리즈'의 최고급 모델인 '갤럭시 S10 5G 512GB'의 가격은 155만원으로 1.5배 가까이 올랐다. 10배에 가까운 저장 공간의 차이를 감안하여 이보다 낮은 급의 '갤럭시 S10 플러스 128GB'의 가격인 115만 5천원과 비교해도 20만원 가까이 상승했다.

애플의 경우, 2016년 최고급 모델인 '아이폰 7 플러스 256GB'의 출고가는 137만 원이었으나, 2018년에 출시된 최고급 모델 '아이폰 Xs Max' 256GB 모델의 출고가는 171만 원으로 34만원 상승하였다.

이처럼 상승한 플래그쉽 스마트폰의 가격은 소비자들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올해 대학에 입학한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대학 입학 선물로 자녀가 130만원 상당의 '아이폰 Xs'를 선물해 달라 했다"면서 "고생한 게 대견하고 안타까워 큰 지출을 했지만, 스마트폰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어 앞으로 휴대전화를 교체해야 할 때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휴대전화 교체를 생각 중인 50대 직장인 박 모씨 또한 "지금 사용중인 휴대폰도 구입 당시 가격이 100만원에 가까웠는데, 그보다 20~30만원 가까이 올라버린 가격에 당황스럽다"면서 "그냥 이 휴대폰을 고장날 때까지 계속 사용할까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휴대전화 평균 교체시기인 2년을 넘겨 3년 이상 사용하는 소비자들도 증가하는 추세이다. 심각한 고장이 난 것이 아닌 한 배터리 교체 정도만 해 주면 스마트폰의 주 사용 용도인 SNS나 메신저 정도는 별다른 문제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제조사들은 상승한 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발을 예측한 듯 성능상의 차별은 없이 일부 기능에만 격차를 둔 엔트리 모델을 출시하고 있다. 애플은 99만원(최저용량 기준)의 '아이폰 XR'을 Xs, Xs Max와 함께 출시했으며, 삼성은 89만원(최저용량 기준)의 '갤럭시 S10e'를 출시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3~4년 전만 해도 이 가격으로 최상급 모델을 구입할 수 있었는데 이젠 이 가격으로 가장 염가인 제품밖에 구입하지 못하는가'라는 이유로 반발하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은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