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브랜드숍'과 '드럭스토어'의 대립된 성장세, 득일까 실일까
'드럭스토어'의 성장, 기업과 소비자에 어떤 영향 끼칠까
2019-01-30 공혜인 소비자기자
[소비라이프 / 공혜인 소비자기자] 약 12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화장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은 원 브랜드 숍(하나의 브랜드만을 취급하는 점포)을 찾았다. 업계 1위와 2위를 다투는 ‘이니스프리’와 ‘더페이스샵’, ‘미샤’, ‘에뛰드’ 등을 포함한 브랜드숍이 주요 대상이었다. 이들의 인기가 계속될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어느 순간부터 원 브랜드숍의 인기가 주춤하기 시작했는데, 가장 큰 원인은 기업형 ‘드럭스토어’의 가파른 성장세에 있다. 대표적인 드럭스토어에는 '올리브영'(CJ), '랄라블라'(GS), '롭스'(롯데), '분스'(신세계)가 있다. 그렇다면 원 브랜드 숍과 드럭스토어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일까?
과거에는 화장품 업체들이 브랜드를 성장시키기 위하여 유통망을 직접 만들어 공급하였다. 이것이 원 브랜드숍이 생겨난 이유이다. 하지만 지금은 기업형 ‘드럭스토어’에서 다양한 브랜드들을 입점시키며 브랜드의 성장과 소비자들의 선택권 증대를 이뤄내고 있다. 자체 유통망 없이도 드럭스토어 입점을 통하여 브랜드를 성공시킬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원브랜드숍의 시장 규모가 한 자릿수 성장에 그친 반면, 국내 드럭스토어(H&B스토어)의 시장 규모는 20%대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케이프투자증권 리서치본부에서 밝힌 자료에 의하면, 국내 H&B스토어 시장 규모는 2014년 7420억 원을 시작으로, 2015년 9930억 원, 2016년 1조 3020억 원, 2017년 1조 7170억 원, 그리고 2018년에 2조억 원을 돌파하였다. 주춤하는 로드샵과 달리 드럭스토어의 인기는 갈수록 치솟고 있다. 드럭스토어의 성장이 기업과 소비자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는 기업과 소비자의 입장 모두에서 대변할 수 있다. 우선 기업의 이점은 다음과 같다. 드럭스토어의 등장은 화장품 판매와 유통을 분리시킨다. 자체 유통망이 없는 화장품 회사라 하더라도, 제품의 퀄리티를 높이고 자체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는 데에 집중할 수 있다. SNS 인플루언서와의 협업, 제품 라인의 변화 및 다각화 등은 여기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실제로 작년에 ‘다이어트 곤약젤리’가 갑작스럽게 인기를 끌었는데, 규모가 크지 않은 회사에서 빠르게 제품을 출시하여 드럭스토어에 입점시킴으로써 큰 성공을 거두었다.
소비자에게도 분명한 이점이 존재한다. 자체 유통망 없이는 뛰어들기 힘들던 과거의 화장품 시장에서는 높은 진입장벽 때문에 상품의 종류가 지금처럼 다양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소비자의 선택권 역시 제한되었다.
하지만 드럭스토어의 등장으로 분위기가 반전되었다. ‘올리브영’이나 ‘랄라블라’ 등의 드럭스토어를 통하여 굉장히 다양한 제품들을 한 곳에서 만나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더불어 끊임없이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으며, 이는 원 브랜드숍이 절대 따라잡을 수 없는 속도이다. 또한 드럭스토어는 비교를 통한 합리적인 구매를 추구하는 소비 트렌드를 완전히 충족시킨다.
지금의 화장품 업계에서는 공급이 새로운 수요를 불러오고 있다. 드럭스토어는 무서운 속도로 원 브랜드숍의 시장을 침식해가고 있다. 이러한 양상의 변화가 어떤 방향으로 기업과 소비자에게 영향을 미칠지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