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파쿠르’ 답사, 예술과 범죄의 경계?

유투버, 사전 허가 없이 학내서 파쿠르 훈련 영상 찍어 논란

2019-01-02     서재현 소비자기자

[소비라이프 / 서재현 소비자기자] 파쿠르란 장애물을 맨몸으로 넘는 익스트림 스포츠의 일종으로, 안전 장비 없이 맨몸으로 높은 벽을 타오르거나 건물과 건물 사이를 뛰어넘는 행위를 일컫는다.

최근 국내에서 ‘파쿠르 능력자’로 유명세를 펼치고 있는 한 유투버가 사전 허가 없이 국내 대학에서 파쿠르 훈련하는 영상을 찍어 올려 화제가 되었다. 특히 실존과 본질에 대한 사유를 하기 위해 조형물을 수련의 도구로 사용한다는 취지에서 서울대학교 내 조형물들을 대상으로 파쿠르 훈련을 실시한 영상은 큰 이슈가 되었다.

자칭 ‘파쿠르 장인’은 서울대학교 정문의 ‘샤’ 조형물 및 모아 미술관 앞 조형물을 타고 올라갔으며, 한창 체육수업이 진행되고 있는 운동장에 무단으로 출입하여 파쿠르 수련을 하는 등 학내 교수진과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었다.

특히 정문의 ‘샤’ 조형물의 경우 미대 교수진이 서울대학교를 상징하기 위해 만든 ‘예술 작품’이기에 사람들이 올라가지 못하도록 철판을 덧대는 조치까지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고 올라가는 모습, 또한 모아 미술관 앞 예술품을 오르며 “꼭대기 부분은 고정이 잘 안 되어 있어서 아슬아슬했다”며 자랑스럽게 말을 하는 영상은 학내 구성원들의 분노를 일으켰다.

‘파쿠르 장인’은 “왜 사물에는 그렇게 해야만 하는 역할이 정해져 있는 것일까?”라는 의문을 품으며 조형물 대상의 파쿠르 훈련을 합리화하고 있는데, 사전 허가 없이 타인 소유의 예술품을 훼손하는 행위가 범죄임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작품으로 세워놓은 조형물을 작가와 소유자가 의도한 용도대로 존중하지 않고 수련의 도구로 사용하는 행위가 과연 철학과 예술에 대한 사유로 볼 수 있는지조차 의문이다. ‘파쿠르 장인’은 파쿠르를 행위 예술의 일종으로 치부하며 ‘예술’을 논하지만 정작 예술을 배려하지 않는 모순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재 서울대학교 내에서 파쿠르를 훈련하는 영상은 서울대학교 관계자 요청에 의해 삭제된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