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철도여행시대'가 도래한다

서울대 최재필 교수, "디지탈기술에 대항하는 슬로 리빙 대두...관광산업이 대표적인 예, 유라시아 철도망은 관광에도 촛점"

2017-11-03     이우혁 기자

[소비라이프 / 이우혁  기자]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유라시아 종단철도가 구축되면서 '철도여행시대 도래'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2일 사단법인 한국철도건축기술협회(회장 서진철) 주최로 열린 '남북 철도연결과 철도건축'포럼에서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최재필 교수는 '유라시아경제협력을 위한 건축기술연구방향'이라는 주제 발표에서 이와 같이 밝혔다.

최재필 교수는 "디지탈시대에는 오지를 포함한 세계 각국과 지역 정보는 흘러 넘친다"며 "디지탈 기술에 대항하는 슬로 리빙(Slow Living)이 새로이 대두되고 있다.  관광산업이 대표적인 예가 되며, 유라시아 철도망은 관광에도 촛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비행기는 바쁜 사람이 이용하지만, 기차와 크루즈는 시간적 여유를 즐기는 사람이 이용한다"며 "점-대-점이 아닌, 선적/순차적 이동으로 지역간 경관, 문화의 다양성을 향유 할 수 있는 철도여행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재필 교수는 이러한 철도여행에 이동식 객차주택인  '모바일 홈 객차(Mobile Rail-Home)'를 도입한다면 새로운 사회적, 문화적,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유라시아 종단철도에서 '한국은 종착역'이라고 주장하는 최재필 교수는 "일본이나 중국과는 다른 한국은 문화의 용광로"라며 "일본과 중국과는 다르게 생각해 봐야 한다"고 밝혔다.

최 교수가 제안한 차별화전략은 바로 '북한'이다. 최 교수는 "북한은 유라시아 종착역 직전 국가"라고 규정하고 "유럽에서 중앙아시아, 몽골, 중국, 시베리아 그리고 북한을 거쳐 오면서 느낀 것들을 한국에서 뒤집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재필 교수는 "한류와 같은 문화적 충격이 철도여행에서 어떻게 발현되어야 할 지 심층적으로 봐야 한다"며 주제발표를 마쳤다.

한편, 이날 포럼에서 강연서 통일부 신경제지도TF기획팀장은 "2000년 철도 연결을 시작할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며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 실현을 위해 남북간 철길을 다시 열어야 한다"고 밝혔다.

남건택 한국철도공사 대구사업소장은 "현재 경색된 남북관계는 주변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변화할 수 있다"며 "남북교역이 이루어질 경우를 위해 지금부터라도 북한철도에 대하여 심도있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황용하 한국철도시설공단 수도권본부 건축설비PM부장은 "남북철도사업이 다시 재개될 경우 남측에서는 설계, 자재, 장비 및 기술지원과 사업관리를 하고, 북측에서는 노동력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사업이 추진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망했다.

이상행 토마스건축사무소 대표는 "한반도의 바람직한 미래는 전쟁이 아닌 평화이며 그 평화로 가는 길목에 남북철도 연결이 있다"며 "철도는 과거에도 그래 왔듯이 미래에도 인류에게 이익을 가져다 줄 지속 가능한 교통수단이다"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철도건축은 이러한 철도시스템의 하나로서 철도와 함께 발전해야 할 분야"라며 "특히 남북철도연결, 나아가 통일시대를 준비함에 있어 빠져서는 안 될 중요한 분야"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