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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넘어 택배, 알뜰폰 판매까지…편의점 어디까지 진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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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넘어 택배, 알뜰폰 판매까지…편의점 어디까지 진화할까
  • 특별취재팀
  • 승인 2016.01.29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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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생활밀착형 공간으로 변신해 소비자 발길 사로잡아

[소비라이프 / 특별취재팀] 편의점이 이제는 한 동네에도 두 세 개씩 들어서 있다. 편의점의 성장이 거세다. 1989년 국내에 처음 상륙한 편의점은 불과 26년 만에 유통업계에서 독보적인 호황을 누리는 시장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지난 2007년 1만 개 점포를 돌파한 편의점은 폭풍 성장을 거듭하며 현재 무려 3만 개 점포에 육박하고 있다. 편의점 1개 점포 당 인구 비중도 미국 2,100여 명, 일본 2,300여 명과 비교해봤을 때 한국은 1,680여 명으로 독보적인 수치다.

▲ 게티뱅크 이미지
◆ 치킨 튀기고, 피자 굽는 편의점

편의점이 처음 들어섰을 때만 해도 단지 가격이 비싼 24시간 슈퍼라는 인식에 불과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편의점의 무서운 성장으로 슈퍼마켓이 위협을 받을 정도다. 도시락, 삼각김밥 등 신선식품 등을 넘어 자체적으로 개발한 브랜드 상품인 ‘PB(Private Brand)상품’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도 했다. 여기에다 언제든 돈을 입출금 할 수 있는 은행의 기능 뿐만 아니라 택배, 알뜰폰 영역까지 진화해 편의점은 이제 소비자들의 모든 필요를 채워주는 만능공간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우리는 아침 출근길에, 점심시간에, 그리고 저녁 퇴근길에 언제든지 자연스럽게 편의점을 찾곤 한다. 편의점의 첫 발전에는 ‘음식’이 가장 큰 기여를 했다. 초기에 냉동가공식품 등을 주로 팔던 편의점이 1990년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삼각 김밥, 줄 김밥, 도시락 등 저가 음식들을 판매하며 매출이 향상되기 시작했다.

7찬, 9찬을 넘어 심지어 11찬까지 반찬의 가지 수도 늘어나는 추세다. 2010년 ‘마더 혜레사’라는 신조어를 낳은 ‘김혜자 도시락’을 시작으로 편의점 도시락은 혁명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

저렴한 가격으로 간단하게 즐길 수 있던 편의점 도시락이 고급화 전략으로 다양한 반찬과 푸짐한 양이 더해지며 3,000원~4,000원으로 훌륭한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게 했다.

맞벌이 부부와 1인가구의 증가로 세븐일레븐, CU, GS25 등 편의점을 중심으로 도시락 시장이 급격히 커지자 대형마트까지 편의점 도시락 전쟁에 가세하는 등 그야말로 편의점 도시락은 편의점의 매출 향상에 크게 기여한 효자 상품이다.

도시락 부분에서 큰 호응을 얻은 편의점들은 새로운 분야로 제품들을 확장하기 시작했다. 일부 매장에서는 빵이나 피자를 오븐에 구워 직접 판매하기도 하고, 떡볶이·어묵 등 분식류를 판매하기도 하며 치킨, 꼬치류까지 일반 간편식품을 넘어 분식집으로, 빵집으로, 피자집으로, 치킨집으로 발전하고 있다.

◆ 스터디룸, 피팅룸, 파우더존 갖춰…

한편 공간 또한 생활밀착형 공간으로 변신해 소비자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CU는 푸드코트와 휴게공간을 접목한 ‘카페테리아(Cafeteria)형 편의점’을 대전시 대덕대에 처음 선보였다. CU 대덕대 카페테리아점은 5,000여 명의 대덕대학교 학생들이 가장 많이 찾는 학생회관 중앙에 위치 약 100평의 초대형 점포다.

다양한 먹거리를 갖춘 메뉴판을 구비한 CU 대덕대 카페테리아점은 즉석피자와 45종의 빵, 16종의 도넛을 즉석에서 만들어 판매한다. 간편하게 식사할 수 있는 ‘런치&디너 바’도 별도로 마련했다.

주 고객층인 대학생을 겨냥해 스터디룸을 설치하고, 옷을 갈아입거나 화장을 고칠 수 있는 피팅룸과 파우더존도 갖추는 등 소비자들의 편의를 위한 공간들을 마련했다. 

◆ 휴대폰 결제로 물품 보관 서비스 이용

CU 이태원프리덤점은 물품 보관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편의점을 찾는 주고객이 관광객, 혹은 심야 유흥을 즐기는 젊은이들이란 점을 고려해 물품을 보관할 장소가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에서 만들어진 물품 보관 서비스는 3시간 기준 2,000원~4,000원의 가격으로 자신의 귀중품 등을 보관할 수 있다. 현금 뿐 아니라 교통카드, 휴대폰 결제도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 키오스크 복합기, 대학가 점포에 설치

GS25는 지난달 프린터와 복사기를 결합한 새로운 개념의 ‘키오스크 복합기’를 전국 대학가 주요 점포에 설치했다.

키오스크 복합기를 이용하면 컬러 복사와 출력이 가능하고 주민등록등본과 토익성적표도 24시간 연중무휴 발급할 수 있다.

프린터가 없는 고객도 이동식 저장장치나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매장에서 바로 문서를 출력하거나 팩스도 보낼 수 있다.

◆ 스크린·빔프로젝트도 이용 가능

세븐일레븐은 도시락카페와 신설하며 식사와 함께 회의도 가능한 미팅룸 8석을 마련했다.

미팅룸에는 스크린과 화이트보드가 설치돼 있으며, 빔프로젝터도 빌려주는 등 다용도로 이용할 수 있다.

◆ 주말에도 이용 가능한 ‘편의점 택배’

한편 2001년 시작된 ‘편의점 택배’도 편의점을 성장시킨 핵심 서비스라고 볼 수 있다. 편의점 택배는 생활밀착형 서비스로 큰 인기를 얻었으며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굳이 우체국이나 택배 업체를 이용하지 않고, 가까운 편의점에서 물건을 보낼 수 있다는 점이 소비자들에게 크게 어필하는 요소이다.

기존의 택배 서비스와 달리 주말에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은 더 큰 장점이었다.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가 증가하며 하루 종일 집을 비우는 세대수가 증가하자 택배 수령지를 자택 근처 편의점으로 설정하고 퇴근 후 찾으러 가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 요금 반값 ‘알뜰폰’ 편의점에서 구입하기도

택배로 출발한 편의점의 생활밀착형 서비스는 이른바 ‘알뜰폰’의 유통 채널로 자리매김하며 영역을 확장했다. 알뜰폰은 기존 통신사 요금제에 비해 반값 정도에 불과하다는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끌기 시작했고, 지난해 4월 기준으로 가입자는 500만 명을 넘어섰다.

편의점 업계 빅3사는 현재 알뜰폰 유통 사업을 강화하며 주력 사업화 시키고 있다. 편의점이 기존 슈퍼마켓의 기능을 넘어 우체국, 통신사의 역할까지 하게 된 것이다.

편의점에서는 알뜰폰 구입 뿐만 아니라 실시간 충전까지 가능해 접근성을 강화한 통신사로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편의점은 공과금, 통신요금 납부 기능까지 담당하고 있다. 유빌링 서비스로 대표되는 시스템을 통해 전국 대부분의 편의점에서 4대 사회보험료를 포함한 국세, 지방세, 일반 공과금까지 납부할 수 있다.

유빌링 서비스는 지로 상에 인쇄돼 있는 QR코드를 이용해 요금을 납부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 서비스는 편의점에서 365일 24시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은행에 갈 시간이 없는 현대인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편의점은 비싸다는 인식에서도 탈피했다. 편의점 업계의 1~4위 업체들은 모두 통신사 제휴를 맺고 있다.

◆ 다양한 행사, 이벤트로 저렴한 물품 제공

국내 편의점이 CU, 세븐일레븐, GS25 3사가 전체 편의점의 92%를 차지하고 있는 과점시장인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대부분의 편의점이 통신사 제휴를 맺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소비자들은 통신사 제휴카드를 통해 제품 구매가격에서 약 10~15% 가량 할인 받을 수 있다.

이와 더불어 특정 제품에 대한 파격할인 행사와 원 플러스 원(1+1), 투 플러스 원(2+1) 행사 등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어 편의점에서 구매하는 것이 오히려 동네 슈퍼마켓이나 대형마트에서 구매하는 것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경우도 많다.

여기에 최근에는 스마트폰 관련 서비스를 접목해 고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미니스톱은 SK플래닛과 제휴해 ‘비콘 서비스’를 시작했다. OK캐쉬백 앱을 스마트폰에 깔아놓은 고객이라면 미니스톱 점포 반경 30m 안에서 자동으로 할인 쿠폰을 받을 수 있다. 

할인 쿠폰이 발송되면 스마트폰에서는 알림창을 띄워 할인 쿠폰을 편의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고객에게 상기시킨다. 고객들은 알림을 받고 쿠폰을 이용해서 쉽게 물건을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 스마트폰 서비스로 고객 발길 사로잡아

편의점 CU도 지난해부터 팝콘 쿠폰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팝콘 쿠폰 서비스는 CU 멤버십 앱을 설치한 고객이 CU 매장을 방문할 경우 할인 쿠폰을 제공한다.

고객들은 매장에 들어서는 순간 어떤 상품을 할인 받을 수 있을 지 여부를 알 수 있다. 세븐일레븐도 최근 비콘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비콘 서비스는 세븐일레븐 앱이나 시럽(Syrup) 앱을 깔아둔 고객이 편의점을 방문했을 때 자동으로 할인 쿠폰을 제공한다.

GS25는 ‘NEW 나만의 냉장고’를 통해 고객들을 모으고 있다. 1+1 혹은 2+1 행사 상품을 구매한 후 혼자 다 먹기가 어려웠다면, 일단은 1개의 상품만 수령해도 된다. 나머지 2개의 상품은 앱에 보관되며 전국 GS25 매장에서 유효기간 중 언제든지 찾아서 사용할 수 있고 지인에게 선물하기도 가능하다. 서동빈 GS25 경영주는 “편의점이 이제는 단순히 물건을 구매하는 공간을 넘어 공과금·통신요금 납부, 우체국 기능 등 금융 영역까지 갖추고 있다”며 “앞으로도 보다 다양한 금융복합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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