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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냄새 나게 살다 간 금천교 떡복이 할머니...손님들이 추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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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냄새 나게 살다 간 금천교 떡복이 할머니...손님들이 추모해
  • 유한희 기자
  • 승인 2015.11.16 14: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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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산 장학금 기부하고 홀연히 떠나....손님들 발걸음 멈추며 추모해

[ 소비라이프 / 유한희 기자 ] 소비자와의 소통을 몸소 실천하고 사람 냄새나게 사시던 떡복이집 할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할머니는 조용히 떠낫어도 잔잔한 감동은 큰 물결로 시민들의 가슴을 울렸다. 서울 종로구 내자동 금천교시장에서 40년 넘게 간장떡볶이를 팔아온 김정연 할머니(98세)가 지난 3일 폐암으로 세상을 떠나셨다.

경복궁 서촌 세종먹자 골목의 금천교시장에서 떡복이를 팔던 김 할머니는 개성에서 내려와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평생을 가족을 그리워하며 시장에서 홀로 살았다. 할머니는 두 사람이 겨우 쪼그리고 앉을만한 허름한 좌판에서 무쇠솥뚜껑에 손가락 두 마디 정도 크기의 떡볶이를 간장, 기름 등의 양념을 넣어 만들었는데 맛이 독특해 단골 손님이 많았다. 

▲ 평생을 떡복이 팔아 남은 재산을 장학금으로 기부하고 홀연히 떠난 금천교시장의 김정연(98세) 할머니 사람사는 냄새를 남기고 떠나 시민들의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할머니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보이는 아이들에게는 돈을 받지 않고 떡볶이를 주는가 하면, 남몰래 장학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김 할머니의 별세소식을 접한 이들은 안타까운 심정으로 명복을 빌었다. 지금 가게 터에는 김 할머니의 별세 소식을 알리는 글이 덮어 논 가게 빨간 포장에 붙었다. 단골 고객 한 명이 붙였다고 한다. 추모의 글이 한 두개 씩 붙어 있고 지나가던 사람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추모의 글을 읽고 있었다.

김 할머니는 지난 7월14일 서울 종로구 사직동 김찬식 동장과 변호사 입회 아래 떡볶이를 팔아 모은 자신의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했다. 종로구 사회복지협의회는 할머니가 기부한 집 전세금 7000만원과 예금으로 김 할머니 이름의 장학 사업을 운영할 계획이다. 

요즘과 같이 각박한 세상에 사람냄새 나는 훈훈한 이야기로 ‘김할머니의 일생’이 잔잔하게 감동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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