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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국인 고객은 '찬밥?'…소비자들 "명동 상점은 외국인만 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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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국인 고객은 '찬밥?'…소비자들 "명동 상점은 외국인만 왕"
  • 강하영 기자
  • 승인 2015.08.03 11: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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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만 각종 할인·사은품 혜택…국내 소비자들, 역차별 불만 제기

[소비라이프 / 강하영 기자] 지난 6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외국인 관광객이 대폭 감소한 이후, 진정세로 접어들면서 명동 일대에도 다시 외국인 관광객이 눈에 많이 띈다. 이에 따라 명동 일대의 상점들은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오히려 국내 소비자들은 '찬밥 신세'라는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 지난달 17일, 대학생 양 모씨(23세, 서울시 중구)는 오랜만에 친구들과 명동에서 쇼핑을 했다. 양 씨는 로드샵 입간판에 큰 글자로 적혀 있는 '10% Off' 문구를 보고 상점으로 들어갔다. 친구들과 쇼핑 후 계산을 했지만 할인되지 않은 가격으로 계산됐다. 양 씨는 입간판에 10% 할인 문구를 봤다고 얘기했으나 점원은 "해당 할인 이벤트는 외국인에게만 해당되는 할인"이라고 설명했다. 양 씨는 "명동 상점은 너무 외국인만 우대하는것 같아 국내 소비자로서 기분이 언짢다"고 말했다.

# 지난 1일, 이 모씨(31세, 서울시 강남구)는 명동에서 데이트를 했다. 이 씨는 화장품을 사려고 상점을 돌아다녔지만, 호객행위를 하는 점원들은 한국어를 쓰는 이 씨는 본척만척하고, 중국어·일본어로만 외국인 잡기에 열중했다. 심지어 상점 안에서 물건을 고를 때도  이 씨에게는 점원이 오지 않고 "그 제품은 저기 있어요"라고만 말할 뿐, 다른 외국인 고객들에게만 매달려 상품 설명을 했다. 이 씨는 "앞으로 명동에 있는 상점 들어가기 전에는 일부러 외국어를 써야할 판이다. 아무리 외국인 고객이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이정도로 국내 고객을 홀대할줄은 몰랐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명동에 위치한 화장품, 옷가게, 쥬얼리 상점 등의 점원들은 호객행위와 상점 안에서의 상품 설명도 대부분 중국어·일본어로 설명을 한다. 또한 외국어로 적혀 있는 '10% 할인', '외국인 추가 사은품 증정', '외국인 우대 할인 이벤트' 등의 입간판을 쉽게 볼 수 있다.

국내 소비자가 중국어·일본어로 적혀있어 자세하게 읽지 못하고 10% 할인 정도만 읽어 상점에 들어간다면 낭패를 볼 수 있다. 외국어로 적힌 할인·이벤트 행사는 외국인에게만 적용되는 혜택이기 때문이다. 국내 소비자는 외국인 소비자와 같은 물품을 사도 추가 할인이나 특별 증정품을 받을 수 없다.

이 때문에 국내 소비자들은 외국인 소비자에게 밀려 '찬밥 신세'라며 역차별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온통 중국어·일본어로 된 안내판들과 외국인만 우대하는 상점들의 태도 때문에 오히려 내국인이 불편하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명동의 로드샵 M 매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박 모씨(26세)는 "왜 똑같은 물건을 사는데 한국인은 할인이나 사은품을 안주느냐 구매하는 액수가 적어서 차별하는 것이냐 등 따지는 국내 소비자들이 상당수 있다"라며 "이럴때마다 점원들도 곤란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명동 일대의 상점의 내국인·외국인 차별은 기업의 판매 전략이기 때문에 불법이 아니며, 제재할 근거도 없다.

명동에 위치한 한 화장품 로드샵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보다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구매력이 훨씬 높다"며 "매출에 큰 영향을 주는 외국인 고객에게 더 집중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고 말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내국인의 경우, 브랜드 회원카드 등을 통해 각종 할인 및 포인트 적립 등이 가능하지만 외국인은 회원가입을 통한 혜택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우대 할인·이벤트를 하는 것"이라며 "외국인 고객 우대는 명동이라는 장소의 특별성에 따른 판매 전략이므로 국내 소비자들도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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