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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을 입은 기업,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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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을 입은 기업,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다
  • 한슬기 인턴기자
  • 승인 2015.01.29 14: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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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라이프 / 한슬기 인턴기자] 뉴욕에 MoMA(뉴욕현대미술관)가 있다면 서울에는 MMCA(국립현대미술관)이 있다. 특히 도심 속 문화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는 기업의 후원으로 열리는 전시가 다양하게 열리고 있다.

먼저 로비에 들어서면 Leandro Erlich의 <대척점의 항구, Port of Reflections>라는 작품이 보인다. 놀라운 상상력이 돋보이는 대규모 설치 작업으로 배가 물에 떠있는 듯한 착각을 하게하여 관람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는 <한진해운 박스 프로젝트>의 두 번째 작품이다.

한 층 내려가면 세계적인 설치미술가 Lee Bul의 <대양의 도시Ⅱ>와 <새벽의 노래Ⅲ>가 전시되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현대차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인데 10명까지 입장 가능한 전시로서 관람하려는 사람들의 긴 대기줄이 인기를 실감하게 한다. 이 사업은 (주)현대자동차가 10년간 우리나라 중진작가의 대규모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 LEE BUL [장소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 <대척점의 항구> [장소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미술관과 자동차회사, 해운회사라…. 잘 어울리지 않아 보이지만 요즘 기업들의 문화예술 활동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

종로구 가회동에 위치한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도 이러한 예이다. 몰입의 시간을 부여하고 영감을 공간을 제공한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도서관은 감각적이고 아름다운 건물에서 각종 디자인 서적들을 열람할 수 있어 북촌의 명소이기도 하다. 입장은 현대카드 소지자와 동행인 한 명만 입장할 수 있으며 신분증과 가방을 맡기면 출입증을 받을 수 있다.

▲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 내부

얼마전까지 SNS 등에서 인증샷으로 자주 볼 수 있었던 석촌호수의 오리, 러버덕을 기억하는가? 플로렌타인 호프만(Florentijn Hofman)의 세계를 유랑하는 프로젝트 작품인데 사실 이것은 롯데의 발상이었다. 안전문제에 대해 어려움을 겪던 롯데월드몰은 개장과 동시에 석촌호수에 러버덕을 띄웠다. 500만명의 관람객이 다녀갈 만큼 큰 인기를 끌었을 뿐더러 롯데월드몰 에비뉴엘 6층 아트홀 방문객만 7만명 이상을 기록하는 등 간접적 홍보 효과도 볼 수 있었다.

위의 사례들을 문화 예술 마케팅이라 한다. 겉으로는 공익사업의 형태를 보이지만 기업을 홍보하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제고하는데 효과적일 뿐더러 소비자와도 직접적으로 접촉할 수 있는 기회도 된다. 즉, 예술의 정신과 이미지을 빌려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타 브랜드와의 차별화를 꾀하는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 문화 없는 경제는 더 이상 생각할 수 없다. 문화와 기업은 파트너 관계이다. 오늘날 문화는 중요한 마케팅 수단이라는 사실을 정부와 기업은 잊지 말아야 한다.” 프랑스의 세계적 미래학자이며 문명비평가 기 소르망Guy Sorman)의 말을 한 번 더 떠올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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