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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께 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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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께 묻습니다!
  • 불교생명윤리협회
  • 승인 2014.06.16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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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생명윤리협회 공개질의서

[소비라이프] 우리 헌법 전문을 보면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 조국의 민주개혁과 평화적 통일의 사명에 입각하여 정의·인도와 동포애로써 민족의 단결을 공고히 하고, 모든 사회적 폐습과 불의를 타파하며...(이하생략)”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헌법 제71조는 “대통령이 궐위되거나 사고로 인하여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에는 국무총리, 법률이 정한 국무위원의 순서로 그 권한을 대행한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또한 주권 국가의 지성으로써 지도층이라면 국가가 폭력에 의해 침략을 당하거나 인류가 추구해야 하는 보편적 가치에 심각한 훼손이 가해질 경우에 분노해야 하며, 분노할 줄 알아야 합니다. 지도층은 그 분노를 통해 침략과 발생한 사단에 대하여는 가해자로 하여금 역사적 과오에 대한 반성과 사과를 이끌어내고 재발을 방지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합니다.

이번 문창극 국무총리 지명자의 과거 발언에 대해 여러 시민사회단체와 종교계 단체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사퇴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정치권의 야당은 물론 여당의 일부 관계자들도 대통령에게는 지명철회를, 당사자에게는 사퇴를 요구했습니다. 중국과 일본에서까지 중요 뉴스로 다루고 있습니다.

우리는 문창극 지명자의 문제발언과 관련해서는 총리 후보의 사퇴와 지명철회에 대한 여러 단체들의 성명서가 발표되고 충분히 보도되었기에, 우리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질의하고 요구하는 바 성실히 답변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부처님의 가르침과 불교의 전통 윤리를 활동의 근간으로 하는 우리는 전쟁과 폭력, 폭력에 의한 약자의 공격과 수탈을 반대합니다. 그 어떠한 명분으로 전쟁과 수탈은 미화 또는 긍정적으로 비유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며, 신성의 이름으로 오도돼서도 안 된다고 판단하기에 본 질의를 합니다.

1. 박근혜 대통령께서는 문제가 되고 있는 문창극 총리 지명자의 발언 전문을 듣거나 읽어 보셨는지 궁금합니다. 만약 듣거나 읽어보았다면 그 발언에 대한 대통령의 견해를 국민 앞에 직접 밝혀 주시기를 요청합니다.

2. 박근혜 대통령은 국무총리 후보자를 지명하기 전에 지명자의 철학이나 역사관을 엿볼 수 있는 연설 문건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보고 받았는지 그 여부를 밝혀 주십시오.

3. 일제가 36년 동안 우리 민족과 국토에 대한 가해는 가히 형언할 수 없으며,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한국전쟁의 피해 역시 형언할 수 없는바, 이것을 허송세월한 민족, 게으른 민족을 일깨워주고자 절대적 신이 의도한 시련이라는 문창극 지명자의 인식에 대통령께서도 동의하는지 답해 주십시오.

4. 문창극 중앙일보 전 주필을 국무총리로 지명하게 된 이유에 대해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소신 있고 강직한 언론인 출신으로 냉철한 비판의식과 합리적 대안을 통해 우리 사회의 잘못된 관행과 적폐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해 온 분”이며, “뛰어난 통찰력과 추진력을 바탕으로 공직개혁과 비정상의 정상화 등의 국정과제를 제대로 추진해 나갈 분”이라고 밝혔습니다. 문 지명자의 발언이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지금도 청와대의 이 평가는 여전히 유효한 것인지 묻습니다.

5. 지금까지의 발언이나 기고문을 통해 본 문창극 지명자는 역사인식이 매우 부족하고, 사태 이후의 대응 방식 역시 정직하지 못하고 소신 또한 없어서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기자시절의 일이니 너그럽게 봐 달라하고 교회 안의 일이므로 봐 달라 하는 것 또 다른 군/학력문제에 있어서도 거기에 있었으니 봐달라고 하는 전형적인 발뺌사고는 대통령의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대한 대통령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6. 대통령 궐위 시 문창극 지명자가 총리로서 국군통수권 등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대신할 국민적 지지 및 신뢰도 그리고 통리능력이 있다고 판단하는지 의심스럽습니다. 국정최고책임자로서의 대통령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7. 박근혜 대통령께서는 문창극 후보자가 총리가 될 경우 고도의 균형과 전략을 필요로 하는 대 일본, 대 중국 외교정책이 우리의 의도대로 순조롭게 추진될 것이며, 국내외적으로도 하등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시는지 의견을 바랍니다.

8. 우리는 문 지명자의 역사관이 매우 심각하게 굴절되어 있고 왜곡돼 있으며, 다종교로 이루어진 우리나라의 독특한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합니다. 문 지명자의 근본주의적 시각은 단순한 종교 갈등을 넘어 한국사회 전체의 갈등으로 증폭될 소지가 다분합니다. 문 지명자가 총리에 취임한다면 그가 과연 자신의 가치관을 버리고 오로지 법과 객관성에 입각한 공무집행이 100% 가능하겠습니까? 대통령의 의견을 피력해 주십시오.

9. 박근혜 대통령은 누군가가 대통령이라는 최고의 자리에 위치하니 그간 한국사회와 대통령 개인에게 상처를 주고 불행했던 과거사들은 오늘의 대통령을 있게 하기위한 시련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는 자가 있다면 그 주장과 그러한 자를 수용가능한지 의견을 피력해 주십시오.

한 국가의 지도자로서 행정수반이나 고위공직자가 되고자 하는 자는 내면에 축적된 가치관과 역사관, 철학이 보편타당해야 하고 사회의 상식에 반해서는 안 됩니다. 무엇보다도 과오의 경중을 떠나서 이미 사회적으로 물의가 야기된 인사가 최고위 지도자 자리에 오른다면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과 국가에 돌아가며, 그 책임은 온전히 총리를 지명한 대통령에게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세월호 참사로 온 국민이 막대한 상처를 입었고 지금도 여전히 큰 심적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는 격변하고 있으며, 남북의 긴장과 대치 국면은 가시적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를 않습니다. 이러한 상황에 국제여론의 도마에까지 오른 인사를 굳이 국무총리직에 임명해야 하는 이유를 국민은 납득하지 못합니다.

박근혜 대통령께 바랍니다. 국무총리 지명을 철회해 주십시오! 국가와 국민의 고통을 해결해 주지는 못할지언정 국민적 수치심과 아픔, 사회적 갈등을 더욱 가중시키는 국정을 즉시 중단해 주시기를 요청합니다.


불기2558(2014)년 6월 16일

불교생명윤리협회 (대표 흥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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