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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 비싸진다" 국순당 최대 22% 가격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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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 비싸진다" 국순당 최대 22% 가격인상
  • 양수진 기자
  • 승인 2014.05.23 13: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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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소주는 한자릿수 인상하는데 막걸리는 20% 안팎으로 가격 올려

 전통주 전문기업 국순당이 막걸리 가격을 최대 22%까지 올려 서민의 술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국순당은 대리점에 이른바 '밀어내기'를 했다는 혐의로 현재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 같은 가격 인상은 시기도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22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국순당은 이달부터 주요 대형마트에서 '우리 쌀로 빚은 막걸리 페트'(750ml)를 종전 1100원에서 1350원으로 250원(22.73%) 올리는 등 주요 제품 가격을 일제히 인상하기로 했다.

주요 인상 내역을 보면 △'옛날막걸리'(750ml)는 2000원에서 2400원으로 20% △'쌀막걸리캔'(240mlX6)은 4500원에서 5350원으로 18.89% △'대박생막걸리'(700ml)는 990원에서 1150원으로 16.16% △'우리쌀로빚은생막걸리'(750ml)는 1300원에서 1500원으로 15.38% △아이싱캔(350mlX6)은 6600원에서 7250원으로 9.85% 올린다.

국순당은 주원료인 국산 쌀 뿐 아니라 각종 원부자재 값이 올라 가격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20%가 넘는 인상폭은 과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높다.

다른 주류는 가격인상을 해도 대부분 한 자릿수 인상률에 그친다. 2012년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가 가격을 올릴 때도 출고가 기준으로 각각 5.89%, 5.93% 인상했다. 소주업계도 2012년 하이트진로가 참이슬 출고가를 8.19%, 지난해 롯데주류가 처음처럼을 8.8% 올린 수준이었다. 지난 2월 위스키 업체인 디아지오코리아의 '딤플'도 인상폭이 4.9%에 불과했다.

특히 국순당은 상장기업인데도 소비자들에게 인상 사실을 사전 공지하지 않고, 이를 감추려고 해 빈축을 샀다.

국순당의 가격 인상으로 다른 막걸리 업체들도 가격을 올리려고 준비하고 있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막걸리 1위 브랜드인 서울장수막걸리 등 다른 브랜드들이 유통업계와 인상을 협의하고 있다"며 "내달부터는 막걸리 주요 제품 가격이 전반적으로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인상은 최근 막걸리 시장의 침체와 이에 따른 실적 감소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막걸리는 한 때 2011년 전국적으로 붐을 이루며 판매량이 정점을 찍었지만, 이후 급격하게 내리막길을 걸었다.

최대 수출국인 일본도 엔저와 소비자 취향 변화, 반한 감정이 복합적으로 얽히며 전체 탁주 수출액이 지난해 1886만 달러로 전년(3689만 달러)보다 48.9% 급감했다. 국내 가정용 막걸리 소비금액도 지난해 2750억원으로 전년(2835억 원)보다 3% 줄었다.

이런 여파는 국순당의 실적악화로 이어졌다. 올 1분기 국순당 매출은 216억8300만원으로 전년(266억3700만원)대비 18.6% 줄었다. 영업손실도 5억1900만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국순당은 검찰의 밀어내기 수사에 앞서 지난해 2월에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공정거래법 위반혐의로 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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