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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도 해외직구…알토란 같은 소비가 빠져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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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도 해외직구…알토란 같은 소비가 빠져나간다
  • 양수진 기자
  • 승인 2014.05.22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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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4월까지 세관을 통해 수입된 해외직구 물품은 4억7877만달러(496만건)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326만건, 3억772만달러에 비해 각각 52.1%, 55.5% 증가한 규모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해외직구 규모는 2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2010년 2억7423만달러에 불과했던 해외직구는 2011년 4억7227만달러, 2012년 7억720만달러 등 해마다 급증세를 거듭해 지난해에는 사상 처음으로 10억달러(약 1조원)를 돌파했다.

옷, 신발, 건강식품, 화장품, 가방 등 주로 잡화류 위주였던 해외직구 품목도 다양해지고 있다. 수입차가 대중화되면서 자동차 부품을 들여오는가 하면 최근에는 해외 중고자동차 매매사이트를 통해 자동차를 직수입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 미국의 한 중고차 경매사이트를 통해 벤츠 스마트포투를 9250달러에 해외직구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구매자는 관세, 부가세 등 213만원의 세금을 납부하는 등 차량 구매에 총 1250만원을 썼다. 이런 식으로 하면 구매 조건, 차종 등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개 국내보다 20% 이상 싸게 살 수 있다는 전언이다.

관세청 서울본부세관은 최근 자동차 해외직구를 문의하는 사례가 늘어나자 이날 ‘자동차 해외직구 안내 자료’를 배포하기도 했다.

해외직구가 점증하고 있는 이유는 소비자들이 인터넷 환경에 익숙해진 데다 국산 제품뿐만 아니라 수입품의 가격이 심하게 부풀려져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관세청이 지난달 9일 공개한 10개 공산품 수입가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 2월까지 3개월간 수입된 가격을 기준으로 해외 현지 가격에 비해 립스틱의 국내 판매 가격은 무려 9.2배에 달했고 와인은 4.8배, 등산화는 4.4배였다.

과도하게 높은 수입품 가격은 국내 유통업계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이것이 해외직구를 촉발한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가뜩이나 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알토란 같은 쇼핑수요가 해외로 빠져나가면 소비지표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

관세청 관계자는 “소수 수입업체에 의한 독점적 유통구조, 백화점 등의 후진적 유통관행이 사라지지 않는 한 직구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올 들어 통관절차 간소화, 병행수입 확대 등의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유통업체들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는 아직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강중구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직구 열풍을 국내 유통시장을 쇄신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서는 국내 시장의 경쟁과 투명성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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