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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의 알뜰폰 서비스, 소비자 만족 이끌어낼 수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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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의 알뜰폰 서비스, 소비자 만족 이끌어낼 수 있어야
  • 김도완 소비자기자
  • 승인 2021.03.23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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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의 알뜰폰 사업인 'Liiv M', 사업 재지정 앞두고 노조 반대 부딪혀
직원들의 실적 부담 덜기 위해 소비자들의 호응 이끌어낼 필요 있어

[소비라이프/김도완 소비자기자] 올해 4월, KB국민은행의 'Liiv M' 사업이 혁신금융서비스 연장을 앞두고 노조의 반대에 부딪혔다. 통신사업이 은행 고유업무 수행에 지장을 초래해 직원들의 업무 부담이 커졌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관건은 직원들이 실적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소비자들의 수요를 확보하는 것인데, 국민은행 측은 요금제 할인행사나 데이터 셰어링 서비스 등을 시작하면서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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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은 앞서 2019년부터 'Liiv M'이라는 이름으로 알뜰폰 사업을 진행해왔다. 'Liiv M'을 통해 소비자들이 은행에서도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혁신금융서비스 1호로 선정됐고, 사업 초반에는 금융업과 통신업이라는 서로 다른 산업의 경계를 허문 혁신 사례로 주목받기도 했다.

혁신금융서비스는 금융 당국이 심사를 통과한 금융사에 한해 혁신 서비스를 사업화할 수 있도록 규제를 한시적으로 유예해주는 제도를 가리킨다. 최초 선정된 금융사는 2년간 영업행위 등의 규제를 유예받을 수 있고, 이후 심사를 거쳐 서비스 연장이 승인되는 경우 추가로 2년을 유예받을 수 있다. 2019년 4월에 Liiv M 사업이 처음 시작됐고, 2년이 경과하기까지 이제 3개월여를 앞둔 가운데 국민은행은 Liiv M을 통해 금융과 통신 사업의 결합을 계속 이어가는 것이 은행과 고객 모두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한다고 판단하고 금융위에 서비스 연장 신청을 냈다. 업계 내에서는 대체로 국민은행의 Liiv M 서비스가 큰 무리 없이 사업 재지정을 받을 수 있다고 보지만 일각에서는 국민은행 노조의 강한 반대와 예상을 훨씬 밑도는 소비자 호응을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우선 국민은행 노조의 경우 알뜰폰 사업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은행 측에서 직원들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고 이 과정에서 은행 고유 업무 수행을 방해받는다고 주장한다. 금융당국이 당초 허가를 내줄 당시 부가조건으로 통신사업이 은행 고유 업무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아야 한다고 명시했지만 지난 2년간 은행 측이 이를 위반하면서 노사 간의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박홍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에 따르면 은행 측은 지점별로 판매 순위를 매기고 이를 핵심성과지표(KPI)에 반영하려 시도했다. 류제강 금융노조 국민은행지부 위원장도 지난 2년 동안 알뜰폰 사업은 직원들에 대한 실적 압박 외에는 남은 것이 없다며 Liiv M 사업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노조의 반발뿐만 아니라 성과지표 차원의 가입자 숫자도 은행 입장에서는 남겨진 해결과제다. KB국민은행이 처음 Liiv M 사업을 출범할 당시만 해도 100만 가입자 확보를 목표로 했지만, 실제 통계를 살펴보면 업계 추산 현재 Liiv M 가입자는 10만여 명 정도다. 목표 대비 10분의1 수준이다. Liiv M 사업 자체에 대한 소비자들의 호응이 예상을 훨씬 밑도는 수준이었고 은행 측에서 이를 메꾸기 위해 직원들에게 실적 압박을 가하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생각할 수 있다.

결국 국민은행 내부에서부터 소비자들이 만족할 만한 충분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쪽으로 사업 방향성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국민은행은 3월부터 데이터 셰어링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데이터 셰어링은 모회선 요금제에서 기본으로 제공되는 데이터를 셰어링 전용 추가 유심을 장착한 자회선에서 공유하고 함께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이다. 이용자 친화적 부가서비스를 통해 새로운 사용자를 늘리는 한편, 가족 데이서 서비스를 제공해 기존 고객의 이탈을 막겠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Liiv M은 앞선 2월 3일부터는 신규고객을 대상으로 1년 동안 요금을 할인해주는 행사를 진행해왔고, 2월 22일에는 경찰, 공무원, 교직원을 대상으로 신규 요금제를 출시하기도 했다. 올해 들어 민간인증서를 통해 휴대전화 개통이 가능하도록 정부가 허가한 것 역시 Liiv M에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소비자들이 이제 KB모바일인증서를 통해 더욱 간편하게 비대면으로 알뜰폰 휴대전화를 개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

'Liiv M'이 금융과 통신의 결합을 통해 소비자의 편리함을 제고하고 혁신적인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본래의 취지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역시 소비자의 호응을 끌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해 보인다. 과연 국민은행의 Liiv M 사업이 금융위로부터 사업 재지정을 받아 그간의 부진을 만회하고 다시금 소비자에게 다가갈 기회를 부여받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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