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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별 분리 안 된 직원 탈의실… 문제없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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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별 분리 안 된 직원 탈의실… 문제없는 건가요?
  • 권하진 소비자기자
  • 승인 2021.02.22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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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 매장 직원, 탈의실에서 동료 불법 촬영
반복되는 탈의실 불법촬영 사건… 제도 마련 시급
출처 : pixabay
출처 : pixabay

[소비라이프/권하진 소비자기자] 지난 19일 경남 창원의 한 맥도날드 매장에서 근무하던 25살 남성 직원이 1년 6개월간 직원 탈의실을 불법 촬영한 사실이 알려졌다. 혐의를 받는 남성 직원 A 씨는 공용 탈의실에 걸어 둔 자신의 옷에 휴대전화를 숨겨두고 동료 직원들의 모습을 불법으로 촬영했다. 우연히 휴대전화를 발견한 직원의 신고로 범행이 발각됐고, 경찰 조사 결과 A 씨의 휴대전화에서 101개의 불법 촬영물이 발견됐다.

맥도날드에서는 지난 2016년에도 유사한 사건이 발생했었다. 이후 맥도날드는 탈의실 내 불법 촬영 근절을 위해 정기적으로 탈의실을 점검하고 범죄예방 스티커를 부착하는 등의 노력을 했지만 또 다른 불법촬영 범죄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일각에서는 직원 탈의실의 성별 분리를 적극적으로 시도하지 않았던 맥도날드에도 책임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지난 2017년 부산의 한 대형마트에서는 성별 구분 없이 직원 30명이 휴식 및 옷을 갈아입는 공간에서 불법촬영 사건이 발생했다. 피의자는 도난 방지를 위해 캐비닛에 블랙박스를 설치하였다고 주장했지만, 당시 발견된 녹화 영상에는 직원 7명이 옷을 갈아입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당시 불법촬영을 신고한 직원들은 신고 후 마트를 그만뒀으며 피의자는 다른 매장으로 발령 났다.

전남 순천의 한 종합병원에서도 2019년 남녀공용 탈의실이었던 장소에서 불법촬영 사건이 발생했다. 피의자는 탈의실 내 성별 분리를 위해 배치한 책장에 구멍을 뚫어 직원들을 촬영했고 피해자는 모두 4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해당 병원은 피의자를 해고 조치하고 피해자들에게 심리치료 등의 조치를 취했지만, 피해자 중 한 명이 트라우마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 알려지며 안타까움을 샀다.

반복되는 공용 탈의실 불법촬영 사건으로 탈의실을 이용하는 근로자들은 매 순간 불안을 느끼고 있다. 유명 커피 체인점에서 1년간 근무한 대학생 B 씨는 “직원이나 아르바이트생을 위해 성별 분리된 탈의실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며 “베이커리 체인점, 타 커피 체인점에서 근무하는 지인들도 성별 분리된 직원 탈의실이 없어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입는다”고 말했다. 대형 할인마트에서 근무했던 C 씨는 “남녀공용 휴게공간 안에 문도 잠기지 않는 작은 창고가 공용 탈의실이었다”며 “대형마트의 탈의실도 이런 상황인데 작은 매장들은 어떨지 상상이 안 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현재까지 남녀공용 탈의실에 대해 법적인 규제가 불가능하며 기업과 매장들은 부족한 공간과 비용 문제로 인해 직원 탈의실의 성별 분리에 대해 소극적이다. 근로자들이 성별에 따라 다른 탈의실을 이용하며 안전하게 근무에 임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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