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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지역 특수 배송비, 합리적 산정 기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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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지역 특수 배송비, 합리적 산정 기준 필요하다
  • 이현정 소비자기자
  • 승인 2021.02.15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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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는 23만 9천 원, 배송비는 18만 원?
특수 배송비에 소비자 부담 커져

[소비라이프/이현정 소비자기자] 제주 지역 소비자들이 특수 배송비로 불편을 겪고 있다. 오랫동안 문제가 된 특수 배송비 산정 기준에 대해, 투명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출처: 청와대 국민청원
출처 : 청와대 국민청원

제주에 사는 고 씨는 최근 인터넷 쇼핑을 하다 경악을 금치 못했다. 방에 새로 들일 침대를 인터넷에서 찾아 결제하려는 순간, 14만 원의 추가 배송비 안내를 봤기 때문이다. 기본 배송비 4만 원에, 제주도에 부과되는 추가 배송비 14만 원까지 총 18만 원의 배송비를 내야 한다는 말에 고 씨는 침대 구매를 포기했다. 고 씨가 사려던 침대의 정가는 23만 9천 원이었다. 

고 씨는 “침대가 23만 9천 원인데, 배송비는 18만 원이니 살 엄두가 안 났다”며 “배송비가 저렴한 침대 하나꼴이라, 그냥 근처 가구점에서 사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고 씨는 “마음에 드는 제품을 고르고 골랐는데, 배송비 때문에 포기해야 해서 씁쓸하다”며 “섬 지역이라 추가 배송비가 붙는 건 이해하지만, 가끔은 그 가격이 너무 과하게 책정된 건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제주 등 도서 산간 특수 배송비(추가 배송비)는 제품 운송 과정에서 선박이나 항공을 이용한다는 이유로 택배 운송 시 별도 권역으로 구분해 추가 적용하는 비용이다. 제주특별자치도가 2020년 7~12월 실시한 특수 배송비 실태 조사에 따르면, 제주의 택배 평균비용은 2천528원으로 육지부(수도권,충청,경상,강원 등)의 택배 평균비용 417원에 비해 6배 이상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 제주녹색소비자연대에 따르면 특수 배송 액수는 적게는 1천 5백 원에서 많게는 2만 원까지 부과되며, 같은 품목이더라도 판매 업체에 따라 5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의 특수 배송비가 천차만별인 이유는 택배 요금 산정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김정숙 제주녹색소비자연대 대표는 “택배 업체와 판매 업체가 배송비를 자의적으로 결정하기에 특수 배송비가 다르게 산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 등 도서 산간지역 특수 배송비에 대한 합리적 기준과 관련 제도 마련을 위해 제주도와 제주녹색소비자연대는 국민 청원을 진행했다. 전국 도서 산간지역에 거주하는 소비자들이 부당하게 과도한 추가배송비를 지불하지 않도록, 그리고 소비자의 선택할 권리와 소비자주권이 실현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에서 특수 배송비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2020년 11월 27일부터 12월 27일까지 진행된 국민 청원은 약 1만 8천 명이 참여해, 답변 성립 요건인 20만 명 동의를 끌어내지 못했다. 그러나 제주도는 국민청원과 관계없이 소비자의 특수 배송비 부담을 경감하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회는 특수 배송비 산정 기준을 확립하기 위한 법률을 제정하고, 정부 역시 특수 배송비 현황을 검토해 논의하는 등 조속한 대책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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