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떠도는 부(富)] 노르만족의 놀이터가 된 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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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떠도는 부(富)] 노르만족의 놀이터가 된 유럽
  • 이강희 칼럼니스트
  • 승인 2021.02.08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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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만족은 약탈로 중세 유럽의 부(富)를 장악
노르만족의 이동은 역사의 흐름까지 바꾸어놓는 계기

[소비라이프/이강희 칼럼니스트] 역사를 다루는 외국 영화나 드라마에서 뿔이 달린 투구를 쓰고 다니는 바이킹족을 한 번쯤은 본 적이 있을 거다. 바이킹족이라고 불렸던 이들의 원래 이름은 노르만족이다. 그들은 배를 타고 다니며 뭍에 올라 곳곳에서 약탈을 일삼은 해적이었다. 게르만족의 일파인 노르만족은 한때 약탈로 중세 유럽의 부(富)를 장악했었다. 이들의 약탈은 너무도 무자비해서 유럽을 공포에 떨게 했다. 이들은 지중해로 진출해 시칠리아섬을 정복하고 세력을 키워 동로마제국을 위협할 정도로 강력한 전투력을 가졌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들은 노르웨이와 스웨덴이 자리한 스칸디나비아반도와 덴마크가 있는 유틀란트반도를 중심으로 부족을 이루며 거주하고 있었다. 부족 간의 크고 작은 세력다툼이 줄어들어 생활이 안정되어가면서 인구가 지속해서 증가했다. 늘어난 인구를 감당하기에는 식량과 토지가 부족했고 이를 소유하기 위한 부족민 간의 갈등이 잦아졌다. 족장은 이런 불만을 잠재우고 대안을 찾기 위해 배를 타고 주변의 다른 부족이나 나라로 곳곳으로 이동해서 약탈을 시작했다. 약탈은 예나 지금이나 물리적으로 힘이 있는 자나 세력이 부를 이루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었다.
 
이렇게 시작된 약탈은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더 나은 삶을 위해 좋은 환경을 찾아 떠나는 민족의 이동을 만들어냈다. 바다를 통해 이동한 노르만족은 먼저 프랑크로 향했다. 당시에는 프랑크제국이 동서로 분열되어 있었다. 서프랑크의 북부해안은 이들의 약탈에 피해를 입었다. 

더 큰 부를 얻기 위해 무자비했던 노르만족은 파리까지 이동했다. 당시 서프랑크를 지배하고 있던 샤를 3세는 이들을 달래고자 더 이상의 침략과 약탈을 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파리에서 먼 봉토를 하사했다. 그들이 하사받은 봉토는 노르만족이 살게 되면서 노르망디라고 불렸다. 

노르망디를 거점으로 부(富)와 힘을 키우던 노르만족은 그동안 키운 세력을 이끌고 잉글랜드를 침략한다. 단순한 약탈이 아닌 잉글랜드 전체를 정복하면서 새로운 왕조를 열게 되는데 역사에서는 이들을 노르만왕조라고 한다. 

노르만족의 또 다른 세력은 지중해로 진출한다. 로마제국이 멸망한 이후 공백이 발생한 지중해는 이슬람교를 믿는 세력에게 지배당하고 있었다. 무자비했던 노르만족의 전투력은 이곳에서도 거칠 것이 없었다. 시칠리아와 지금의 나폴리지역을 점령하고 남부 이탈리아의 패권을 장악한 시칠리아 왕국을 세운다. 로마의 정통성을 이어가고 있던 비잔틴이 그들의 힘을 두려워할 정도로 강력했다. 
 
바다로 이동한 노르만족이 남쪽으로 진출한 것과 달리 볼가강과 드네프르강으로 이동한 노르만족은 유럽의 내륙으로 이동해 지금의 러시아지역으로 진출했다. 모든 것을 힘으로 장악했던 바다의 노르만족과는 달리 내륙으로 이동한 노르만족은 이 지역에서 정착해 살던 슬라브족과의 협력을 택했다. 그리고 이들과 힘을 모아 러시아의 기원이 된 노브고로드 공국과 러시아의 어머니로 불리는 키예프 공국을 세웠다. 노르만족과 슬라브족이 동화되면서 세력을 키운 이들은 동쪽으로 이동해 키예프의 영향을 받은 블라디미르 공국과 모스크바 공국을 세운다. 우랄산맥으로 더 이상의 이동이 힘들어지자 남쪽으로 이동해 흑해와 카스피해까지 세력을 넓혔다. 
 
슬라브족에서는 서쪽에서 온 노르만족을 루시(Russi)라고 불렀다. 이런 별칭은 나중에 나라의 이름으로 이어져서 벨라루스(Belarus)와 러시아(Russia)의 국호로까지 이어진다. 루시와의 동화가 싫었던 일부 슬라브족은 서쪽으로 이동해 폴란드라는 나라를 만들게 된다. 노르만족의 이동은 당시의 부가 노르만족에게 집중되는 것 외에도 역사의 흐름까지 바꾸어놓는 계기였다.

이강희 칼럼니스트
이강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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