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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코로나19 속 거리는 한산, 심리 상담 센터는 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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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코로나19 속 거리는 한산, 심리 상담 센터는 북적
  • 이나현 기자
  • 승인 2021.02.05 14: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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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블루·레드·블랙... 정부 의료 복지 서비스 차원으로 국민 심리 상담 적극 지원 나서
내담자 끊이지 않는 심리 상담 센터... 주말에는 상담 수요 더 많아
직접제작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의 코로나19 국민정신건강 실태조사 재가공 / 제공 : 이나현 기자

[소비라이프/이나현 기자]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우울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대면 모임이 줄고 외출에 규제가 생기면서 생긴 마음의 답답함과 외로움이 우울감으로 연결되고 있다. 우울함 넘어 분노를 느끼는 ‘코로나 레드’, 절망감을 느끼는 ‘코로나 블랙’ 등 각종 신조어까지 나왔을 정도이다.

지난해 10월 한국 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는 ‘코로나19 국민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 코로나19로 인해 우울, 자살사고, 불안과 두려움 등이 증가했다며 경제적 지원뿐만 아니라 정신건강 관련 서비스 제공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한국 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가 4차례에 걸쳐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한 결과 우울 위험군에 속하는 응답자는 3월 17.5%, 5월 18.6%, 9월 22.1%, 12월 20.0%로 나타났다. 또 그 중 절반 이상의 응답자는 자살까지 생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살생각률은 3월 9.7%, 5월 10.1%, 9월 13.8%, 12월 13.4%였다.

광주광역시정신건강복지센터는 지난해 해당 센터에서 진행한 코로나19 관련 정신건강 위기 상담 건수는 전년보다 2배 가까이 증가한 1만 9,257건에 달했다고 밝혔다. 월별로는 1월 919건, 2월 1,110건, 3월 1,431건, 4월 1,512건, 5월 1,641건, 6월 1,598건, 7월 1,816건, 8월 1,941건, 9월 1,853건, 10월 1,921건, 11월 1,921건, 12월 1,594건이었다. 코로나19 발발 이후 심리 상담 수요가 크게 늘었음을 보여주는 지표이다.

이에 정부는 의료 복지 서비스 차원에서 국민들의 심리 상담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보건복지부는 관계부처 및 시도 협의체와 코로나19로 인한 우울 대응 방안을 논의해 찾아가는 심리 지원 서비스를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센터가 확진·격리자의 연락처를 받아 먼저 연락을 주는 시스템이다. 전문가 상담이 필요한 고위험군 대상자의 심층 상담 이용 절차도 간소화했다.

서울 중구 생활치료센터는 지난달 8일부터 코로나19 무증상 및 경증 확진 판정을 받아 입소한 구민들에게 심리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확진자라는 낙인과 격리생활로 인한 스트레스 관리를 돕기 위해 심리상담, 정신건강 자가검진, 심리대처방법 등을 제공한다. 퇴소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상담받을 수 있다.

민간 심리 상담 센터도 때아닌 호황을 맞았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내담자가 줄어 잠시 경영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상담문의가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 프랜차이즈형 심리 상담 센터의 관계자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며 길거리 유동인구는 크게 줄어든 가운데 심리 상담 센터를 찾는 방문객은 끊이지 않았다. 코로나19로 내담자 수가 감소하지는 않았냐는 질문에 관계자는 “감염을 우려해 상담을 미루거나 취소하는 경우가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하루 평균 신규 예약자가 2~3명은 있었다”고 답했다. 성인의 경우 상담 신청 계기가 우울감 때문인 경우가 많다며 코로나19가 매출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덧붙여 재등록 비율은 60~70% 정도라고 전했다.

상담 자료에 따르면 내담자는 주말에 몰리는 경향이 있었다. 대략적인 평일 내담자 수는 30명, 주말은 50명 수준이었다. 강남 본점의 경우 일요일 하루에만 60명이 방문하기도 했다. 그중 8명은 초기 내담자였다.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들이 임직원 복지 차원으로 상담을 문의하는 경우가 점점 늘고 있다"며 "내담자 증가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직접제작)
프랜차이즈형 민간 심리 상담 센터의 지점수 추이 / 제공 : 이나현 기자

해당 업체는 지점을 확대해 늘어난 수요에 발맞춘다는 방침이다. 현재 총 55개 지점을 운영 중이며 5개 지점이 오픈 예정에 있다. 관계자는 “TV예능프로그램에서 연예인이 심리 상담 받는 모습이 방송되며 상담 수요가 크게 늘었다”라며 “여기저기서 가맹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심리 상담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면서 내담자 연령층이 영유아부터 중장년층까지 다양해졌다. 아이들의 발달 상태를 체크하고 양육적인 부분에서 조언을 받으려고 부모님이 신청해서 방문하는 경우도 많다. 개인상담, 부부상담, 가족상담, 커플상담 등도 활발히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누적 상담 건수는 360만 건을 넘어섰다.

상담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어떤 경우냐는 질문에는 “거의 모든 일상 활동에서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고 식욕부진, 불면증, 집중력 감소 등의 증상이 우울증의 신호”라고 답했다. 관계자는 “정신과 진료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고객들이 대안으로 심리 상담 센터를 찾는 경우도 많다. 어려워하지 말고 방문해도 된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우울감을 느끼고 있음에도 정신 질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떨치지 못해 치료를 차일피일 미루는 경우가 많다. 우울감은 누구나 쉽게 찾아오는 만큼 상담 치료만으로도 쉽게 개선될 수 있다. 심리적 고통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주변 복지센터나 심리 상담 센터를 방문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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