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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시 성장의 그늘, 증권사 접속 장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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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시 성장의 그늘, 증권사 접속 장애
  • 김용운 소비자기자
  • 승인 2021.01.27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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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권시장의 성장과 더불어 접속 규모 폭증
증시가 성장한 만큼 이용자들의 투자 환경도 개선돼야
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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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라이프/김용운 소비자기자] 작년 한국 증권 시장은 유례없는 성장을 맞았지만, 접속 장애로 이용자들의 불만이 누적되고 있다.

2020년은 한국 증권 시장에 한 획을 그은 해였다. 증권 시장이 크게 성장하면서 그동안 위험하다고만 여겼던 주식 투자에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졌기 때문이다. 거래량과 거래대금도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국거래소(KRX)의 주요통계 추이에 따르면, 2019년 KOSPI 일평균 거래량은 약 4억 7천만 주, 일평균 거래대금은 4조 9천만 원에 불과했지만, 2020년은 각각 약 8억 9천만 주, 거래대금은 약 12조 원에 달했다. KOSDAQ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2019년 KOSDAQ 일평균 거래량은 약 8억 2천만 주, 거래대금은 약 4조 3천억 원에 불과했지만, 2020년에는 각각 약 16억 3천만 주, 약 10조 8억 원에 달했다. 1년 만에 약 2배 이상 성장한 셈이다.

일반 투자자들이 주식 투자에 쉽게 접근할 수 있었던 주요 요인 중 하나는 MTS의 활성화다. MTS는 Mobile Trading System의 약어로 스마트폰 등 모바일 스마트기기를 활용해 주식 투자를 하는 방식이다. 집이나 사무실에서 컴퓨터를 활용하는 방식은 Home Trading System, 줄여서 HTS라고 한다. 현실적으로 전업투자자가 아닌 일반투자자가 HTS를 활용하기는 어렵다. 매매시간이 업무시간과 겹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마트기기의 보급과 무선 통신망의 발달로 실시간으로 자료를 조회할 수 있게 되면서 MTS 이용이 활성화됐고 주식 투자 접근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한 가지 문제점이 있다면, 주식투자의 활황과 더불어 전체적인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접속 장애 사례도 늘어났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의 금융민원 동향에 따르면 내부통제/전산 관련 증권회사 민원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8년도 증권회사 민원건수는 2,249건을 기록했으며 내부통제/전산 항목은 약 19.3%에 해당하는 433건을 기록했다. 2019년도에는 총 2,749건 중 약 25.6%에 해당하는 705건을 기록했다. 그리고 작년 12월에 발간된 2020년도 1~3분기 민원동향에 따르면 총 3,659건 중 약 22.3%에 해당하는 815건을 기록했다. 매년 꾸준히 늘어나고 있을 뿐만 아니라, 2020년 자료에는 4분기 자료가 반영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전년도보다 많은 민원 건수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커뮤니티에서도 접속 장애에 대한 불만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HTS보다 MTS에서 이런 문제가 자주 발생하며 접속 지연 때문에 호가창을 조회하지 못하거나, 심한 경우 서비스 자체가 먹통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시간 서비스 이용이 어려운 경우 짧은 시간에 시세차익을 노리는 단타 투자자들에게 불리할 수 있다. 몇 분 사이에도 주가는 얼마든지 요동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스템 문제로 손해를 봐도 개인 투자자가 증명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보상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드문 점도 문제로 손꼽히고 있다.

작년 한국 증권시장은 개인 투자자 덕분에 크게 성장했다. 개인 투자자가 주식 시장에 대거 참가하면서 엄청난 유동성을 공급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의 투자 환경이 증권시장이 성장한 만큼 좋아졌는지는 의문이다. 늘어난 접속 규모를 감당하기 위해선 서버 규모가 증설돼야 하므로 증권사의 자발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증권사별 민원 접수 현황과 처리 결과를 평가지표로 활용하고 공시한다면, 증권사가 자발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 소비자가 증권사의 장단점을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기초자료 역할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소액 투자자라도 본인이 투자하고 싶은 회사와 주가에 대한 정보를 오류 없이 조회할 권리가 있다. 접속 장애 문제가 조속히 해결되기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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