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떠도는 부(富)] 교황이 올린 권위로 돈을 번 교회
상태바
[지구를 떠도는 부(富)] 교황이 올린 권위로 돈을 번 교회
  • 이강희 칼럼니스트
  • 승인 2021.01.18 11: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면죄부는 교회가 돈을 버는 가장 획기적인 수단
독점적 지위를 얻어 굉장히 세속적인 부(富)를 쌓아 올려...

[소비라이프/이강희 칼럼니스트] 로마제국이 동서로 갈라진 뒤 정치적 안정을 찾아가던 동로마와 달리 정치적 혼란기를 겪던 서로마는 귀족들의 권력다툼으로 세력이 약해지면서 결국 멸망의 길에 접어들었다. 이후 로마와 동맹 관계였던 게르만족은 로마의 세력권이었던 북아프리카와 갈리아, 브리타니아, 히스파니아, 게르마니아 등지에 새로운 나라를 세우고 세력을 키워갔다. 로마가 남긴 모든 것을 기반으로 세력을 키워가다 보니 로마의 영향은 절대적이었다. 특히 교회의 영향력이 컸다. 
 
서로마가 떠난 자리를 대체할 공인된 세력이 없다 보니 서유럽은 게르만족의 여러 부족이 나라를 세워 자웅을 겨루었다. 이 중에서 프랑크족이 가장 용맹을 떨쳤다. 그러면서 지금의 프랑스와 동으로는 라인강 일대, 남으로는 이탈리아 중부까지 영향력을 끼치게 된다. 이러한 프랑크왕국의 절정기를 만들어낸 인물이 바로 카롤루스 마뉴스, 카를대제, 샤를마뉴 등의 이름으로 불리는 카롤루스 대제다. 카롤루스는 국가의 정체성을 통일하기 위해 가톨릭을 국교로 정하고 자방행정을 교회가 주관하도록 했다. 교회가 사실상의 국가행정까지 맡게 된 것이다.
 
형식적으로 로마제국의 유일한 정통성을 갖추고 있던 동로마의 황제는 서로마의 교황에게 꾸준히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다. 거리가 멀었음에도 교황은 동로마의 간섭을 받는 것이 상당히 불편했다. 마침 교황청의 문제로 교황은 로마에서 쫓겨나 프랑크 제국의 카롤루스 대제에게 안전을 의탁하게 된다. 평소 가톨릭을 신봉하던 카롤루스 왕은 교황을 돕기 위한 군사를 일으킬 준비를 했다. 시간이 지나 카롤루스 대왕의 군대는 로마에 진입해 교황을 반대하는 세력을 꺾고 교황의 지위를 회복시켜준다. 고마움을 느낀 교황은 더 이상의 망설임 없이 서로마제국의 황제가 썼던 왕관을 머리에 씌워주며 ‘새로운 로마의 황제’라는 칭호를 함께 사용했다. 
 
신성로마제국은 이렇게 시작되었지만, 교황이 왕과 황제를 위한 대관식을 치러주고 교황의 인정받는 식의 흐름이 시작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관계가 성립되면서 교황은 왕들의 권한 위에 있게 되고 서유럽을 쥐고 흔들게 되었다. 왕들보다 우월한 관계가 형성되면서 교황은 동로마 황제의 명령을 거부하거나 묵살하는 경우가 많아졌고 동로마가 이슬람 세력의 공격으로 세력이 약해지면서 서로마 교황까지 신경 쓸 수 없게 되자 통제력까지 점점 약해져 갔다. 
 
이런 과정들을 거치면서 서로마에서의 교황의 지위는 왕보다 우선이었다. 모든 국가가 교황의 권위에 도전하지 못했고 감히 도전했다가 ‘카노사의 굴욕’ 같은 일을 당하게 되었다. 이런 모습은 초기에는 금욕적인 모습과 건전한 풍토로 이어졌으나 교회가 행정까지 참여하면서 각종 이권에 참여하게 된다. 예를 들면 당시에 유럽에서 음료로 만들어 마시는 맥주에 넣던 ‘그루이트’에 대한 독점판매권을 교회에서 가지고 있었고 교회에서 판매하는 그루이트 외에 다른 것을 넣으면 벌금을 내거나 형벌을 받아야 했다. 이런 식으로 이권이 생기다 보니 성직은 돈을 버는 자리였다. 그리고 성직을 돈으로 사고팔았다. 성직을 얻은 사람은 들인 돈보다 더 많은 돈을 벌고자 더 많은 이권에 개입하게 되었고 이권에 대한 독점은 당연했다. 
 
이런 형태는 결국 신만이 내릴 수 있는 사면권을 인간인 성직자들이 내리는 상황까지만 들어냈다. 이렇게 시작된 면죄부는 교회가 돈을 버는 가장 획기적인 수단이었다. 각 지역의 주교와 추기경들은 자신들의 성직을 도구로 삼아 많은 분야에서 독점적 지위를 얻어 굉장히 세속적인 부(富)를 쌓아 올리게 된다. 
 
결국, 교회의 방탕함과 세속적인 모습에 종교인들이 나선다. 비텐베르크 대학교회의 정문에 95개조의 반박문을 내붙인 루터를 시작으로 종교개혁운동은 온 유럽으로 퍼져나가 전쟁으로까지 이어져 유럽을 폐허로 만든다.

이강희 칼럼니스트
이강희 칼럼니스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