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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응의 LOVE LETTER] 움직임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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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응의 LOVE LETTER] 움직임의 힘
  • 김정응 『김정응 퍼스널 브랜딩 연구소』 대표/작가
  • 승인 2021.01.13 1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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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근원은 움직임이다. 그래서 그 안에는 부동성이 들어설 자리가 없다. 존재가 움직일 수 없다면 무(無)로 돌아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여정은 절대 멈추지 않는다…….”

[소비라이프/김정응 퍼스널 브랜딩 연구소 대표] 기록적인 추위와 폭설 때문에 어려움은 없으셨는지요? 지난 일요일 저녁에 원주에서 직장을 다니는 딸아이가 다급하게 SOS 요청을 해 왔습니다. 보일러가 작동되지 않고 수도 계량기도 얼어서 물도 나오지 않기에 시베리아 유배지와 다름없다고 울먹였습니다. 관리사무실에 신고하고 나서 왠지 서러웠던 모양입니다. 

다음 날 아침 아내와 함께 만사를 제쳐놓고 달려갔습니다. 기사님 두 분이 긴급 출동해서 수리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열심히 작업하는 그분들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자니 존경스러운 마음이 들더군요. 평생 화이트칼라 생활을 해오고 있는데 수도관 동파 앞에서 무력할 수밖에 없는 제 모습과는 달리 그분들의 실용적인 전문성이 빛나 보였기 때문입니다. 

두 시간 정도의 시간이 지나자 문제가 말끔히 해결되었습니다. 자신들은 한파 특수 경기를 맞고 있는 중이라며 통 크게 몇만 원 할인도 해주더군요. 감사의 표시로 재발을 방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예의상 물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이런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물이 흐르게 수도를 조금 틀어 놓으세요. 부지런한 물방아는 얼 새도 없다는 말도 있잖아요.” 그런데 그것이 전부가 아니었습니다. 씩 웃으며 인생도 마찬가지 아닌가요? 라며 되물었습니다. 스승은 세상에 많다는 말을 실감했습니다. 서울로 올라오는 길에 그 기사 아저씨가 강조한 ‘흐름 즉 움직임의 힘’이라는 말이 계속 머릿속에서 맴돌았습니다. 

어느 모임에서 독특한 첫인사말이 오고 갔습니다. 

A: “‘돈(錢)맥경화’가 문제입니다. 돈이 잘 순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B: “대신에 ‘글(書)맥순환’은 잘되고 있는 것 같은데요.” 

동맥경화, 혈액순환 등 건강 관련 의학용어를 아재 개그 식으로 활용한 것입니다. 글을 쓰는 사람이 돈벌이가 좋지 않다고 말하자 그래도 문장력이 점점 좋아지니 다행 아니냐며 재치 있게 대응한 것입니다. 그들은 함께 뭔가 통하는 것을 느꼈다며 막걸리 한잔을 부딪치며 한마디씩 했습니다. “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 “돈이든 혈액이든 움직여야 돈다. 운동과 공부가 움직임이다.”

세계 3대 여행 작가라고 평가받고 있는 세스 노터봄은 이런 구절을 남겼습니다. “존재의 근원은 움직임이다. 그래서 그 안에는 부동성이 들어설 자리가 없다. 존재가 움직일 수 없다면 무(無)로 돌아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여정은 절대 멈추지 않는다…….” 흐르는 물은 썩지 않는다는 유수불부(流水不腐)라는 말에서 수 대신 삶을 대신하면 더 의미가 있어 보일 것입니다. 노터봄은 여행이 하나의 중요한 방법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한 것인데 그래야 우리 인생도 썩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죠.   

새해가 시작된 지 보름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많은 사람이 작심삼일(作心三日)의 고질병을 호소하더군요. 그 점에서 자유롭지 못한 제가 특효약을 지니고 있을 리 없지만 물 같은 흐름 즉 ‘움직임’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움직임은 작심삼일의 고비를 넘게 해주기도 하지만 변화를 야기하는 힘으로까지 작용하니까요. 당신은 지금 운동이든 공부든 여행이든 움직이고 있는 중인지요? 네? 코로나 때문에 하지 못하고 있다고요?

김정응 『김정응 퍼스널 브랜딩 연구소』 대표/작가

저서 <당신은 특별합니다> <북두칠성 브랜딩> <편지, 쓰고 볼 일입니다> <이젠 휘둘리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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