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사와 온라인 유통사, 대형마트 등 손잡이 설치 확대
[소비라이프/한지혜 소비자기자] 노동자들의 작업환경 개선을 위해 ‘상자 손잡이’ 설치를 늘리고 있다. 유통·물류 현장 전반에 확산해 여러 노동자의 고충이 개선되기를 기대한다.
고용노동부는 27일 국내 주요 유통·제조·택배업체 등과의 협의를 통해 노동자들을 위한 상자 손잡이 설치를 늘린다고 밝혔다. 노동자가 무거운 상자를 운반할 때 어깨·허리·팔목 등 부담을 완화하도록 한 조처다. 손잡이가 없는 기존 상자는 허리를 많이 숙이고 바닥에 손을 넣어 들어야 해서 허리에 많은 부담을 주고 나르는 중 떨어뜨릴 위험도 크다. 그동안 노동계에서는 무거운 상자 운반작업이 노동자의 어깨, 허리, 손 등 근골격계질환을 유발한다고 지적하며 예방을 위해 상자 손잡이 설치를 요구해왔다. 이에 노동부는 올해 초부터 주요 대형마트 및 제조업체에 개선을 요청했다.
주요 대형마트들은 제품 분류, 적재, 진열 등의 작업을 하는 노동자를 위해 일부 자체 상품(PB 상품)에 대해서는 손잡이를 낸 상자를 운영하고 있다.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주요 대형 유통업체에서 자체상품(PB상품)의 손잡이 설치율이 기존 평균 9%에서 이달 기준 20.6%로 늘었다. 내년에는 평균 82.9%까지 높이며, 자체상품이 아닌 상품에도 손잡이 설치를 확대하기로 했다. LG생활건강, CJ제일제당, 동원F&B, 대상 등 주요 제조업체는 내년 설 선물세트 중 가능한 종류에 손잡이를 설치하고, 내년에는 일반제품의 손잡이 설치율을 기존 1.6%에서 7.8%로 늘리기로 했다.
내년에 CJ대한통운, 롯데글로벌로지스, 한진택배, 로젠택배 등 주요 택배사들은 67만 개의 택배 상자에 손잡이를 만들기로 했다. 쿠팡, SSG, 마켓컬리 등 온라인 유통사들도 내년에 상자 47만 5천 개에 손잡이를 설치하기로 했다. 냉동식품처럼 구멍을 내서 손잡이를 만들기 어려운 제품의 상자에는 별도의 끈을 다는 등의 대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손잡이는 5㎏ 이상의 무거운 상자 양쪽 옆면에 구멍을 내 손을 집어넣을 수 있게 설치한 것이다. 상자에 손잡이를 만들면 감싸 쥐기가 가능해서 중량물 하중의 10% 이상을 줄일 수 있다. 무거운 상자는 들기가 어렵고 장갑을 끼고 옮기면 미끄러지기도 해 작업에 어려움을 줬다. 상자 손잡이는 들기 쉽고 옮기기 편해져 노동의 수고를 조금은 덜어 줄 것으로 보인다.
노동부는 상자 손잡이가 노동자들의 작업환경 개선에 적합하게 만들어지도록 산업안전보건공단과 함께 '상자 손잡이 가이드'를 마련했다. 가이드 기준에 맞는 손잡이가 설치된 상자에는 '착한 손잡이' 표시를 부착할 수 있게 했다. 내년에도 대형 유통업체 등의 상자 손잡이 설치 등의 이행상황을 점검하고 무거운 중량물을 많이 취급하는 건설업 등 다른 업종에서도 개선이 확산하도록 협의와 사업장 지도·점검을 해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