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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티브 ETF가 뜬다... 시장에 미칠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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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티브 ETF가 뜬다... 시장에 미칠 영향은?
  • 김혜민 소비자기자
  • 승인 2020.12.30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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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사 재량에 따라 수익률 달라
24일 국내 세 번째 액티브 ETF 출시
출처 :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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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라이프/김혜민 소비자기자] 최근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일평균 ETF 거래대금은 4조 1,719억 원으로 작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했으며,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ETF 거래대금은 907조 8,076억 원으로 작년 328조 원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났다.

ETF란, 기초지수의 성과를 추적하는 것이 목표인 인덱스펀드로, 거래소에 상장돼 있어서 개별주식과 마찬가지로 기존의 주식계좌를 통해 거래를 할 수 있다. ETF는 1좌를 거래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금액만으로 분산투자 효과를 누릴 수 있어 효율적인 투자수단이며, 펀드보다 운용보수가 낮고 주식에 적용되는 거래세도 붙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급성장하고 있는 ETF 시장에서 눈에 띄는 특징은 상품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코스피200 등 시장 전체를 대표하는 기초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이 대부분이었다면 최근에는 바이오 신재생에너지, 언택트 등 신산업 특정 테마에 투자하는 상품이 각광받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산업의 변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나타난 결과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은 코로나19로 인한 폭락장 당시 증시 변동성을 추종하는 레버리지, 인버스 파생형 상품과 삼성전자 등 대형 ETF를 선호했는데, 이후 반등장에서는 바이오, 헬스케어, 배터리, 코스닥 ETF를 중심으로 매수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중에서도 특히 액티브 주식형 ETF가 주목받고 있다. 액티브 ETF란 자산의 일정 비율은 기초자산 지수를 따르며 나머지 일정 비율은 자유롭게 주식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일반 펀드와 지수형 ETF의 중간 형태로, 펀드매니저의 운용 능력에 따라 수익률이 크게 달라질 수 있어 초과수익을 내기 위해 만들어진 상품이다. 2020년 7월 한국거래소가 유가증권시장 상장 규정에서 액티브 ETF는 채권형에 한해서만 상장할 수 있도록 한 문구를 삭제하면서부터 주식형 상품을 내놓을 수 있게 됐다.

올해 9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KODEX 혁신기술테마액티브와 삼성자산운용의 TIGER AI코리아그로스액티브 상품이 처음으로 상장됐으며, 지난 24일 삼성자산운용의 KODEX K-이노베이션액티브 ETF가 국내 세 번째 주식형 ETF로 상장됐다. 이번 ETF는 국내 혁신성장 기업을 테마로 투자하며 에프앤가이드 K-이노베이션 지수를 비교지수로 설정했다. 지수 구성 종목 중 우선 투자 70% 그리고 이를 제외한 30%는 펀드매니저의 재량에 맡긴다.

액티브 ETF는 시장 효율성을 높이는 데도 큰 역할을 한다. 액티브 ETF의 종목 선정에는 미래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이 함께 반영되어있기 때문이다. 펀드매니저가 저평가된 종목을 골라담고 이후 그 종목의 평가가 높아져 적정가치에 이르게 되는 효과를 줄 수 있다. 즉 펀드매니저는 저평가된 종목을 제값에 사서 재평가받게 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기존 지수형 ETF가 늘어났을 때는 시가총액이 높은 상위 종목들이 많이 오르곤 했다. 지수형 ETF의 경우 가치판단 없이 시가총액 순서와 같은 비율로 매수했기 때문에 지수 상단만 올라가는 역효과가 있었다. 이런 경우 지수 상단에 담겨있는 종목이면 기계적으로 매수하다 보니 해당 종목이 거품인 경우 급락했을 때 큰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위험이 있었다. 이러한 면에서 액티브 ETF는 시장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ETF는 일반 펀드보다 수수료가 저렴하다는 장점을 지닌다. 액티브 ETF의 경우 기존 지수형 ETF보다는 수수료가 조금 높지만 마찬가지로 일반 펀드보다는 저렴하다.

반면 액티브 ETF는 펀드매니저의 개별 성향에 따라 종목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단점 또한 있다. 시장 상황이 급격하게 변동할 때 펀드매니저가 운용 전략을 급변경하면 시장에서는 순자산가치 추정에 어려움이 있어 차익거래 수행 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또한 자산구성내역 공개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기존의 ETF는 지수가 담고 있는 종목에 그대로 투자하기 때문에 매일 내역을 공시해도 상관없지만, 펀드매니저가 직접 운용하는 액티브 ETF는 매니저의 운용 노하우가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자산구성내역 공개가 부담으로 작용한다.

한편으로는 액티브 ETF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관련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거래소 규정에 따르면 국내 출시 주식형 ETF는 비교지수와 상관계수를 0.7 이상으로 유지해야만 한다. 즉 종목 중 30% 미만에 한해서만 매니저의 재량이 허용된다. 기존 패시브 ETF가 기초지수와 상관계수를 0.9로 유지해야 하는 것과 비교하면 다소 부담을 줄여준 것이지만 그 차이가 크지 않다는 주장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지수형 ETF보다는 자율성이 있으나 상관계수 0.7은 여전히 높다"며 "결국 투자금 대부분은 비교지수에 포함되는 대표 종목에 배분하게 돼 차별화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관련 업계 연구원은 "ETF는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이 함께 포함되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데다, 펀드와 주식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다"며 "보수는 낮으면서 분산투자가 가능해 향후에도 ETF 시장은 더욱 관심을 받게 될 것"이라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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