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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이미지 깎아 먹는 블레임룩··· 의류 브랜드 당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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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이미지 깎아 먹는 블레임룩··· 의류 브랜드 당혹
  • 강도연 소비자기자
  • 승인 2020.12.21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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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에 ‘△△△ 옷’ 꼬리표 붙어
불똥 튄 기업들 재빠른 선 긋기
출처 :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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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라이프/강도연 소비자기자] 최근 아동성범죄자 출소가 큰 논란이 되면서 출소 당시 입은 패딩도 주목을 받았다. 이런 현상을 ‘블레임룩(Blame Look)’이라고 한다.

‘블레임룩’은 사회적으로 비난 받는 대상이나 물의를 일으킨 사람이 입은 옷 또는 착용한 아이템이 대중의 주목을 받는 상황을 의미하는 신조어다. 국민의 공분을 산 가해자들의 옷이 화제가 되면서 소비자들이 가진 브랜드 이미지가 변하고, 주 소비층에서도 소비를 피하는 부정적 효과가 일어나 문제가 되고 있다.

의도치 않게 블레임룩으로 주목받는 브랜드들은 브랜드 가치가 훼손될 것을 우려해 즉각적인 대처를 하고 있다. 이번 논란으로 A 브랜드는 유감과 당혹스러움을 내비치면서 기사 작성 시 로고 크롭이나 모자이크를 당부했다. 지난 3월에는 N번방 운영자가 포토라인에 서면서 입은 로고 티셔츠가 주목을 받으면서 10대를 주 소비층으로 두고 있는 B 브랜드도 로고 모자이크를 부탁했다. 

실제로 국정농단 당시 한 브랜드는 블레임룩으로 타격을 입었다. 최순실 씨가 신었던 신발 브랜드가 알려지자 사람들의 큰 관심을 받으면서 당일 실시간 검색어에서 가장 많은 검색량을 달성했지만, 일부 백화점에서는 매출이 줄어든 것이다.

반대로 블레임룩으로 판매가 늘어나기도 한다. 1999년 탈옥수 신창원이 검거되면서 입었던 무지개색 티셔츠는 이탈리아 브랜드의 모조품이었지만, 젊은 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면서 판매량이 급증했다. 또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립밤 바르는 모습이 화제가 되면서 한국에서 인지도가 없었던 립밤 브랜드가 급상승하기도 했다. SNS에서는 ‘이재용 립밤’이라는 별칭이 생겼고, 홍보 문구로 사용되면서 한동안 인기를 끌었었다. B 브랜드는 우려와 달리 당일 주가가 전날보다 23%(4,650원) 오르기도 했다.

블레임룩 이슈로 브랜드 노출이 많아지면서 단기적으로 매출이 오를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 옷’으로 꾸준히 회자하면서 브랜드 가치가 훼손되기 때문에 브랜드들은 반기지 않고 있다.

이번 패딩 논란 역시 소비자들의 브랜드 이미지에 영향을 미쳤다. 한 지역 카페 댓글에서는 ”이번에 저기에서 패딩 샀는데 카키색 아니라서 다행이다“, ”이번 겨울에 산 사람들은 신경 쓰이겠다“, ”저기 브랜드에서 옷 사려고 했는데 고민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네이버 지식인에는 같은 브랜드 패딩을 입기가 눈치 보인다며 입어도 되는지 물어보는 질문 글이 여러 개 올라오기도 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브랜드는 죄가 없고, 지금은 옷을 걱정할 때가 아니다“라는 반응을 보이며 ”사건 대신 블레임룩에 이목이 쏠리는 상황은 사건의 본질을 흐릴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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