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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진자 수 1,000명 넘었는데도 ‘대면시험 보러 오라’는 대학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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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진자 수 1,000명 넘었는데도 ‘대면시험 보러 오라’는 대학교들
  • 정채윤 소비자기자
  • 승인 2020.12.21 11: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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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과의 충분한 소통 없이 교수 독단적 결정
코로나19에 대한 대학과 교수들의 안일한 인식 도마에 올라
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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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라이프/정채윤 소비자기자] 12월 둘째 주부터 셋째 주까지 대학교의 기말고사 기간이었다.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계속 늘었고 결국 1,000여 명대에 이르렀다. 하지만 대학교들은 ‘공정성’을 근거로 대면 시험을 강행했다.

서울특별시 성동구에 위치한 모 대학교는 지난 12월 7일 기말고사 진행 방식을 다시 공지했다. 원칙 대면으로 진행됐던 기말고사를 비대면으로 진행하겠다고 학생들에게 알렸다. 정부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를 격상했고 코로나19 확진자의 급격한 확산세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학생들은 여전히 불안하다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바로 ‘부득이한 경우에 한하여 대면 시험 진행이 가능하다’는 조항 때문이었다.

이 대학교는 정부가 거리 두기 3단계를 실시하기 전까지는 전면 비대면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000여 명이 넘는데도 불구하고 정부가 3단계 거리 두기 격상을 하지 않자 대학교도 모든 과목 전면 비대면 시험을 시행하지 않았다.

비대면 시험 공지 글이 올라오자 학교 커뮤니티는 ‘XXX 과목 여전히 대면 시험인 거지?’, ‘당장 월요일이 시험인데 아무런 공지도 없네’ 등 학생들은 더욱 혼란스러웠다. 다행히 대부분의 과목은 비대면 시험으로 바뀌었지만, 몇몇 과목은 시험에 대한 어떠한 공지도 없어 학생들이 직접 교수님께 문의 메일을 넣기도 했다.

대학교 감염병관리위원회에서 꾸준히 교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알림이 오는데도 불구하고 ‘공정성’을 이유로 대면을 진행하는 과목이 있었다. 확진자 수가 1,000명대로 치솟음에도 불구하고 대면시험을 보러 오라는 과목에 대해서 학교 커뮤니티에 “학생과 교수의 지속적인 소통이 있어야 대면 시험 결정이 가능한 건데 교수님은 학생들이랑 소통도 안 하시고 바로 대면 결정하셨다. 이걸 승인해준 학교도 제정신이냐”는 글이 올라왔다.

게다가 지방에 사는 학생의 경우 딱 한 과목의 시험을 위해 감염자 수가 폭발하는 서울로 와야 했다. 학생들이 보낸 의견에도 불구하고 몇몇 과목들은 결국 대면 시험으로 치러졌다. 

대면 시험을 치른 H대학교 학생 이 모 씨는 “실습 과목도 아니고 교수님이 주신 문제만 단순히 풀면 되는 시험인데 왜 굳이 학교를 오라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공정성의 측면에서 걱정이 된다고 해도 타 과목처럼 모든 시험 과정을 녹화하는 등의 방법이 있는데 왜 사용을 안 하냐”며 불만을 드러냈다. 또 다른 학생 정 모 씨는 “최소한 학생들과의 소통을 통해 대면시험 동의를 받아야 하는 게 맞는데 학생들의 의견은 왜 모조리 무시하는지 이유를 알고 싶다”며 대면시험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모 대학교 관계자는 “교수가 대면시험을 하겠다고 선택을 하면 그 강의실을 전면 소독하고 소독용 비품을 준비한다. 그리고 학생들이 불안해하지 않게 모든 방역 조치를 다 한다”라며 “학생들이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하기 위해 대학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대부분 대학교가 종강했지만 2학기의 종강은 겨울 계절학기의 개강이다. 실습 과목을 제외한 모든 과목은 비대면으로 수업이 진행된다. 하지만 중간고사, 기말고사의 대면, 비대면 여부는 정확하지 않은 상황이다. 학생들은 여전히 불안함에 휩싸여 있고 대학들의 안일한 대처는 여전하다. 이와 관련한 정부의 ‘권고’가 아닌 ‘강제’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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