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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마다 다른 코로나19 확진자·자가격리자 응시 규정에 수험생들 '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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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마다 다른 코로나19 확진자·자가격리자 응시 규정에 수험생들 '시끌'
  • 강도연 소비자기자
  • 승인 2020.12.03 13: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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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은 사전에 방역 지침 마련해 확진자와 자가격리자 시험 응시 가능
정부, 모든 국가 시험에 별도 시험장 마련하기 쉽지 않아
출처 :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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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라이프/강도연 소비자기자] 시험마다 다른 코로나19 확진자와 자가격리자의 시험 응시 규정에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의 걱정이 앞서고 있다.

2021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은 올해 49만 3,000명가량이 치르는 국내 최고 규모의 시험이다. 교육부는 일반 수험생, 자가격리자, 확진자에 따른 개별 방역 지침을 준비했고, 모든 수험생이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자가격리자 3,800명과 확진자 172명을 수용할 수 있는 별도의 병상과 시험실이 마련됐고, 코로나19 전담 구급대가 자가격리된 수험생의 이송을 위해 가동된다. 수능 전날에는 코로나19 검사 시간을 오후 10시까지 연장하는 등 대입 수능 수험생들의 시험 응시를 보장하기 위해 여러 조처가 시행됐다.

그러나 수능과 다르게 다른 국가시험에서는 확진자와 자가격리자의 응시가 제한되자 논란이 불거졌다. 지난 10월 공인중개사 시험에서는 산업인력공단 측의 예산과 행정력 투입 문제로 자가격리자의 응시가 제한됐었다. 그리고 이번 달 5일에 실시하는 세무사 2차 시험의 기존 시험관리 방침에서도 확진자와 자가격리자의 시험 응시를 제한했다. 특히 시험을 앞두고 지난달 30일 유명 세무사 학원에서 확진자가 나오면서 수험생들의 반발이 커졌다. 이들은 “조심해도 걸릴 수 있는 게 코로나19인데 시험 기회를 박탈하는 건 말이 안 된다”라며 “수능은 되고 세무사 시험은 안 되는 것은 억울하다”며 토로했다. 동시에 “확진자 및 자가격리자의 시험 응시 대책을 마련하라”고 말했다.

세무사 시험을 주관하는 산업인력공단은 초반에 감독관과 별도의 시험장을 준비할 여건이 안 된다며 뜻을 고수했다. 그러나 수험생들의 집단 반발에 지난 1일 산업인력공단은 자가격리자도 시험을 볼 수 있도록 방침을 바꿨다. 확진자는 여전히 응시할 수 없다.

지난달 21일에 치러진 2021년도 중등 교사 임용시험 때는 시험 전날 노량진 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하면서 68명의 수험생이 확진됐다. 자가격리자는 마련된 다른 시험실에서 응시할 수 있었지만, 확진자는 시험이 제한됐다. 이들 중 일부는 재시험 기회를 요구했지만,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사전에 수능 외에는 다른 국가시험을 포함한 모든 시험에서 확진된 수험생들은 응시가 안 된다고 안내를 했다. 교육부 지침을 번복할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시험을 보지 못한 수험생들은 국가인권위원회 진정을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19가 발병한 이후 치러졌던 국가시험들은 개별적인 응시 규정을 적용했고, 별도의 구제책 없이 시험 응시 기회를 제한했다. 수험생들은 “시험 응시를 막는 것보다 합리적인 구제책을 마련하고 국가시험에 공통된 방역 및 응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정부는 시기가 다 다른 시험들에 별도 병상과 시험장을 준비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수능의 경우에는 확진자와 자가격리자 모두 시험의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는 정부 방침 아래에서 교육부와 확진자와 자가격리자를 분리 시험할 수 있는 대비를 하고 있다”라며 “현재 수능을 제외한 다른 시험에 대해서 확진자에게 시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유 부총장도 “수능은 하루만 보는 최대 규모 시험이기 때문에 관리 체계를 마련한 것”이라며 “코로나19가 내년까지 이어지면 교육부가 주관하는 시험은 자가격리자도 시험을 볼 수 있도록 별도 고사장을 마련하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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