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라이프/이준섭 소비자기자] 올 초 게임법 시행령이 개정되며 스포츠 승부예측 게임을 제도권으로 포용하려는 움직임에 중대형 게임업체들이 스포츠 승부예측 게임을 속속 내놓고 있다. 양성화된 스포츠 승부예측 게임이 불법 스포츠 도박 수요를 억제할 수단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11월 국내 대형 게임사 넷마블의 계열사인 잼팟은 스포츠 승부예측 게임 ‘윈조이 스포’를 출시했다. 스포츠 승부예측 게임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발행하는 체육진행투표권인 ‘스포츠토토’와 유사하지만, 스포츠토토가 실제 현금을 베팅하는 것과 달리, 베팅이 게임머니로 이루어진다. NHN역시 같은 달 ‘한게임 승부예측’을 출시한 바 있고, 스포츠 승부예측 시뮬레이션 게임 '라이브 플레이'가 오픈을 앞둔 등 관련 시장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게임업체까지 스포츠 승부예측 게임을 내놓는 것은 지난 4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개정안이 공표된 까닭이다. 개정된 시행령에 따르면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베팅이나 배당의 내용을 모사한 게임물의 범위에 스포츠 승부예측 게임이 추가돼, 기존 웹보드 게임과 같은 규제를 받게 됐다. 종전까지 스포츠 승부예측 게임은 사행성 우려로 게임위의 등급분류를 받지 못했으나 시행령 개정에 따라 규제가 가능해져 제도권에 편입된 것이다.

스포츠토토를 제외한 불법 스포츠 승부예측 사이트들이 기승을 부리면서, 시행령 개정에 따라 스포츠 승부예측 게임을 양성화 시켜 불법토토의 수요를 돌리는 데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스포츠 승부예측 게임에 대한 사행성 우려가 완전히 종식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목소리도 높다. 지난 10월 진행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기관 국정감사에서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실제로 스포츠 승부예측 게임에서 현금을 게임머니로 환전이 가능한 자료를 증명하며 불법 환전 문제를 제기했다.

불법 환전은 일반적으로 승부예측 게임 내 존재하는 ‘픽 거래소’와 미니게임 등에서 이루어진다. 환전상들은 특정인의 승부예측 정보인 ‘픽’을 선택해서 구매할 수 있는 픽 거래소에서 픽을 사고팔거나 미니게임에서 일부러 져주는 등의 방식으로 거래자와 불법 환전을 하는 식이다.

이에 원조이 스포와 한게임 승부예측과 함께 향후 게임들은 ‘픽 거래소’와 미니게임 등의 기능들을 제외하고 출시되며 불법 환전 문제를 어느 정도 방지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난 11월 27일 게임물관리위원회가 2020년 10월 8일에 공고한(게임물관리위원회 공고 제2020-84호)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 별표2 제8호 사목 준수 권고안의 추가안에 대한 준수기한을 다시 한번 공지하면서, 기존 스포츠 승부예측게임들 역시 픽 거래소와 미니게임 등을 삭제할 것으로 전망된다.

추가안에 따르면 스포츠승부예측 게임물은 준수기한인 12월 31일까지 게임머니 이체에 이용될 수 있는 기능을 제거하고 유료게임 이용 및 게임머니 구매에 따른 무료게임머니 지급 금지 등 유·무료 게임 간 연동을 금지해야한다. 불법환전 요소를 배제해 사행성 우려를 최소화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움직임에 여론 역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한 네티즌은 불법 스포트 도박 규모가 수십조원에 이른다며, 합법적인 스포트 승부예측 사이트들이 많아져 불법 사이트에 몰리는 수요를 줄여야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한 스포츠 승부예측 게임들이 양성화되면 스포츠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고 스포츠 발전을 촉진하는 건전한 방식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며, 환영하는 목소리도 높다.

하지만 불법환전이 또 다른 방식으로 계속 발생할 수 있다는 불안감을 여전히 제기하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어, 게임사들의 자체적인 불법 환전 단속과 더불어 불법 환전에 대한 강력한 후속 조치 역시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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