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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보도블록 교체, 올해도 되풀이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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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보도블록 교체, 올해도 되풀이될까?
  • 이소라 기자
  • 승인 2020.11.20 17: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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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상황 속 더욱 불편해진 인도 정비 공사
재난지원금처럼 사용하자는 의견도 등장

[소비라이프/이소라 기자] 연말이 되면 벌어지는 연례행사가 있다. 바로 ‘보도블록 교체’ 공사다. 공사가 진행되면 도로를 점거해 통행을 방해하고 도로에 라바콘을 세워 교통을 방해한다.

지방자치단체들은 연말이 다가오면 소진하지 못한 예산을 사용하기 위해 보도블록을 뒤집는다. 배정받은 예산을 소진하지 못할 땐 내년도 예산을 배정받을 때 삭감되기 때문에 지자체 입장에서는 일부러 멀쩡한 시설물을 교체하거나 공사를 하는 것이다.

출처 : pixabay
출처 : pixabay

매해 되풀이되는 인도 정비 공사에 대해 시민들은 “왜 멀쩡한 보도블록을 뜯는지 모르겠다”, “공사가 오히려 통해를 방해한다” 등의 반응을 보인다. 통행 불편을 해소하겠다는 공사가 오히려 불편을 양상하고 있는 것이다. 보도블록이 망가졌다면 당연히 교체해야 한다. 그러나 멀쩡한 보도블록을 억지로 교체하는 것은 예산을 소진하기 위한 ‘꼼수’라고 비난받았다. 특히 공사가 연말에 집중되어 시민들의 반감을 샀다.

보도블록 공사는 대표적인 불용예산 사용처로 알려졌다. 불용액은 예산을 책정해놓고도 사용하지 않은 집행 잔액을 말한다. 행정기관은 연말이 되면 불용예산 없애기 위해 보도블록 교체공사를 시행해왔다. 이 때문에 국토교통부는 2007년 보도 설치 및 관리 지침을 개정해 보도하거나 전면보수 준공 후 10년 이내 전면보수는 금지하도록 했다. 단 민원이 제기된 보도블록은 예외다.

보도블록 교체 시 안전 시설물이 미흡한 것도 지적받아 왔다. 공사 장비가 방치된 경우도 있다. 직장인 이 씨는 “공사를 한다고 길바닥이 파헤쳐지거나 부서진 블록이 여기저기 널린 것을 보면 심란하다”며 “삽이나 돌은 정리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예산을 유용해 불우이웃을 돕거나 코로나19로 어려워진 소상공인 등을 돕자는 의견도 있었다. 자영업자 조 씨는 “굳이 보도블록을 교체해는 일로 매번 돈 낭비를 하는 게 아쉽다”라며 “차라리 우리처럼 사업체가 어려워진 사람들에게 배분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부서진 보도블록이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것도 문제다. 이에 경기도의 한 지자체는 보도블록 재활용사업을 실시해 주목받았다. 보도블록 교체 사업에 대한 이미지를 변화시키고, 실질적인 생활 불편 해소, 예산 절감 및 환경 보호 사업이 되도록 하위해 시작된 사업은 시민들의 지지를 받았다. 시는 "재활용이 가능한 보도블록을 선별하고, 시민들로부터 신청을 받아 무상 배부를 진행했다"며 "시민들이 가져간 보도블록들은 정원이나 창고 설치·개선 등 각종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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