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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연, "국내 금융사, 고위험 해외부동산 위험노출액 최대 46조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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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연, "국내 금융사, 고위험 해외부동산 위험노출액 최대 46조 원"
  • 황보도경 소비자기자
  • 승인 2020.11.09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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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지분투자·메자닌 대출이라 유사시 자금 회수 가능성 작아
코로나19 장기화 시 손실위험은 더욱 많이 증가할 것

[소비라이프/황보도경 소비자기자] 증권사와 보험사, 자산운용사 등 국내 금융회사들의 고위험 해외부동산 위험노출액이 최대 46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출처 : 한국금융연구원
출처 : 한국금융연구원

지난 8일 한국금융연구원 박해식 선임연구위원이 발표한 '국내 금융회사의 고위험 해외부동산 익스포저와 리스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금융회사의 고위험 해외부동산 위험노출액이 약 42조 원에서 46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험노출액이란 특정 기업 또는 국가와 연관된 금액이 어느 정도인가를 나타내는 말로, 익스포저(exposure)라고도 불린다. 대출 및 투자금액뿐 아니라 복잡한 파생상품 등에 연관된 모든 거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손실 금액을 뜻한다.

보고서는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부동산 투자가 증권사, 보험사, 자산운용사 등 비은행금융회사를 중심으로 2016년부터 빠르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2016년엔 이미 미국, 유럽 등의 부동산 가격이 매우 증가한 후라 손실위험이 상대적으로 크다. 또한 금융연구원이 인용한 한국신용평가 보고서를 보면, 국내 증권·보험사의 해외부동산 투자 중에서 호텔 등의 상업용 부동산의 비중이 80%를 넘는다는 사실이 나타나 있다.

박 연구위원은 국내 대형 증권·보험사 18곳의 해외부동산 위험노출액, 해외부동산 공모형 펀드 위험등급 1등급 비중을 바탕으로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부동산 위험노출액을 추정했다. 그 결과, 증권·보험사가 최소 11조3,000억 원에서 최대 16조 원, 자산운용사가 30조4,000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해외 위험노출액 중 대부분이 변제 순위가 낮은 지분투자나 메자닌 대출로 구성돼 유사시 투자 자금 회수 가능성이 더 줄어든다"며 "특히 코로나19에 취약한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가 집중됨에 따라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 손실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메자닌 대출은 주식을 통한 자금 조달이나 대출이 어려울 때 은행 및 대출 기관이 배당 우선주, 신주인수권부사채 인수권 등 주식 관련 권리를 받는 대신 무담보로 자금을 제공하는 방법이다. 메자닌 대출의 경우 대출 기관이 출자 전환권을 행사해 대주주가 되더라도 기업경영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현재 자산운용사는 주로 사모펀드 형태로 자금을 모집해 해외부동산에 투자하고 있으며, 증권사의 경우 해외부동산을 이수해 보험사, 연기금 등에 매각하거나 만기까지 보유하는 형태로 운영 중이다.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부동산 투자는 주로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오피스빌딩, 호텔, 물류센터 등 상업용 부동산에 집중된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이들의 투자 대부분이 부동산 소유 주체와 직접적인 대차 관계를 맺지 않아 채무불이행이 발생할 경우 권리행사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2018년에 시작된 라임 사태 또한 사모펀드로, 문제가 된 3개의 모펀드 중 2개가 메자닌에 투자하는 테티스 2호, 해외 무역금융 관련 자산에 투자하는 플루토 TF 1호였다. 옵티머스 사태는 증권사 등의 펀드 가입 권유를 통해 안정적인 정부 채권에 투자한다고 투자자들을 속이고, 실제로는 부실기업 채권에 투자해 약 5,500억 원의 손실을 냈다.

삼성생명·미래에셋대우·한화생명·현대캐피탈·교보생명·DB손해보험 등의 6개 금융 그룹은 올해 4월 개정된 '금융 그룹감독 모범규준'에 따라 지난 9월 각 홈페이지에 자본 적정성·내부거래 등의 명세를 공시했다. 이번 공시 대상은 금융자산 5조 원 이상의 복합금융 그룹 중 비지주 금융 그룹이다.

이에 따르면 각 금융 그룹마다 비금융 계열사에 대한 과도한 출자와 주식을 담보로 한 대출 등의 위험요인에 많이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계열사의 비금융 계열에 대한 위험노출액은 삼성이 35조4,400억 원으로 제일 많았고, 삼성과 비슷한 금융·산업복합그룹인 한화는 1조3,000억 원을 기록했다.

이에 소비자들은 "사모펀드 사태가 그냥 일어난 게 아니었어", "이래서는 어딜 믿고 투자를 하나", "안 그래도 불안정한 투자시장 또 흔들리게 생겼네" 등의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최근 라임, 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사태로 인해 수많은 사람이 피해를 본 만큼, 소비자는 투자하기 전 해당 자산운용사나 증권사의 위험노출액이 어느 정도인지, 경영실적이 어떤지 자세히 확인한 후 신중하게 결정을 내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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